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최영록 기자]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전용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고분양가 부담과 1~2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으로 소형 평형 선호가 강화된 반면, 지방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분양가를 바탕으로 넓은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중대형 평형은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청약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지방 도시 개별 단지의 면적별 경쟁률 상위 10개를 살펴보면 전용 85㎡ 초과가 6개로 가장 많았고, 전용 84㎡ 3개, 전용 59㎡는 1개에 그쳤다. 3월 분양한 ‘천안아이파크시티5단지’ 전용 120㎡는 1순위 청약에서 2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1월 공급된 ‘전주에코시티더클래스’ 전용 131㎡ 역시 8.25대 1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가격 상승 흐름 역시 면적이 클수록 뚜렷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전용 85㎡ 초과 지방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367만원으로 2년 전(1328만원) 대비 2.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용 60㎡ 초과~85㎡ 이하(2.58%), 60㎡ 이하(-0.9%)와 비교해 면적이 클수록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이러한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충북 청주 서원구 개신동 ‘더샵청주그리니티’ 전용 140㎡는 올해 2월 6억9453만원에 거래되며 분양가(5억7550만원) 대비 약 1억1900만원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용 39㎡는 5050만원(2억4950만원→3억원) 상승하는 데 그치며 면적에 따른 가격 상승 폭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중대형 평형이 강세를 보이는 배경으로는 공급 부족에 따른 희소성이 꼽힌다. 최근 10년간(2016년~2025년) 공급 물량을 보면 전용 85㎡ 이하 중소형은 92만604가구가 공급된 반면, 전용 85㎡ 초과 중대형은 13만1490가구에 그쳐 약 7배의 격차를 보였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구조가 중대형 평형의 가치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중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 ‘신영지웰시티1차’ 전용 99㎡는 지난 2월 8억85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 대비 3500만원 상승했다. 부산 동래구 ‘힐스테이트명륜트라디움’ 전용 109㎡는 14억2500만원, 창원 성산구 ‘트리비앙’ 전용 129㎡는 9억2,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주요 지방 도시에서도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대형 아파트의 경쟁력을 ‘공간 활용성과 희소성’에서 찾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가족 단위 거주 비중이 높아 넓은 실내 공간에 대한 선호가 꾸준하다”며 “중대형 평형은 공간 활용도가 높고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희소가치가 프리미엄으로 반영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상승 여력과 하방경직성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만큼 실거주와 자산 관점 모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중대형 평형을 품은 새 아파트가 분양을 앞둬 눈길을 끈다.
대우건설은 4월 충북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 일원 분평·미평지구 도시개발사업지 내 공동주택용지에서 ‘청주 푸르지오 씨엘리체’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10개 동, 전용면적 84~114㎡ 총 1,351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다. 전용 84㎡와 114㎡ 중심의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돼 보다 여유로운 주거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넉넉한 동 간 거리를 확보해 일조와 조망을 강화했으며, 통경축 설계를 적용해 단지 전반의 개방감을 높였다. 세대당 주차 대수는 약 1.7대로 계획됐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청주시에서 보기 드문 25m 길이의 실내 수영장을 비롯해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그리너리 카페 등 다양한 운동·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포스코이앤씨가 경북 안동시 옥동 일원에서 안동시 최초의 더샵 브랜드 아파트 ‘더샵 안동더퍼스트’를 4월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0층, 7개동, 전용면적 70~141㎡ 총 49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영호초가 도보권에 있으며, 반경 2km 이내에 중·고교와 학원가가 형성돼 있다. 또 안동 내에서도 주거 선호도가 높은 옥동 생활권에 위치해 생활편의시설 접근성도 우수하다.
GS건설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옛 창원호텔 부지에 들어서는 ‘창원자이 더 스카이’를 오는 3월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4개동, 전용면적 84·106㎡ 총 519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인근에 롯데백화점과 이마트를 비롯해 창원시청, 창원지방법원 등 주요 행정·상업시설이 밀집해 있어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다. 중앙대로와 창원대로를 통한 시내외 이동이 수월하며, KTX 창원중앙역을 이용하면 서울 및 수도권으로의 접근성도 높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남 진주시 평거동 일원 ‘힐스테이트 평거센트럴’을 3월 분양할 예정이다. 평거동의 7년만의 새 아파트로 지하 5층~지상 29층, 2개동, 전용면적 84~105㎡ 261가구로 조성된다. 단지로부터 도보 거리에 신천초, 배영초, 진주제일중이 위치하며 창원지방검찰청진주지청, 창원지방법원진주지원 등 관공서도 인접한 행정타운 입지를 갖췄다.
최영록 로이슈(lawissue) 기자 rok@lawissue.co.kr
“작을수록 싸고, 클수록 오른다”…지방 아파트 시장 뒤집은 ‘면적 공식’
기사입력:2026-03-26 15: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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