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AI, 감시엔 빨랐고 재활엔 느렸다... '스마트 교정' 어디까지 왔나

[형사정책 연구브리핑] 스마트 교정 논문 28편과 현장 비교... 수용률 124.5% 속 지능형 CCTV는 앞서고 재활·심리지원은 연구 단계 기사입력:2026-08-31 22:40:22
교도소 과밀수용과 교정 인력 부족은 오래된 문제다. 수용자는 늘어나는데 한정된 인력으로 보안과 행정, 상담, 교화까지 감당해야 한다. 최근에는 교도관 폭행과 직무 소진, 정신건강 문제까지 겹치면서 인력에만 기대는 교정체계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우현 LG전자 HS AI알고리즘개발팀 연구자는 학술지 교정담론에 발표한 논문 〈스마트 교정시설 내 인간-AI협업(HAC) 서비스의 연구-현장 지형도 분석〉에서 국내외 스마트 교정 연구와 실제 현장의 기술 도입 실태를 비교했다.

논문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교정시설 수용률은 2021년 106.4%에서 2024년 8월 124.5%까지 올랐다. 정원 100명인 시설에 124명이 산다는 뜻이다. 전국 55개 교정시설 가운데 48곳이 과밀 상태였고, 교정공무원 폭행은 2019년 66건에서 2024년 152건으로 늘었다.

과밀수용과 인력난은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을 활용한 '스마트 교정'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스마트 교정은 교도소에 CCTV나 로봇을 몇 대 더 들여놓는 일이 아니다. AI와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확장현실(XR,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아우르는 기술) 등을 보안·행정·재활·의료에 적용해 수용자의 입소부터 수용생활, 교화, 출소와 사회복귀까지 데이터에 기반해 지원하는 교정체계를 뜻한다.

하지만 분야에 따라 기술 도입 속도는 크게 달랐다. 사람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기술은 빠르게 현장에 들어온 반면, 수용자의 재활과 정신건강을 돕고 교도관을 지원하는 기술은 연구와 시범 단계에 머물렀다.

최우현 LG전자 HS AI알고리즘개발팀 연구자가 학술지 교정담론에 발표한 연구(2026)에 따르면, 국내외 스마트 교정 논문 28편과 각국 교정 현장 자료를 비교한 결과 AI CCTV·전자감독 등 보안·행정 기술은 현장에 빠르게 도입된 반면 AI 상담 챗봇과 VR 재활 등 재활·정신건강 기술은 연구 단계에 머물렀고, 교도관 심리지원은 연구도 현장 도입도 확인되지 않은 최대 사각지대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국내 교정시설 수용률이 2024년 8월 124.5%에 이르고 교정공무원 폭행이 2024년 152건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감시·관리 기술만 앞서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며, 재활·돌봄 분야 확대와 교도관 지원체계, 알고리즘 감사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

최우현 LG전자 HS AI알고리즘개발팀 연구자가 학술지 교정담론에 발표한 연구(2026)에 따르면, 국내외 스마트 교정 논문 28편과 각국 교정 현장 자료를 비교한 결과 AI CCTV·전자감독 등 보안·행정 기술은 현장에 빠르게 도입된 반면 AI 상담 챗봇과 VR 재활 등 재활·정신건강 기술은 연구 단계에 머물렀고, 교도관 심리지원은 연구도 현장 도입도 확인되지 않은 최대 사각지대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국내 교정시설 수용률이 2024년 8월 124.5%에 이르고 교정공무원 폭행이 2024년 152건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감시·관리 기술만 앞서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며, 재활·돌봄 분야 확대와 교도관 지원체계, 알고리즘 감사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본 이미지는 기사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것입니다.)

이미지 확대보기

■ 인간-AI 협업, "AI는 위험도를 알려주고 결정은 교도관이"

논문이 주목한 개념은 '인간-AI 협업(Human-AI Collaboration·HAC)'이다.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통째로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AI가 각자의 강점을 결합해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논문은 인간과 AI의 관계를 세 단계로 나눴다.

첫 번째는 'AI 보조'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정보를 제공하지만 최종 판단은 사람이 내린다. AI가 수용자의 규율 위반 이력이나 범죄 유형 등을 분석해 위험도 점수를 제시하면, 어느 사동(수용자가 생활하는 건물 단위)에 배치하고 어느 수준으로 관리할지는 교도관이 결정하는 식이다.

두 번째는 'AI 증강'이다. 지능형 CCTV가 폭력이나 이상행동을 자동으로 탐지해 교도관에게 경보를 보내는 것처럼, AI가 인간의 감시·판단 능력을 보완한다.

세 번째는 'AI 자동화'다. 금지어가 포함된 이메일을 AI가 자동으로 탐지·차단하고 교도관은 사후에 확인하는 방식처럼, 일부 업무를 AI가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교정시설에서는 세 단계 가운데 어디까지 AI에 맡길 것인지가 특히 중요하다. 수용자의 위험도 평가와 사동 배치, 감시 수준 같은 판단은 개인의 기본권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 논문 28편과 각국 현장 자료 비교, "82%가 2020년 이후 발표"

최우현 연구자는 스마트 교정을 둘러싼 학술 논의와 실제 교정 현장의 기술 도입 수준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따져봤다.

