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정위 무시하는 CVC·정명훈 號 여기어때, 인기 추천 숙소 65%가 '유령 정가'

기사입력:2026-11-03 17:06:44
여기어때 정명훈 대표. 사진=여기어때

여기어때 정명훈 대표. 사진=여기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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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심준보 기자] 정명훈 대표가 이끄는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가 메인 화면 '인기 추천 숙소'에 내건 숙소의 65.2%가 20일 동안 한 번도 팔린 적 없는 '유령 정가'를 표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9월 ‘다크패턴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 같은 방식을 '거짓 할인'의 첫 사례로 지목하며 "할인행사 기간에 이전에 판매된 적 없는 가격으로 기준가격을 올려서 표시하여 할인율을 과장"했다고 규정했다. 정가로 표시된 할인 전 가격을 직전 20일 동안 실제로 판매한 최저 가격으로 보는 것. 여기어때 숙소 23곳 가운데 15곳(65.2%)은 지난 20일 동안 가장 비싸게 팔린 날의 가격보다도 높은 값을 정가로 내걸고 할인율을 표시했다. 공정위 기준인 직전 20일 최저 판매가로 따지면 정가가 붙은 숙소 가격의 98.6%가 이 기준을 넘었다.

로이슈는 9월 14일부터 10월 18일까지 여기어때 메인 화면 '인기 추천 숙소'를 매일 수집해, 같은 숙소가 직전 20일 동안 실제로 팔린 가격과 화면에 표시한 정가를 비교했다. 그 결과 10월 4일부터 18일까지 정가를 붙여 노출된 숙소 23곳 가운데 15곳(65.2%)이 지난 20일 동안 가장 비싸게 팔린 날의 가격보다도 높은 정가를 내걸었다. 같은 기간 정가가 붙은 숙소 가격 216건 가운데 213건(98.6%)은 공정위 기준인 직전 20일 최저 판매가보다 높은 정가를 표시했다.

20일 동안 가장 비싸게 팔린 날의 가격보다도 높은 정가는 공정위가 ‘부당한 표시·광고행위의 유형 및 기준 지정고시’(이하 '지정고시')에서 부당한 표시·광고로 규정한 ‘20일 이상 실제 거래한 적 없는 가격을 할인 전 가격으로 표시하는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정가가 직전 20일 최저가를 넘은 숙소 가격 213건 가운데 191건(89.7%)은 소비자가 실제로 내는 판매가조차 직전 20일 동안 가장 싸게 팔린 가격보다 높았다. 공정위 기준으로 할인 전 가격은 20일 최저가인데, 그보다 비싼 값에 팔면서 화면에는 할인율을 붙인 것이다. 예를 들어 건대 호텔 더디자이너스는 10월 18일 정가 60만원, 판매가 8만3700원에 ‘86% 할인'을 표시했다. 이 숙소는 직전 20일 안인 10월 12일 같은 객실을 7만5500원에 팔았다. 공정위 기준으로 할인 전 가격은 7만5500원 이하이고, 18일 판매가는 이보다 최소 8200원 오른 가격이다. 소비자는 51만6300원을 아낀다고 생각하지만 공정위 기준으로는 값이 오른 객실을 산 셈이다.

이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상 거짓·과장 광고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상 기만적 소비자 유인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표시광고법은 관련매출액의 2% 이내, 산정이 곤란하면 5억원 이내의 과징금을 정하고 있다. 공정위 고발이 있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가능하다. 전자상거래법상 거짓 할인 과태료 상한은 지난 7월 21일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100% 올랐다.

공정위는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정가를 부풀려 할인율을 과장하는 행위를 부당한 표시·광고로 규정하고 온라인 플랫폼에 개선을 요구했다. 여기어때는 공정위의 규제 발표 이후에도 정가 부풀리기를 이어 온 셈이다. 이에 따라 여기어때와 여기어때를 인수한 CVC에까지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또 여기어때가 지난해 순이익 60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도 이 같은 할인 표시에 힘입은 결과가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자료= 여기어때 웹 메인 화면 캡처, 로이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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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 따라 정한다더니"… 판매가 같아도 정가 3배, 넉 달째 99만원 그대로

여기어때는 직전 20일 동안 판매된 적 없는 가격을 정가로 표시한 근거를 묻는 로이슈 질의에 "숙박 상품의 가격은 개별 제휴점이 시장 수요와 공급, 예약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답변대로라면 정가를 정한 것은 숙소이니 여기어때의 책임이 아니고, 정가가 날마다 달라지는 것도 시장 수요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동이 된다.

