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헤 대통령 11월 4일 대국민사과 담화 동영상(청와대)
이미지 확대보기민변 특별위원회는 “국민과의 약속과 달리 박 대통령은 검찰의 대면조사 요구를 끝끝내 거부했다”며 “또 검찰이 11월 20일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을 기소하며 박 대통령을 직권남용죄, 강요죄의 공범으로 지목하자, 박 대통령은 이젠 한 발 더 나아가 향후 검찰조사에 일체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까지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고 비판했다.
특위는 “이에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1월 4일 국민들 앞에서 검찰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말의 숨은 뜻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국민담화는 사과가 아니라 자신이 피의자로 지목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행한 대국민 사기극이었을 개연성이 크다”고 봤다.
이어 “그러나 검찰이 대통령과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과의 공모관계를 명시적으로 밝힌 것으로 인해 대국민 사기극은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며 “그런 결과와는 무관하게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져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특위는 “이 와중에도 매일 새로운 의혹이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가 국민 세금으로 태반주사, 백옥주사 등의 미용 주사제를 산 것도 모자라 2015년 12월에 비아그라, 비아그라 복제약(팔팔정), 리도카인 등을 대량으로 구입한 것이 밝혀졌다. 고산병 치료를 위한 것이라는 청와대 해명 역시도 납득할 수 없다. 고산병 치료에 더 효과적이고 값도 훨씬 저렴한 약이 시중에 나와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청와대가 구입한 수술용 리도카인은 국소마취제로서 수술 및 피부시술시 ‘프로포폴’과 함께 사용한다고 알려진 약품”이라며 “이러한 주사제와 약품을 공적 활동을 위해 다량 구매했다는 청와대의 변명을 국민은 결코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변 특별위원회는 “검찰은 문제가 된 혐의 중 가장 가벼운 죄인, 직권남용죄, 강요죄의 공범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함에 그쳤다”며 “물론 이 조차도 증거인멸을 방치하고, 대통령에 대한 참고인 신분을 운운했던 지난 날 검찰의 태도에 비해서는 한 발 진전된 태도임은 맞지만, 여전히 미흡한 조치”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지금 당장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개해 헌정유린 및 정경유착, 뇌물죄에 관한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위는 “따라서 검찰은 이미 기소된 범죄의 공모자로서 범죄의 혐의성이 짙은 피의자 박근혜 대통령에게 출석요구서를 발송하고, 출석요구에 불응하는 경우에는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변 특별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고 강변하나, 그것이 출석에 불응할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않음은 자명하다”며 “위와 같은 조치는 다른 무엇보다도 대통령 스스로 검찰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한 약속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민변 특위는 “일반 국민에 대한 사건이었으면 벌써 행해졌을 압수수색과 출석요구서 발송 및 체포영장신청이 유독 이 사건에만 지체되고 있다. 더 이상 수사상 특혜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검찰이 ‘대통령’의 검찰에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 조속히 헌법과 국민이 부여한 수사권한을 행사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