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노위, 시민언론에서 유튜브 제작업무 담당한 PD 근로자로 인정

'업무위탁' 계약이지만 실질은 근로자…계약 형식 아닌 실제 노무 제공 관계로 판단 기사입력:2026-08-30 11:00:00
(제공=샛별노무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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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지난 7월 14일 시민언론 민OO에서 재택근무를 병행하며 방송촬영 및 영상편집 등 유튜브 제작업무를 담당한 A PD를 근로자로 인정하고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했다.

이 사건 근로자는 민법 제662조제1항에 따라 계약기간이 2026. 5. 31.까지 갱신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아야 하고, 이 사건 계약의 종료는 해고에 따른 것이며, 해고사유 및 절차의 정당이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서울지노위는 '이 사건 사용자가 이 사건 근로자에게 한 2026. 3. 6.자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이 사건 사용자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에게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일했다면 받을 수 있었던 해고일 다음 날부터 연장된 계약기간 만료일인 2026. 5. 31.까지의 임금상당액을 포함한 금원을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그러면서 이 판정에 불복이 있을 때는 이 정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샘을 신청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판정은 재택근무를 병행한 시민언론사 PD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사례이며, 전속성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으면서 계약서의 내용에 대한 입증책임 완화를 언급한 최초 사례로, 시민언론사가 PD를 3개월 계약직 채용 후 구두로 계약을 연장하다 계약만료를 통보한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것이다.

이 사건 대리인인 하은성 공인노무사(샛별노무사사무소)는 이번 판정의 의미에 대해 짚었다.

① 재택근무를 병행했다는 사실만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이 없다고 판단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히했으며, ② 그동안 사회 변화를 반영해 근로자성 판단 징표 중 하나인 전속성을 ‘업무 시간 내 전속성’으로 한정해 해석한 법원 판결‧노동위 판정들을 넘어, 전속성을 ‘하나의 사업장에 소속되어 일하는 것’이 아니라 민법 제657조(권리의무의 전속성)와 같은 ’일신전속성(一身專屬性)‘으로 직접적으로 판단했다는 점, ③ 그리고 유일하게 업무계약서를 작성한 노무제공자가 계약서에 따라 독립적으로 일했다는 것을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입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처분문서인 계약서의 효력을 제한하고, 사실관계에 대한 입증책임 완화 내지 재분배 가능성을 보여준 점, ④ 3개월 계약을 체결한 후 구두로 계약을 연장하다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것을 해고로 판단했다는 점이다.

‘가짜 3.3’ 또는 ‘무늬만 프리랜서’로 불리는 노동자 오분류 문제가 시민언론사에서도 발생했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계약직으로 채용한 A PD에게 월 200만 원만 지급하면서도 방송 제작을 전담하도록 했고, 소속 직원 중 유일하게 ‘업무위탁계약’을 체결했다.

시민언론 민OO와 A PD가 작성한 업무계약서에는 방송‧언론사에서 문제가 돼 정부의 시정권고가 나온 독소 조항들이 다수 존재했다. 업무계약서 제9조는 업무 수행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모두 A PD가 부담하도록 하고 사용자 책임을 배제했으며, 업무계약서 제12조는 업무상 재해에 대하여 민들레의 보상책임을 부정한다고 명시되었다. 나아가 업무계약서 제3조는 회사는 필요한 경우 업무 내용을 변경하거나 일시중지할 수 있으며, 회사의 사정으로 업무를 일시중지하는 경우 노무제공의 대가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는 등 대등한 계약으로 볼 수 없는 내용들이 기재된 전형적인 불공정 계약이었다는 것이다.

민OO의 대표는 서울지노위 심문회의에서 “A PD와 체결한 계약은 특정 업무만을 맡긴 업무위탁계약에 해당하고, A PD는 지휘‧감독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A PD가 일반 직원처럼 매일 회사에 출근하거나 상주하지 않았고, 출퇴근 시간을 따로 관리하지 않았으며, 유튜브 제작을 위한 촬영·편집 방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제시했다.

그러나 서울지노위는 민OO가 인터넷신문과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소규모 언론사라는 특성에 주목해 기자 등 다른 근로자들도 고정적으로 출퇴근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나아가 유일하게 업무계약서를 작성한 A PD가 독립적으로 일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입증하지 않았다. 형식상 업무계약서를 작성했으나 이 사건 사용자의 지휘·명령에 따른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하은성 노무사는 서울지노위는 근로자성 판단 징표의 해석에 있어 유의미한 판단을 했다고 평했다.

서울지노위는 “업무계약서 제10조는 이 사건 근로자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업무의 전속적인 성격이 존재한다.”라고 설시했는데, 이는 기존에 특정 기업에만 노무를 제공하는지 여부 또는 업무시간 내 전속성으로 해석해온 전속성(exclusivity)을 제3자 고용 대체 여부(권리의무의 전속성)로 판단한 것으로, 그동안 시대에 맞지 않는 요건이라고 비판받아온 전속성 개념을 바로잡았다고 평가될 수 있다.

민OO는 계속근로의사를 밝힌 A PD에게 일방적으로 ‘계약만료’를 통보하며 민들레TV 유튜브 계정의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이후 영상편집 프로그램 등 업무 도구의 결제도 해지했는데, 서울지노위는 민법 제662조에 따라 3개월 단위의 묵시적 계약 갱신이 이루어졌고, 갱신된 계약의 만료 시점은 2026. 5. 31.임에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시킨 것은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하지 않았다며 부당해고를 인정했다.

시민언론 민OO를 상대로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노동청 진정을 제기한 A PD는 “근로자로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공익과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말하는 시민언론 안에서조차 다투고 쟁취해야만 했다는 현실이 서글프고 참담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개인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데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이번 판정을 계기로 민들레가 내부의 노동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그동안 스스로 강조해 온 공익과 사회적 책임의 기준을 조직 내부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등 잘못을 바로잡고 실질적인 쇄신에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민언론 민OO의 퇴직자인 임종업, 유상규 에디터는 이번 서울지노위 판정문이 나오자 성명을 통해 “이번 지노위 판정으로 탈법 가짜 프리랜서 계약서를 쓰게 하고 노동자를 착취한 민들레의 민낯이 드러났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번 사태는 시민언론 민들레가 자초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시민언론’ 접두어를 떼지 않으려면 A PD 부당해고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책임을 져라”라고 했다.

이번 사건을 대리한 하은성 노무사는 “이번 판정은 업무계약서에 기재된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는 대신, 그 내용에 따라 근로자가 노무를 제공했다는 것에 대한 입증책임을 사용자에게 부과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노동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처분문서의 효력을 제한하고, 입증책임을 완화 내지 재분배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것 같다”이라고 판정의 의의를 밝혔다.

아울러 “산재보험에서 전속성 요건이 폐지된 것처럼 배타적으로 노무를 제공할 것을 요구하는 전속성(exclusivity)은 더이상 근로자성 판단의 주된 징표가 되기 어렵다. 서울지노위가 동음이의어인 일신전속성(一身專屬性)과 구별하지 않고 전속성의 개념을 혼용하는 관행을 바로 잡은 것”이라고 기존의 노동위원회 판정 및 법원 판결보다 더 나아가 설시한 부분을 강조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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