여기어때는 가격을 입점업체가 정한다며 책임을 돌렸지만, 그 가격을 메인 화면 어느 칸에 올리고 할인율을 어떤 모양으로 보여줄지는 여기어때가 정한다. 소비자가 할인율을 믿고 예약 버튼을 누르는 화면도 여기어때의 화면이다. 공정위가 플랫폼에 입점업체의 위반을 막을 협력 의무가 있다고 밝힌 점에 비춰 보면, 메인 화면 정가 표시에 대한 책임에서 여기어때가 벗어나기 어려울 소지가 크다.

여기어때 설명대로 가격이 수요에 따라 정해진다면, 손님이 몰리는 날과 한산한 날에 따라 판매가가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건대 호텔 더디자이너스는 소비자가 내는 판매가가 7만5500원으로 똑같은 날에도 정가를 20만원, 25만원, 60만원으로 바꿔 가며 표시했다. 같은 7만5500원짜리 객실이 9월 28일과 10월 7일에는 정가 20만원에서 ‘62% 할인'한 가격으로 화면에 올랐다. 9월 20일과 10월 11일에는 정가 25만원에서 ‘69% 할인', 9월 29일과 10월 5일·12일에는 정가 60만원에서 ‘87% 할인'한 가격으로 표시됐다. 소비자가 내는 돈은 같았는데 화면의 할인율만 62%에서 87%로 커졌다.

자료= 여기어때 웹 메인 화면 캡처, 로이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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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터톤스 호텔도 비슷했다. 이 숙소는 판매가 6만9132~7만2330원인 날에는 정가 7만8000원을, 판매가 8만7420원인 날에는 정가 35만원을 내걸었다. 두 판매가의 차이는 24.5%에 그쳤지만 정가 차이는 348.7%에 달했다. 정가 35만원은 10월 18일까지 6차례 메인 화면에 올랐고, 그때마다 ‘75% 할인'이 붙었다.

자료= 여기어때 웹 메인 화면 캡처, 로이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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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베이호텔 경포는 10월 13일 정가 14만5200원에 판매가 13만6488원, 할인율 6%를 표시했다. 이틀 뒤인 15일에는 정가를 150만원으로 올리고 판매가 68만2440원에 할인율 54%를 붙였다. 이틀 사이 정가가 10.3배로 뛰었다. 이 숙소가 직전 20일 동안 가장 비싸게 판 가격은 개천절 연휴의 78만6500원이었다. 150만원은 이보다 1.9배 높다.

자료= 여기어때 웹 메인 화면 캡처, 로이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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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몰리는 연휴에 정가가 오히려 낮았던 숙소도 있다.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용산은 개천절 연휴 전날인 10월 2일 정가 35만6400원, 대체공휴일인 10월 5일 정가 25만8390원을 표시했다. 평일을 포함한 나머지 날에는 정가 66만원을 내걸었다. 평일 정가가 연휴 정가보다 85.2% 높았다. 이 기간 판매가는 17만1080~40만5600원으로, 66만원에는 한 번도 미치지 못했다.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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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숙일과 관계없이 정가를 몇 달씩 같은 금액으로 붙여 둔 숙소도 있었다.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앤레지던스 서울 용산은 7월부터 10월까지 관측된 9일 내내 정가 99만원을 표시했다. 이 기간 판매가는 29만6000~51만1807원이었고, 가장 비싸게 팔린 날도 정가의 51.7%에 머물렀다. 10월 18일에는 이 객실이 정가 99만원, 판매가 29만6000원에 ‘70% 할인'으로 메인 화면에 올랐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용산은 10월 관측된 5일 동안 정가 77만원을 내걸었다. 판매가는 33만4180~44만5500원으로 최고가도 정가의 57.9%였다. 이 77만원은 7월 19일 여기어때가 자사 명의로 연 국내 '오픈런' 이벤트에서 이 숙소에 붙인 정가와 같은 금액이다. 당시 오픈런에서 이 객실은 정가 77만원에 판매가 17만8200원, ‘76% 할인'으로 표시됐다. 여기어때 이벤트와 평소 판매 화면이 같은 정가를 할인 기준으로 썼다.

