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퇴직 후에도 정해진 기간 안에 퇴직금을 받지 못해 사업주와 분쟁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영난을 이유로 지급을 미루거나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며 거부하는 경우도 있고, 퇴직금 액수를 두고 근로자와 사업주의 입장이 엇갈리기도 한다. 그러나 퇴직금 지급 요건을 충족한 근로자라면 법에서 정한 기한 내에 퇴직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 만큼 지급이 계속 미뤄질 경우 노동청 진정이나 민사절차 등을 검토할 수 있다.
현행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계속근로기간이 1년 이상이고, 4주간을 평균해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에게 적용된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한다면 고용 형태만을 이유로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지는 않으며, 지급기한을 넘긴 경우에는 법에서 정한 요건에 따라 연 20%의 지연이자가 적용될 수 있다.
퇴직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진정이 접수되면 근로감독관이 근로관계와 퇴직금 발생 여부, 체불 금액 등을 조사한다. 조사 결과 체불 사실이 확인되면 사업주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시정지시하며, 근로자는 ‘체불 임금 등·사업주 확인서’ 발급을 신청해 이후 민사절차나 대지급금 신청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
사업주가 지급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지급명령이나 민사소송을 통해 퇴직금을 청구하고, 집행권원을 확보한 뒤 사업주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소멸시효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 따라서 사업주가 추후 지급하겠다는 말을 반복한다는 이유로 장기간 기다리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지급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면 소멸시효가 지나기 전에 필요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사업주가 퇴직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거나 사업장이 폐업한 경우에는 대지급금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정한 요건을 갖춘 근로자는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된 임금이나 퇴직급여의 일정 범위를 지급하는 대지급금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대지급금은 신청 대상과 기간, 사업주 및 근로자의 요건 등이 정해져 있어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퇴직금 지급 의무를 위반한 사업주는 형사책임을 질 수도 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법에서 정한 퇴직금 지급 의무를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퇴직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형사처벌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퇴직금 지급 의무가 명확했는지, 사용자가 이를 인식하고도 지급하지 않았는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함께 살펴 형사책임을 판단한다.
퇴직금 미지급 사건은 근로기간과 퇴직금 산정 기준, 근로자성 여부, 사업주의 지급 능력 등에 따라 대응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지급이 장기간 미뤄지고 있거나 사업주의 재산 처분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노동청 진정에만 머무르기보다 소멸시효를 확인하고, 지급명령이나 민사소송, 보전처분, 대지급금 등 필요한 절차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도움말 법무법인 중앙이평 노동법 전문 양정은 대표 변호사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jky197@lawissue.co.kr
퇴직금 미지급 시 민사소송...지연이자·소멸시효도 확인해야
기사입력:2026-08-31 11: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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