국내외 학술문헌 28편을 분석하는 한편, 각국 법무부와 교정청 보고서, 정부 발표, 국제 교정기관 자료, 언론 보도 등을 별도로 검토했다. 연구에서 제안된 기술과 현장에서 실제 운용되는 기술을 두 갈래로 정리한 뒤 맞대어 보는 '이중 경로 주제범위 문헌고찰'(특정 주제의 연구 동향을 폭넓게 훑어 전체 지형을 그리는 문헌 분석 방법) 방식이다.

분석 대상 논문 28편 가운데 23편(82.1%)이 2020년 이후 발표됐다. 스마트 교정에 대한 학술적 관심이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커진 셈이다. 다만 상당수는 문헌연구나 이론적 검토였고, 실제 교정시설에서 AI를 적용해 효과를 검증한 연구는 드물었다.

논문은 기술 활용 분야를 보안·영상분석, 전자감독·위치분석, 재활·정신건강, 의료·건강관리, 행정·데이터, 교도관 심리지원 등으로 나눈 뒤 연구 수준과 현장 도입 수준의 차이를 비교했다. 분야별 결과는 뚜렷하게 갈렸다.

■ AI CCTV·전자감독은 현장으로, 상담 챗봇은 아직 연구실에

가장 빠르게 현장에 들어온 분야는 보안과 행정이었다.

AI CCTV와 이상행동 탐지, 전자감독과 위치분석, 빅데이터 기반 행정관리 등은 연구와 현장 사이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최우현 연구자는 교정시설의 기본 임무인 안전과 질서 유지에 직결되는 만큼 정책 우선순위가 높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도 비슷했다. 논문에 따르면, 차세대 지능형 교정정보시스템은 통합 접견 플랫폼과 빅데이터 시스템 등 1~2단계 구축이 진행됐고, 3단계인 지능형 계호(수용자를 감시하고 보호하는 업무) 시스템은 일부 교도소에서 시범 적용됐다. AI 기반 전자감독과 행정 데이터 활용도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반면 수용자의 재활과 정신건강을 지원하는 기술은 사정이 달랐다.

연구에서는 인지행동치료(CBT, 왜곡된 생각과 행동 습관을 바꾸는 상담 기법)나 변증법적 행동치료(DBT, 감정 조절과 대인관계 기술을 훈련하는 상담 기법)를 활용하는 AI 상담 챗봇, 가상현실(VR) 기반 재활, AI 정신건강 선별, AI 의료지원 등의 가능성이 꾸준히 제시됐다. 하지만 현장 도입은 핀란드의 VR 시범사업과 미국 일부 지역의 AI 챗봇 시범사업 등 손에 꼽을 정도였다.

한국의 격차는 더 컸다. 국내 연구에서는 AI 상담 챗봇과 AI 의사, AI 종교상담 등 다양한 방안이 제안됐지만, 최우현 연구자가 조사한 현장 자료에서는 실제 도입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논문은 한국 스마트 교정이 보안과 행정 기반을 먼저 구축한 뒤 재활 분야로 확대하는 순차적 접근을 택하면서 재활 투자가 뒤로 밀리는 구조가 굳어졌다고 분석했다.

■ 최대 사각지대는 수용자 아닌 교도관, "연구도 도입도 없었다"

연구 결과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AI 기술의 혜택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대상이 교도관이었다는 점이다.

교도관의 번아웃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우울 문제를 다룬 연구가 있고 VR 힐링이나 디지털 웰빙 프로그램 같은 대안도 제안됐지만, 관련 연구 자체가 충분하지 않았고 실제 현장 도입 사례도 확인되지 않았다.

분야별 연구와 현장 적용 수준을 비교한 결과 '교도관 심리지원'은 연구도 부족하고 현장 도입도 확인되지 않은 '최대 사각지대'로 분류됐다.

역설적으로 AI와 디지털 기술이 교도관의 업무 부담을 덜어줄 여지는 적지 않았다.

분석된 연구에서는 반복적인 감시와 인원 점검 자동화, 행정·서무 업무의 디지털화, 원격진료를 통한 호송 감소, 1차 상담 지원, 야간 순찰 로봇 등으로 교도관의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를 줄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하지만 교도관의 정신건강을 직접 돌보는 기술과 프로그램은 가장 뒤처져 있었다. 논문은 스마트 교정의 정책 방향을 '수용자를 관리하는 기술'에만 맞출 것이 아니라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을 위한 돌봄'으로 넓혀야 한다고 지적한다.

■ AI에 어디까지 맡기나, 현장은 아직 '보조·증강' 단계

AI가 교도관의 업무를 어느 정도까지 대신하고 있는지도 분석 대상이었다.

학술 연구에서는 AI 보조부터 증강, 자동화까지 다양한 수준이 논의됐다. 하지만 실제 교정 현장은 AI가 정보를 제공하는 '보조'와 사람의 판단 능력을 강화하는 '증강'이 중심이었다.