◆ "기간 내 최저가"라던 여기어때 '오픈런'… 평소 예약이 더 쌌다

오픈런은 여기어때가 자사 명의로 여는 숙소 할인 이벤트다. 여기어때가 숙소를 골라 이벤트 페이지에 정가와 할인율, 헤드라인 문구를 직접 내건다. 7월 19일 국내 오픈런 페이지 상단에는 '국내 호텔·레저티켓 최대 84% 할인'이라는 문구와 함께 "판매 종료까지 남은 시간"이 초 단위로 줄어드는 카운트다운이 걸렸다. 정해진 짧은 시간 안에 사야 하는 한정 특가라는 뜻이다. 대신 이 특가로 산 객실은 숙소마다 정해진 체크인 기한까지 원하는 날짜에 묵을 수 있다. 서머셋 제주신화월드는 ‘11/30 체크인까지 특가'였다. 여기어때가 공정위의 5월 발표 두 달 뒤에 연 행사다.

소비자가 오픈런 특가를 사는 이유는 나중에 묵을 날 평소처럼 예약하는 것보다 싸다고 믿기 때문이다. 오픈런 페이지 하단 유의사항에도 "본 이벤트 페이지에 기재된 가격은 이벤트 기간 내 상품 최저가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 말이 맞는지 확인하려면 체크인 기한 안의 날짜에 같은 숙소를 여기어때에서 평소처럼 예약할 때 얼마였는지를 봐야 한다. 로이슈가 7월 오픈런 가격을 9~10월 여기어때 메인 화면에 올라온 같은 숙소의 가격과 비교한 이유다. 9~10월은 오픈런 특가로 묵을 수 있는 체크인 기한 안에 있는 날짜다.

자료= 여기어때 웹 메인 화면 캡처, 로이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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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결과 평소 예약 가격이 더 쌌다. 서머셋 제주신화월드는 7월 오픈런에서 27만7400원에 팔렸다. 체크인 기한 안인 10월 2일 여기어때 메인 화면에서는 같은 숙소가 17만5411원에 올라왔다. 오픈런 특가보다 36.8% 낮은 값이다. 신화관 제주신화월드는 오픈런 14만7200원보다 16.9% 낮은 12만2373원(9월 28일)에, 휘닉스 리조트 평창은 오픈런 11만원보다 44.0% 낮은 6만1600원(10월 7일)에 올라왔다. 7월에 카운트다운을 보고 서둘러 오픈런 특가를 산 소비자가 같은 숙소에 묵을 날을 평소처럼 예약했다면 더 적게 냈을 수 있었던 셈이다.

자료= 여기어때 웹 메인 화면 캡처, 로이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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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기준으로 내건 정가도 평소보다 높았다. 서머셋 제주신화월드의 오픈런 정가는 110만원이었다. 로이슈가 9~10월 수집한 여기어때 메인 화면에서 이 숙소에 붙은 정가 가운데 가장 높은 값은 개천절 연휴인 10월 4일의 70만1250원이었다. 오픈런 정가는 이보다 56.9% 높다. 양양 더 앤 리조트 호텔&스파는 7월 23일 오픈런에서 정가 33만원에 ‘86% 할인'을 표시했다. 사흘 전인 7월 20일 여기어때 '오늘 체크인 호텔 특가' 목록에서 같은 숙소의 정가는 12만4800원이었다. 오픈런 정가는 이보다 164.4% 높고, 평소 정가로 다시 계산한 할인율은 63.6%로 표시보다 22.4%포인트 낮다.

오픈런은 숙소가 아니라 여기어때가 기획하고 이름을 걸어 판 행사다.

