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노후 자금 가르는 ‘연금분할’...수급 요건과 실무적 쟁점

기사입력:2026-09-18 08:00:00
로엘 법무법인 송개동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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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이혼 과정에서 재산분할을 논할 때 부동산이나 예금, 자동차 등 눈앞에 보이는 현물 자산에만 집중하기 쉽다. 그러나 혼인 기간이 길었던 부부나 황혼 이혼을 진행하는 당사자들에게 실질적인 노후 생계와 직결되는 재산분할 항목 중 하나는 바로 ‘분할연금(연금분할)’이다. 연금분할이란 혼인 기간 동안 상대방이 쌓아 올린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의 노령연금 수급권을 분할하여, 이혼한 배우자가 그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의 일정 비율을 지급받도록 법으로 보장한 제도다.

연금분할 청구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공적연금법상 명시된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 상대방과의 혼인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한다. 둘째, 상대방 배우자가 노령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해야 한다. 셋째, 이혼한 본인 역시 연금 수급 연령에 도달해야 한다. 혼인 기간을 계산할 때 가출이나 별거, 이혼 전 별거 기간 등 실질적인 혼인 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기간은 법적으로 혼인 기간에서 제외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기간 산정이 필요하다.

실무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는 질문 중 하나는 "연금을 받을 때까지 아직 수십 년이 남았거나 상대방이 연금을 개시하지 않았는데 이혼소송 단계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이다. 이 경우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해결한다. 하나는 당장 연금을 나누지 않고 훗날 각자 수급 연령에 도달했을 때 국민연금공단이나 공무원연금공단 등 해당 기관에 직접 분할연금을 신청하여 매달 수령하는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이혼소송 시점에서의 연금 수급권의 현재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산정하여 이를 부동산, 현금 등 다른 재산분할 항목에 반영해 일시금 형태로 정산 받는 방식이다.

연금분할 비율은 원칙적으로 혼인 기간 중 형성된 연금액의 50:50으로 나누는 것이 법정 기준이다. 그러나 이혼소송이나 협의이혼 과정에서 당사자 간의 합의나 재판부의 판결을 통해 분할 비율을 따로 정하거나 연금분할 청구권을 완전히 포기·비율 변경하는 특약을 작성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른 부동산 자산을 더 많이 가져가는 대신 연금분할 청구권은 포기한다"는 식의 조항을 판결문이나 조정조서에 명시하면 법적 효력이 발생하므로, 문구 하나하나를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야 한다.

아울러 연금의 종류에 따른 차이점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국민연금의 경우 공단에 직접 신청하는 절차가 비교적 정형화되어 있으나,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등 직역연금은 퇴직유무, 일시금 수령 여부, 별도 기여금 납부 내역 등에 따라 분할 대상 액수와 계산 방식이 한층 복잡해진다. 특히 군인연금의 경우 과거 법 개정 시점과 혼인 기간의 맞물림에 따라 적용 법령이 달라질 수 있어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혼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 혼인 기간 중 인정되는 연금 형성 기여도, 상대방 연금의 현재 및 미래 가치 평가, 조정·판결문 작성 시 연금 관련 특약 조항의 영향력을 분석해 후회 없는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무심코 작성한 특약 한 줄에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한 자금을 잃게 될 수 있으므로 섣부른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된다.

도움말 로엘 법무법인 송개동 대표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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