사람의 개입 없이 AI가 업무를 독립적으로 처리하는 자동화는 이메일 검열이나 무인안내기 응답 등 제한된 분야에만 적용되고 있었다. 특히 24시간 AI 상담처럼 재활·정신건강 분야에서 제안되는 자동화 서비스는 현장에서 거의 구현되지 않았다.

최우현 연구자는 AI 활용 수준이 기술 발전 속도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같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국가의 교정 철학과 법체계, 조직문화에 따라 AI에 맡기는 역할이 달라졌다.

핀란드는 디지털·VR 기술을 재활에 활용하면서도 AI가 인간의 판단을 돕는 수준을 의도적으로 유지했다. 반면 일부 국가에서는 초기 단계의 CCTV 분석 기술조차 교도관의 판단을 사실상 대체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사례가 나타났다.

■ 효율만 좇으면, 'AI 교도소'는 더 촘촘한 감시시설로

스마트 교정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교도소는 일반 사회보다 국가의 감시와 통제가 훨씬 강하게 작동하는 공간이다.

AI가 분석하는 정보에는 범죄경력뿐 아니라 건강정보와 심리상담 기록, 행동패턴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포함될 수 있다. 위험도 예측 알고리즘이 편향된 결과를 내놓으면 수용자의 처우등급과 사동 배치, 감시 수준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

AI CCTV가 수용자의 행동을 쉬지 않고 분석하고 이메일 내용을 자동으로 검열하면 업무 효율은 높아질 수 있다. 반면 사생활과 통신의 자유, 과잉감시 문제도 함께 제기된다.

논문은 국제 교정 분야에서도 AI를 전문가의 판단을 대신하는 수단이 아니라 업무 효율과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한다. 스마트 교정을 평가하는 기준이 "AI를 얼마나 많이 도입했느냐"가 될 수 없는 이유다.

■ "무슨 AI를 넣을까"보다 "교정 목적에 어떻게 쓸까"

논문은 한국형 스마트 교정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재활·돌봄 분야 확대, 교도관 지원체계, 제도적 기반 마련, 수용자 권리 보호 네 가지를 제시한다.

구체적으로는 재활·정신건강 AI 플랫폼을 차세대 교정정보시스템의 후속 단계로 포함하고, CBT 기반 AI 챗봇과 VR 재활을 국내에서 소규모로 시범 운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교도관을 대상으로 한 VR 힐링과 디지털 웰빙 프로그램도 우선 추진 과제로 꼽는다. 아울러 알고리즘 감사(AI가 편향되거나 잘못된 판단을 내리지 않는지 외부에서 점검하는 절차)와 투명성 확보, 수용자의 디지털 권리를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연구의 결론은 스마트 교정의 목적을 기술 도입 그 자체로 봐서는 안 된다는 데 모인다.

교정은 수용자를 감시하고 통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재활과 교화, 사회복귀까지 포함한다. 보안 분야의 AI만 앞서 나간다면 교도소는 더 효율적인 감시시설이 될 수는 있어도, 더 나은 교정시설이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최우현 연구자는 앞으로의 질문이 "어떤 AI 기술을 교도소에 넣을 것인가"에서 "AI가 교정의 목적에 어떻게 기여하도록 할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결국 스마트 교정의 요체는 사람을 AI로 대체하는 데 있지 않다. 교도관이 반복적인 감시와 행정 부담에서 벗어나 사람에게 더 집중하고, 수용자가 처벌을 넘어 재활과 사회복귀를 준비하도록 기술의 역할을 설계하는 데 있다.

'스마트한 교도소'와 'AI가 많은 교도소'를 가르는 기준도 여기에 있다.

▶연구 출처
최우현(LG전자 HS AI알고리즘개발팀), 〈스마트 교정시설 내 인간-AI협업(HAC) 서비스의 연구-현장 지형도 분석〉, 교정담론(아시아교정포럼).

김지연(Jee Yearn Kim) Ph.D.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University of Cincinnati)에서 형사정책학 박사를 취득했다. 현재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법심리연구소 박사후 연구원으로, 생성형 AI 기술 역기능 및 사용자 위험 요인 대응 정책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 범죄자 위험 평가, 교정 개입 원칙, 형사사법 실무자 조직행동, 스토킹 범죄자 개입 등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

베스트클릭 〉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6,797.23 ▼22.79
코스닥 821.33 ▼12.96
코스피200 1,069.12 ▼2.73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8,217,000 ▼340,000
비트코인캐시 340,700 ▼1,500
이더리움 3,399,000 ▼11,000
이더리움클래식 10,070 ▼30
리플 1,899 ▼12
퀀텀 1,135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8,212,000 ▼351,000
이더리움 3,395,000 ▼16,000
이더리움클래식 10,070 ▼10
메탈 331 ▲2
리스크 137 ▼1
리플 1,898 ▼12
에이다 273 ▼2
스팀 60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8,250,000 ▼380,000
비트코인캐시 342,400 0
이더리움 3,398,000 ▼13,000
이더리움클래식 10,080 ▼10
리플 1,900 ▼11
퀀텀 1,117 0
이오타 55 0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