◆ 쿠폰 라벨과 실제 할인 따로… 투숙일·회원 조건도 화면에 없어

자료= 여기어때 웹 메인 화면 캡처, 로이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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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 표시도 실제 가격과 맞지 않았다. 여기어때 '오늘 체크인 호텔 특가' 목록에는 판매가 위에 ‘6% 쿠폰 적용가'처럼 쿠폰 라벨이 붙는다. 정가에서 쿠폰으로 그만큼 깎아 준 가격이라는 표시다. SL 호텔 강릉은 9월 14일 ‘6% 쿠폰 적용가' 라벨을 달고 정가 33만원, 판매가 6만8188원을 표시했다. 정가 33만원에서 6% 쿠폰을 적용하면 31만200원이 돼야 한다. 화면에 표시된 가격은 6만8188원으로 이보다 24만원 넘게 낮았다. 정가와 비교하면 79.3% 낮은 가격이다. 라벨에 적힌 6% 쿠폰 말고 나머지 73.3%포인트가 왜 깎였는지는 화면 어디에도 설명이 없었다. 로이슈가 7월과 9월 특가 목록에서 쿠폰 라벨과 정가가 함께 표시된 숙소 가격 44건을 대조한 결과, 18건(40.9%)이 이처럼 실제 할인폭이 라벨의 쿠폰율보다 20%포인트 이상 컸다.

자료= 여기어때 웹 메인 화면 캡처, 로이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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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특가 목록에는 쿠폰 말고 회원 조건이 붙은 가격도 있었다. 9월 14일 '오늘 체크인 호텔 특가' 목록 20곳 가운데 9곳(45.0%)은 판매가 옆에 '회원가'라는 문구를 붙였다. 이 가격은 여기어때에 회원으로 로그인하고 쿠폰을 내려받아야 받을 수 있는 값이다. 목록 화면에는 이 회원가 하나만 크게 표시됐다. 조건을 갖추지 못한 소비자가 실제로 내야 하는 가격은 목록 어디에도 나오지 않았다. 소비자는 화면에 적힌 가격을 보고 숙소를 고르지만, 그 가격으로 예약하려면 따로 조건을 갖춰야 하는 구조다.

공정위·소비자원은 5월 실태조사 발표에서 이 같은 표시 방식의 개선을 권고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 할인가를 기준으로 할인율을 표시하고, 조건부 할인가를 표시하는 경우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을 인접한 위치에 함께 명시"하라는 것이다. 공정위는 9월 다크패턴 가이드라인에서도 가격비교 정보는 소비자가 조건 없이 실제로 살 수 있는 가격을 기준으로 제공하고, 별도 조건이 필요하면 그 조건을 소비자가 명확히 알 수 있게 표시하라고 했다. 공정위는 지난 6월 쿠팡이 일회성 쿠폰 가격을 '와우회원가' 등 상시 회원 혜택처럼 표시했다며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메인 화면 '인기 추천 숙소'에 뜬 가격에는 그 가격이 언제 묵는 값인지가 나오지 않았다. 10월 15일 이 칸에 오른 체스터톤스 호텔은 할인 전 가격 35만원에 판매가 8만7420원, ‘75% 할인'으로만 표시됐다. 소비자는 이 화면만 보고는 8만7420원이 오늘 밤 묵는 가격인지, 다른 날짜의 가격인지 알 수 없다. 35만원이 언제, 어떤 기준으로 정해진 값인지도 화면에 없었다. 로이슈가 확인한 '인기 추천 숙소'의 숙소 가격은 하나도 빠짐없이(100%) 이 두 가지를 표시하지 않았다.

같은 여기어때 사이트에서도 '오늘 체크인 호텔 특가' 목록은 다르다. 목록 상단에 ‘09.14 월 - 09.15 화 (1박)’처럼 묵는 날짜를 적는다. 투숙일을 표시하는 화면을 갖추고도 메인 화면 '인기 추천 숙소'에는 이를 적지 않은 것이다.

여기어때는 숙박 가격이 시장 수요와 공급, 예약 시점에 따라 정해진다고 답했다. 회사 설명대로라면 그 가격이 어느 날 기준인지가 소비자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인데, 메인 화면에는 그 날짜가 없었다. 지정고시는 "가격인하판매를 실시하면서 비교가격의 기준과 인하시점을 명시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부당한 표시·광고로 열거한다. 표시광고법 시행령 제3조 제2항은 사실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방법의 표시·광고를 기만적 표시·광고로 정한다. 여기어때의 '인기 추천 숙소' 가격 표시는 이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 공정위, 5월·9월 두 차례 '정가 부풀리기' 경고… 여기어때 수치는 실태조사보다 높아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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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어때의 이 같은 가격 표시는 공정위가 올해 두 차례 정가 부풀리기를 문제 삼은 뒤에도 이어졌다.

