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여죄 추궁에 범행 실토하면 자수 아닌 자백

16차례 걸쳐 특수강도, 특수강도강간 등…징역 10년 확정 기사입력:2006-10-12 15:34:42
수사기관의 여죄 추궁에 범죄사실을 진술했다면 이는 ‘자백’일 뿐 ‘자수’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특수강도와 특수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신아무개(39)씨가 “경찰조사 당시 특수강도 범죄 등을 자수한 만큼 형을 감경해야 한다”며 낸 상고심(2006도4883)에서 9월22일 이 같이 판결하며,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범죄사실에 따르면 피고인은 지난해 6월 4일 새벽 2시 30분경 사천시 향촌동 피해자 A(여,23)씨의 원룸에 몰래 들어가 흉기로 피해자를 억압한 뒤 현금 72만원을 빼앗고 강간까지 했다. 피고인은 2004년 10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사천, 상주, 창원, 부산 등 일대를 돌며 혼자 사는 여자 집만을 골라 16차례에 걸쳐 특수강도 등의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에 1심인 창원지법 진주지원은 피고인의 범행 수법이 매우 비열하고 잔인한 점 등을 들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그러자 피고인은 “경찰조사 당시 특수강도 범행과 특수강도강간 범행에 관해 자수했으므로 형법 제52조(자수 감경)에 의해 형이 감경돼야 하는데도 이에 따른 감경을 하지 않은 채 피고인에게 선고된 징역 12년에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인 부산고법은 “죄질이 불량해 중형에 처함이 마땅하다”면서도, 피고인이 수감 중에 사망시 시신을, 뇌사시 모든 장기를, 생존시 신장, 간장 및 골수를 각 기증키로 하는 장기기증등록을 하는 등 범행을 깊이 뇌우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징역 10년으로 감경해 줬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또 형법 제52조 자수감경을 이유로 징역 10년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상고한 사건.

이와 관련,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수라 함은 범인이 스스로 수사책임이 있는 관서에 자기의 범행을 자발적으로 신고하고 그 처분을 구하는 의사표시를 말하고, 가령 수사기관의 직무상의 질문 또는 조사에 응해 범죄사실을 진술하는 것은 자백일 뿐 자수로는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기록에 의하면 경찰관이 피고인의 강도상해 등의 범행에 관해 수사를 하던 중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유전자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여죄를 추궁한 끝에 피고인이 강도강간의 범죄사실과 특수강도의 범죄사실을 자백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를 자수라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설령 피고인이 자수했다고 하더라도 자수한 자에 대해 법원이 임의로 형을 감경할 수 있음에 불과한 것으로서 자수감경ㅇ르 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법하다고 할 수 없어 피고인의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원심 판결은 자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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