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사립학교 교원 신분 유지한 국회의원 보좌관 임명은 '정치적 중립'에 반해 위법

기사입력:2026-11-01 09: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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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이숙연)는 사립학교 교원의 신분을 유지한 채 이 사건 국회의원 보좌관 임명은 헌법이 보장하고 관계법령에서 구체화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반해 위법해 이 사건 임명취소 처분에 그 처분사유가 인정된다며,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서울고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10. 8. 선고 2023두37193 판결).

대법원은 원심이 이 사건 임명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했다.

-원고는 사립고등학교 교원으로 그 직을 고용휴직한 상태로 제21대 비례대표전국선거구국회의원 K(강민정 )의 보좌관으로 근무하기로 하고, 2020. 6. 24. K의 임명요청을 받은 국회의장으로부터 국회사무처 소속 일반직 4급 상당의 별정직국가공무원에 해당하는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이후 국회의장은 2020. 10. 20.경 ‘사립학교 교원의 복무에 대하여 국·공립학교 교원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제65조 등에 따르면, 정치적 중립의무가 있는 교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의무가 없는 보좌직원의 신분을 동시에 보유할 수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임명을 2020. 10. 21. 자로 취소한다’는 내용의 임명취소처분을 했다.

-국회의장이 한 처분에 대한 행정소송에서는 국회의장을 대신하여 국회사무처장이 소극적 당사자(피고)가 된다(국회사무처법 제4조 제3항).

그러자 원고는 피고(국회사무총장)를 상대로 임명취소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원고는 이 사건 임명처분이 국가공무원법 제65조를 위반하였다고 해석하는 것은 침익적 처분의 근거 법규에 대한 확장해석, 유추해석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가 요구하는 모든 서류를 제출했고 현직 사립학교 교원임이 명시되어 있는 경력증명서도 제출했다. 이는 피고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다.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원고가 입을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하다고 할 수 없다. 피고가 스스로 원고를 보좌관으로 임명하고 이후 겸직허가를 신청할 것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가 소급적으로 이 사건 임명처분을 취소한 것은 신뢰보호원칙에도 반하여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피고는 현직 사립학교 교원을 특정 정당 소속인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임명하는 것은 사립학교 교원의 정치적 중립의무에 관한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 및 국가공무원법 제65조에 위반되는 것이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의 적극적 기망행위로 인해 원고가 현직 사립학교 교원임을 인지하지 못한 채 이 사건 임명처분을 했으므로 이를 취소할 수 있고, 교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라는 중대한 공익적 필요를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1심(서울행정법원 2021. 9. 16. 선고 2020구합82239 판결)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사건 임명처분이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준용되는 국가공무원법 제65조를 위반했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임명처분 과정에서 자신의 신분에 관하여 피고를 기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사건 임명처분 당시 피고는 원고가 현직 사립학교 교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원고를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임명했다며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원심(2심 서울고등법원 2023. 2. 17. 선고 2021누61200 판결)은 1심판결을 취소하고 '국회의장이 2020. 10. 21. 원고에 대하여 한 임명처분취소처분을 취소한다'고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한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할뿐더러, 설령 그 처분사유가 존재한다고 보더라도, 수익적 행정행위의 취소를 제한하는 법리, 비례의 원칙,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어느 모로 보나 위법하다.

국회의원은 임기 중 일반직 4급 상당 보좌관 2명, 5급 상당 비서관 2명, 6급부터 9급까지의 비서 각 1명씩으로 한 비서 총 4명 등 합계 8명의 보좌직원을 사용할 수 있고, 이들은 모두 국회사무처 소속의 별정직국가공무원으로 임용된다. 해당 국회의원이 임기만료 등 사유로 의원직을 상실하는 경우 그 날로 당연히 퇴직하도록 되어 있다(국회인사규칙 제69조, 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8조 제2항 등).

국회의원 보좌관에 대해서는 국가공무원으로서 임용의 자격, 능력 등에 관해 별다른 제한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국회별정직공무원 인사규정 제3조, 제4조). 다만 국회의원 보좌관도 국가공무원이므로 구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 호에 열거된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임용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람이어야 하고, 아울러 국회법 제166조에 규정된 국회회의방해의 죄를 범한 자로서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이 지나지 아니한 사람, 원칙적으로 해당 국회의원의 배우자 또는 4촌 이내의 혈족·인척인 사람은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임용될 수 없다는 제약이 있다(구 국회의원수당법 제9조의2 제1항).

원고는 사립고등학교를 떠나 현업 교사의 직무수행에서는 완전히 배제된 상태였고, 이 사건 임용처분이 있은 2020. 6.경까지 G노동조합 부설 ‘H’의 소장으로 재직했다. 한편,원고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다음 보좌관직에서 사임하고, 사립학교 교원으로서 고용휴직의 상태를 계속 유지한 채 2021. 3. 1.경부터는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 M자문관으로 임용되어 근무 중이다.

피고가 명시적으로 제시한 구 사립학교법 제55조 제1항 및 구 국가공무원법 제65조에 국한하지 아니하고,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보다 확대된 헌법적 가치와 관련지어 검토해 보더라도, 사립학교 교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특정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임명되는 것 자체를 금지하거나 제한해야 할 정당한 법적 사유나 근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휴직중인 사립학교 교원이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임명된 것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국회의장의 보좌관 임명취소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사립학교 교원이 교원 신분을 유지한 채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임명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의 관점에서 양립 불가능한 지위를 겸유하는 것으로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법률 규정들은 사립학교 교원에게 금지되는 정치운동 또는 정치적 행위를 근무시간 내에 또는 교육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로 한정하지 않는다. 국회의원 보좌관의 직무는 사립학교법 제55조, 국가공무원법 제65조,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7조에서 금지하는 정치적 행위나, 사립학교법 제58조 제1항 제4호에서 면직사유로 정한 정치운동에 해당하는 행위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헌법과 법률에 따른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요청이 국립학교·공립학교 교원에 비하여 사립학교 교원에 대하여는 줄어든다고 보기 어렵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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