지난 5월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은 4개 대형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1335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두 기관은 "할인율을 과장하기 위해 정가를 올려서 표시하는 행위는 부당한 표시·광고"라고 밝혔다. 플랫폼에는 정가가 무엇을 기준으로 한 값인지 소비자에게 자세히 알리고, 판매자가 근거 있는 정가를 입력하도록 관리하라고 권고했다. 근거로는 전자상거래법 제10조 제2항을 들며 "플랫폼에게도 입점업체의 법 위반을 방지하기 위하여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같은 행위를 반복하면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도 경고했다.

이어 9월, 공정위는 ‘다크패턴 방지를 위한 온라인 인터페이스 운영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가이드라인은 소비자가 상품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싸다고 잘못 알게 만드는 행위를 '거짓 할인'으로 정의했다. 기준가격에 대해서는 "실제 거래된 기록이 있는 가격을 기준으로 표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판매자나 제조사가 정한 정가, 권장가격 등이라고 하여 반드시 기존가격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명시했다.

로이슈가 정가 부풀리기를 확인한 '인기 추천 숙소' 화면은 모두 9월 가이드라인이 나온 뒤인 10월 4일부터 18일까지의 화면이다.

여기어때 '인기 추천 숙소'에서 직전 20일 동안 가장 비싸게 팔린 날의 가격보다도 높은 정가를 붙인 경우는 19.4%다. 정가가 직전 20일 최저 판매가의 2배를 넘은 경우는 49.8%에 달했다. 공정위 조사에서 정가를 올린 비율이 가장 높았던 플랫폼은 23.0%였다.

◆ '가격 관여는 경영 간섭'이라던 여기어때… 숙소 할인쿠폰 359억 소멸로 기소

로이슈는 국정감사가 진행 중이던 10월 19일 여기어때에 정가 표시의 근거와 소비자 보상 계획 등 13개 항목을 질의했다.

여기어때는 숙박 가격을 제휴점이 정한다고 설명한 뒤 "플랫폼이 입점 제휴점의 판매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플랫폼의 영향력을 앞세운 경영 간섭으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어 "일부 프로모션이나 이벤트 상의 표기 방식으로 인해 소비자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페이지를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13개 항목 가운데 개별 사례를 설명한 답은 하나도 없었다. 점검하겠다는 대상도 '일부 프로모션이나 이벤트'로 한정했다. 65.2%에서 유령 정가가 확인된 메인 화면 '인기 추천 숙소'는 여기에 들어 있지 않다.

여기어때는 입점업체 가격에 관여하는 것을 '경영 간섭'이라고 했지만, 정작 입점업체의 할인 구조를 직접 설계해 판 일로 공정위 제재와 검찰 기소를 받았다. 여기어때는 입점업체에 앱 상단 노출 광고와 소비자용 할인쿠폰을 묶은 상품을 팔았다. 입점업체는 광고비를 내고, 그 대가로 받은 쿠폰이 소비자 할인에 쓰이는 구조다. 여기어때는 소비자가 쓰지 않은 쿠폰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소멸시켰고, 입점업체는 그만큼 낸 광고비를 돌려받지 못했다. 유효기간이 하루뿐인 쿠폰도 있었다. 검찰이 밝힌 여기어때의 쿠폰 소멸 규모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약 359억원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 이 행위에 대해 여기어때에 과징금 10억원을 부과했다. 소멸 쿠폰액의 2.8%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공정위는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지만 중소벤처기업부가 사안이 중대하다며 고발 요청권을 행사했다. 검찰은 올해 3월 여기어때를 압수수색했고, 5월 20일 여기어때 법인과 창업주인 전 대표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중소 숙박업소의 86%가 여기어때를 쓰고, 이들 업소 매출의 60% 이상이 앱 예약에서 나온다. 검찰은 숙박업소가 플랫폼 없이는 영업하기 어려운 구조를 이용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일은 모두 정명훈 대표 재임 기간과 겹친다. 정 대표는 2021년 5월 취임했다. 쿠폰 소멸 기간인 2018~2024년 가운데 2021년 5월 이후 약 3년 7개월이 정 대표 재임 중이다. 공정위 처분(2025년 6월)과 검찰 기소(2026년 5월)도 정 대표 재임 중에 나왔다. 로이슈가 확인한 7월 오픈런과 10월 '인기 추천 숙소'의 정가 표시도 정 대표 재임 기간에 이뤄졌다.

