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청소 등 사소한 이유로 지적장애인 폭행·사망 피고인들 살인혐의 무죄확정

상해치사죄, 사체유기, 사체손괴 등 혐의 실형 기사입력:2019-11-05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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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청사.(사진제공=대법원)
[로이슈 전용모 기자]
피고인들(20대 남녀 5명)이 약 3개월 동안 지적장애를 가진 피해자를 청소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소한 이유로 반복적으로 폭행해 그결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안에서 살인 혐의 부분에 대해 1심 무죄를 수긍한 원심이 확정됐다.

다만 상해치사죄,상습폭행, 사체유기, 사체손괴 등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가 인정됐다. 2명은 원심(항소심)에서 감형(A씨 징역 11년, B씨 징역 16년)을 받았다.

1심에서 A(징역 15년), B(징역 18년) 등 5명이 모두 실형을 받았다. A와 B만 항소(나머지 3명 유죄확정)와 상고를 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권순일)는 10월 18일 피고인의 양형부당 상고를 모두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19.0.18.선고.2019도10431판결).

피고인 5명 중 2명은 부부로서 군산시 한 유흥주점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했고, 피고인 2명은 교제하던 사이였으며, 피고인 1명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이고, 피해자(여)는 지적장애 3급인 장애인으로 부부 중 한 명과 고등학교 동창생이다.

피고인 A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2018년 2월 가출한 피해자와 함께 살면서, A는 그곳에 자주 드나들면서 피해자가 ‘말을 듣지 않는다’, ‘청소를 잘 하지 않는다’, ‘깨워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등의 사소한 이유로, 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지적장애 3급의 장애인인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그러한 폭행을 보고도 묵인했고, 결국 피해자는 피고인들과 함께 생활한지 약 3개월 만에 사망에 이르렀다.

상해치사죄의 유죄가 인정된 피고인 A는 이 범행외에도 상습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상해를 가했고, B는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음에도 마대자루로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했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인 피해자를 강간하기까지 했다. 사회복무를 8일 이상 이탈하기도 했다.

나머지 피고인들 또한 약 3개월 동안 피해자와 함께 살면서 피해자를 폭행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상해로 인해 피해자의 건강이 점점 쇠약해지는 것을 수시로 확인하였음에도 피해자에게 병원 진료를 받게 해 주는 등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피고인들은 자신들의 범행이 발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피해자가 사망한 2018년 5월 12일 피해자의 시신을 산에 암매장했고, 그로부터 불과 4일 암매장한 시신을 다시 파내 황산을 부어 피해자의 사체를 훼손하고, 피고인 A는 사체에 소변을 누어 사체를 오욕하기까지 했으며, 피고인 B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그 후로도 두 차례(피고인 A는 한 차례)에 걸쳐 장소를 옮겨가며 사체를 재차 유기하기까지 했다.

결국 이들은 재판에 넘겨졌다. 죄명은 사체유기, 사체손괴, 사체오욕, 상습폭행, 살인(인정된 죄명 상해치사), 상해, 특수상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 폭행,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장애인강간), 병역법 위반이다.

1심(2018고합94, 2018고합96병합)인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기선 부장판사)는 2018년 12월 20일 A씨에게 징역 15년, B씨에게 징역 18년(10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에 3년간 취업제한), 부부 징역 4년, 징역 3년을, 1명은 징역1년6월을 각 선고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해자가 피고인들의 폭행 행위가 종료된 2018. 5. 12. 오전 9시경부터 약 4시간이 경과한 같은 날 오후 1시경 사망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피고인 A씨와 B씨의 부작위에 의한 살해의 고의와 미필적으로라도 살해고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피고인들(A씨, B씨 양형부당)과 검사(1심 무죄부분 법리오해)는 쌍방 항소했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살인의 점에 관해 피해자의 사망시각을 “13시경”에서 “10시경”으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했고, 항소심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됐다.

항소심(2019노3)인 광주고법 전주제1형사부(재판장 황진구 부장판사)는 2019년 6월 25일 직권파기사유가 있어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이유 무죄 부분 포함)을 파기하고, 피고인 A씨 징역 11년, 피고인 B씨 징역 16년(100시간의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과 장애인복지시설의 취업제한, 신상정보공개 및 고지명령 면제)을 선고했다.

검사의 항소에 대해서는 1심판단이 정당하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대체로 이 사건 각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고. 피고인 A는 항소심에 이르러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했다. 피고인 A에게 벌금형보다 무거운 형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 B는 수사 초기부터 각 범행을 대체로 자백하면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이러한 점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이다"고 했다.

검사는 항소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살인의 점에 관해 피해자의 사망시각을 '오후 1시경'에서 '오전 10시경'으로 변경하는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했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폭행해 피해자가 바닥에 쓰러진 후에 피고인들이 '좀 기절했을 것이다. 금방 일어날 것이다'라고 말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미필적으로라도 피해자를 살해하려는 고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피고인들이 구호조치 의무를 이행함으로써 결과발생을 쉽게 방지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알면서도 결과발생을 용인하고 이를 방관한 채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봤다.

피고인 2명은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권순일)는 10월 18일 피고인의 양형부당 상고를 모두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19.0.18.선고.2019도10431판결).

대법원은 "피고인들은 제1심판결에 대해 항소하면서 항소이유로 양형부당만을 주장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원심판결에 상해치사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피고인들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며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 A에 대하여 징역 11년, 피고인 B에 대해 징역 16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