대법원 “조전혁ㆍ동아닷컴 ‘전교조 명단 공개’ 위법 손해배상” 왜?

“전교조 가입 공개는 전교조 및 조합원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또는 단결권 침해한 불법행위” 기사입력:2014-07-26 10:08:04
[로이슈=신종철 기자] 조전혁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명단 등의 정보를 홈페이지에 무단으로 공개한 책임을 물어 대법원이 3억4310만원을 배상하라고 확정했다.

또 조전혁 전 의원으로부터 전교조 명단을 받아 홈페이지에 게시한 동아닷컴도 공개한 조합원 1인당 8만원씩 총 2억7400만원을 배상하도록 한 원심도 확정됐다.

조전혁 의원은 2010년 3월 교육과학기술부장관로부터 ‘각급 학교 교원의 교원단체 및 교원노조 가입현황 실명자료’를 제출받아 “학생의 학습권과 학부모의 교육권을 위해 알릴 필요가 있다”며 4월 19일부터 5월 4일까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에는 학교별, 교원 이름별로 나열돼 있었다.

또한 동아닷컴은 조전혁 의원으로부터 전교조 소속 명단 정보를 제공받아 2010년 4월 20일~27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는데, 일반인이 학교명을 선택해 클릭할 경우 전교조를 포함한 각 교원단체의 명칭이 순서대로 나오고 각 교원단체의 명칭 하단으로 가입 교사들의 성명이 나열돼 있었다.

이에 전교조와 조합원들은 “조전혁 의원과 동아닷컴이 전교조 가입 정보를 자신들 홈페이지에 게시해 사생활의 비밀의 자유 또는 단결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이에 따른 1인당 1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반면 조전혁 의원과 동아닷컴은 “개인정보가 아닌 공적 정보이고, 학생의 학습권이나 학부모의 교육권, 이에 기초한 교육의 선택권 내지는 알권리, 언론기관의 언론의 자유” 등을 이유로 맞섰다.

◆ 1심 서울중앙지법의 판단은?

1심인 서울중앙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한규현 부장판사)는 2011년 7월 전교조와 소속 교사 3438명이 조전혁 의원과 동아닷컴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집단적 단결권을 침해받았다”며 교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조전혁 의원은 7명을 제외한 3431명의 교사에게 1인당 10만원씩 총 3억 4310만원, 동아닷컴은 교사 1인당 8만원씩 총 2억 74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조전혁 의원은 10만원인데 비해 동아닷컴은 8만원으로 차이가 나는 것은, 동아닷컴은 조전혁 의원으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아 공개하게 됐고, 또 전교조로부터 정보 삭제 요청 공문을 받은 당일 홈페이지에 정보를 삭제한 점 등이 고려됐다.

재판부는 먼저 “이 사건 정보는 학교명, 교사명, 담당교과, 전교조 가입 현황을 담고 있어 특정 개인을 식별하기에 충분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의 범주에 포함된다”며 “따라서 피고들의 정보공개는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노조 가입 현황을 포함한 정보가 공개됨에 의해 전교조에 속한 조합원들이 노조 가입여부에 따라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노조를 탈퇴하거나, 아직 가입하지 않은 비조합원들이 새로 노조에 가입하는 것을 꺼리는 등 노동조합 결성 및 노동조합의 가입ㆍ탈퇴의 자유에 관한 개별적 단결권의 침해를 초래하게 되고, 나아가 전교조 역시 근로자단체로서 집단적 단결권을 침해받게 될 것이므로, 피고들의 정보 공개는 원고들의 개별적 또는 집단적 단결권을 침해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정보 공개로 발생되는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또는 단결권에 대한 침해를 정당화할 정도로, 학생의 학습권이나 학부모의 교육권, 이에 기초한 교육의 선택권 내지는 알권리, 언론기관의 언론의 자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거나 허용돼야 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어 피고들의 위법성 조각 항변은 이유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 정보에 관한 피고들의 공개행위는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또는 단결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로서, 피고들은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범위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들은 정보 공개를 금지하는 법원의 가처분결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정보 공개를 강행한 점, 그러나 피고들은 국회의원 또는 언론기관으로서 개인적인 이익이나 목적이 아닌 학부모 및 일반 국민의 알권리 실현이라는 동기에서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배상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은?

이에 조전현 전 의원과 동아닷컴이 항소했다. 하지만 서울고법 제15민사부(재판장 김용빈 부장판사)는 2012년 5월 “피고들의 정보 공개행위는 원고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또는 단결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로서,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전교조에 속한 조합원들이 약 6만명에 이르므로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개 시에 발생될 수 있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단결권에 대한 침해의 범위가 매우 크다”며 “그럼에도 피고들은 공개의 범위나 방식 등에 관해 합리적인 기준을 정하거나 공개에 따른 적절한 보호대책도 고려하지 않은 채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또 “여러 사정을 참작하면, 전교조에 가입한 교원들의 명단이 포함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일반인에게 폭넓게 공개하는 것이 그로 인해 발생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단결권에 대한 침해를 정당화할 정도로, 학생의 학습권이나 학부모의 교육권, 학생이나 학부모의 알 권리, 언론기관의 언론의 자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거나 허용돼야 하는 행위라고 단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

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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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7월 24일 “조전혁 전 국회의원과 동아닷컴이 홈페이지에 전교조 가입현황 자료를 공개한 것은 전교조 소속 조합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전교조 존속ㆍ유지ㆍ발전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2다49933)

재판부는 먼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에서 도출되는 일반적 인격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의해 보장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는 개인의 신체, 신념, 사회적 지위, 신분 등과 같이 개인의 인격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으로서 그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라고 할 수 있고, 반드시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정보에 국한되지 않고 공적 생활에서 형성되었거나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까지 포함하고, 또한 그러한 개인정보를 대상으로 한 조사ㆍ수집ㆍ보관ㆍ처리ㆍ이용 등의 행위는 모두 원칙적으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에 대한 제한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정보는 학교명, 교사명, 담당교과, 교원단체 및 노동조합 가입현황 등 특정 개인을 식별하거나 전교조 가입자 개인의 조합원 신분을 알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따라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정보를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는 행위는 해당 교원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또한 “전교조 가입 여부에 관한 개인정보가 공개될 경우 원고 전교조에 속한 조합원들이 조합을 탈퇴하거나, 비조합원들이 조합에 가입하는 것을 꺼리게 될 수 있어 전교조 역시 그 존속ㆍ유지ㆍ발전에 지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정보를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는 행위는 전교조의 그러한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교원이 전교조에 가입한 것 자체로 학생의 수업권과 부모의 교육권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전교조 가입 정보를 사전에 학생과 학부모에게 일반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원고 전교조에 가입한 특정 교원들의 교육내용이 학생의 학습권이나 학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있다고 하더라도, 전교조에 가입한 다른 교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그 정보의 제공을 요구하지 않는 다른 학생이나 학부모에게까지 정보를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설령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생에 대한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해당 교원의 전교조 가입 여부 등에 관한 정보를 알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외부에 널리 공표할 필요성까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특히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공개할 경우에는 게시된 정보가 순식간에 광범위하게 전파됨으로써 그로 인해 중대한 법익 침해의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전교조 가입 등 정보를 공개한 표현행위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이를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보호받을 수 있는 원고들의 법적 이익에 비해 우월하다고 할 수 없어, 결국 피고들의 정보 공개행위는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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