◆ CVC가 보낸 대표… 사모펀드는 유상감자로 800억 회수

정 대표를 여기어때 대표로 보낸 곳은 최대주주인 영국계 사모펀드 CVC캐피탈파트너스다. 사모펀드는 투자자 돈을 모아 기업을 사들인 뒤 기업 가치를 높여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CVC는 2019년 창업주 지분 45.1% 등을 약 3000억원에 사들여 여기어때 경영권을 가져왔다. 2021년 5월에는 CVC 한국 사무소 대표였던 정명훈 씨가 여기어때 대표에 올랐다. 회사를 사들인 펀드의 한국 책임자가 직접 경영을 맡은 것이다.

정 대표 취임 뒤 여기어때는 CVC에 돈을 돌려주는 작업을 잇따라 진행했다. 2023년 하반기에는 약 2000억원 규모의 리캡(자본 재조정)을 했다. 여기어때 이름으로 돈을 새로 빌려, CVC가 인수할 때 빌린 돈의 일부를 갚은 것이다. 같은 해 12월에는 1000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했다. 유상감자는 회사가 자본금을 줄이고 그만큼을 주주에게 돈으로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약 800억원(80%)이 CVC에 돌아갔다.

CVC는 2024년 미국계 투자은행을 주관사로 정해 여기어때 매각에 나섰지만 사려는 곳을 찾지 못했다. 이후 기존 펀드가 갖고 있던 여기어때 지분을 새로 만든 펀드로 넘기는 절차를 밟았다. 팔리지 않은 회사를 더 오래 보유하려는 사모펀드가 흔히 쓰는 방식이다. 연 7% 안팎 금리로 빌린 인수금융 등 약 5500억원 규모의 빚을 더 낮은 금리로 바꾸는 작업도 추진했다. 2024년 말 CVC는 특수목적법인 베이컨스컴퍼니를 통해 여기어때 지분 80.87%를 갖고 있었다. 올해 3월 나온 2025년도 감사보고서에서 여기어때 최대주주는 지분 88.60%를 가진 Trailblazer Ltd.로 바뀌었다.

이 기간 여기어때 실적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279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3% 늘었다. 영업이익은 732억원으로 29.4% 늘었고, 순이익은 604억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다. 매출 100원 가운데 26원이 영업이익으로 남았다. 여기어때 매출은 입점업체가 내는 수수료와 광고비, 그리고 화면의 할인율을 보고 예약하는 소비자에게서 나온다.

◆ 부당 광고로 판단되면 과징금·손해배상… 반복하면 영업정지 가능

공정위가 여기어때의 정가 표시를 부당한 표시·광고로 판단하면 표시광고법에 따라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해당 표시를 고치라는 명령이다. 이때 명령을 받은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라는 공표명령과 잘못된 광고를 바로잡는 정정광고 명령도 함께 내릴 수 있다. 위반이 명백해 보이고 소비자 피해가 커질 우려가 있으면 조사가 끝나기 전에도 해당 표시를 멈추라는 임시중지명령을 할 수 있다.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의 2% 이내로, 매출 1억원마다 최대 200만원이다. 관련 매출을 산정하기 어려우면 5억원 이내에서 매긴다.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 되고, 법인도 함께 처벌받는다.

소비자도 직접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표시광고법 제10조는 사업자가 고의나 실수가 없었다는 이유로 피해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정한다. 제11조는 피해액을 정확히 증명하기 어려워도 법원이 적정한 손해액을 정할 수 있게 했다. 부풀린 할인율을 믿고 예약한 소비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다.

전자상거래법 제21조 제1항 제1호는 거짓·과장된 사실이나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행위를 금지한다. 대법원은 이 행위가 소비자를 잘못 알게 할 우려만 있어도 성립하고, 실제로 속은 소비자가 있었는지는 따지지 않는다고 판시했다(2014년 6월 26일 선고 2012두1525 판결). 공정위가 이 조항에 따라 시정조치를 내린 뒤 3년 안에 같은 위반이 다시 확인되면 1년 이내의 영업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영업정지 대신 관련 매출액 이내의 과징금을 매길 수도 있다.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 대상이다.



※ 이 기사는 기사 작성 과정의 일부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했으며, 기사 내용의 정확성과 책임은 본사에 있습니다.

심준보 로이슈(lawissue) 기자 xzvc@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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