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이지훈 기자] 배우자가 육아에 소극적이어서 홀로 자녀를 돌봐 온 경우 이혼 후에도 자신이 양육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상대방이 양육권을 주장한다면 그동안 누가 아이의 생활을 책임져 왔는지,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 양육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양육권 판단의 중심은 부모의 억울함이나 혼인 파탄의 책임보다 자녀의 복리에 있기 때문이다.
법원에서는 양육권을 판단할 때 부모의 경제적 능력과 연령, 자녀의 나이와 의사, 거주 환경, 보조양육자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자녀와 얼마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는지, 일상적인 돌봄을 누가 책임져 왔는지도 중요하다. 배우자가 육아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자신이 주양육자로서 수행해 온 역할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독박육아를 이유로 이혼을 진행하려고 한다면 '상대가 육아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주장만 반복하기보다 일상에서 양육을 어떻게 분담했는지 보여주는 자료가 필요하다. 이때 등하원과 병원 진료에 누가 동행했는지, 학교나 어린이집과의 연락은 누가 맡았는지, 식사와 수면 등 생활 관리는 누가 담당했는지 등이 자녀의 주된 양육자를 확인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법원은 부모의 경제적 여건과 거주 환경, 자녀와의 유대관계, 양육 의지와 지원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소득이 더 높다는 이유만으로 양육자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며, 현재 소득이 부족하더라도 양육비와 취업 계획, 가족의 돌봄 지원 등을 통해 안정적인 양육이 가능한지 설명할 수 있다.
보조양육자가 있는 경우에는 단순히 보조양육자가 있다는 사실보다는 실제로 어느 시간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부모의 근무시간 동안 돌봄 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등 자녀의 하루를 기준으로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자녀의 의사를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부모 중 한 사람을 선택하도록 압박하거나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말을 반복하기보다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편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혼 후 양육자 변경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양육권을 쉽게 양보하는 것은 특히 신중해야 한다. 변경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므로 부모의 생각이 달라졌다는 사정만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양육권소송에서는 상대방이 육아를 외면했다는 주장과 함께 자신이 자녀를 어떻게 돌봐 왔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과거의 양육 내역뿐 아니라 이혼 후 주거와 돌봄, 교육 계획까지 준비해야 자녀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할 수 있다.
양육권 분쟁이 길어지면 부모의 갈등 속에서 자녀의 생활과 감정이 뒤로 밀리기 쉽다. 상대방을 비난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아이의 일상을 지키고 양육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양육권소송은 그동안의 양육을 평가하는 동시에 자녀의 앞으로의 생활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누가 더 억울한지를 다투기보다 아이가 익숙한 일상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도움말 법무법인 해람 남양주분사무소 안현준 변호사
이지훈 로이슈(lawissue) 기자 ljh78@lawissue.co.kr
양육권소송, 주양육자였다는 주장만으로 충분할까... 구체적인 양육 내역이 관건
기사입력:2026-10-15 1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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