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제7형사부((재판장 임주혁 부장판사, 차민우·김서린 판사) 2026년 8월 11일, 강도살인,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증거인멸 교사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증거인멸교사의 점은 무죄.
증거인멸 혐의로 함께 기소된 피고인 A의 사실혼 배우자 피고인 B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강도살인죄는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만 규정되어 있는 중대한 범죄이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재물을 강취할 목적으로 ‘졸피뎀 성분이 들어있는 수면제’를 광동원탕에 넣어 피해자로 하여금 마시게 한 다음 재물을 강취하고 삶은 계란을 피해자의 입에 집어넣어 피해자를 살해했다. 이후 부친인 D가 피해자의 재산상속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자 2025. 3. 26. 새벽 D를 흉기로 살해했다(부산지법 동부지원서 징역 27년).
1심 재판부는, 자신의 가족을 단순한 도구로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졸피뎀 성분이 녹아 있는 공병을 치우는 등 범행이 매우 계획적이고 치밀하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비난가능성도 매우 크다. 특히 피고인이나 다른 사람들의 진술에 의해도 피고인과 피해자의 평소 관계가 나빴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상당 금원을 대여하는 등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앙심을 품을 이유도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기는커녕,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경찰에서 강압수사를 받아 진술했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이러한 사정에 기타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정까지 참작하면, 사형이라는 극형을 선고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교화개선의 여지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어, 이 사건에서 사형이 피고인에 대하여 불가피한 형벌임이 충분히 수긍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A의 증거인멸교사와 피고인 B의 증거인멸 무죄부분) 피고인 B가 피고인 A로부터 D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B으로서는 피고인 A가 직접 자신의 아버지인 D을 살해했다고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A가 피고인 B에게 D을 살해할 당시 입었던 옷가지, 신발 등이 들어있던 이 사건 증거물을 쓰레기 봉투에 담아서 버리라고 시켰고, 피고인 B이 이에 따라 위 쓰레기봉투를 버렸다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 C(40·남)의 친동생으로, 이들은 피고인이 살해한 부친 D(65)과 모친 망 E(2010. 4. 16. 사망)의 아들이다.
피고인은 2023. 10.경부터 천안시 서북구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B와 동거생활을 시작했고, B는 2024. 8. 26. 피고인의 아들인 G를 출산했다. D는 E와 1984. 1. 6. 혼인했으나 1994. 12. 13. 가정불화로 이혼했고, E가 2010. 4. 13. 사망하게 되자, 장남인 피해자는 2011. 7. 8. E가 실제 소유하고 있던 부산 동래구 H호에 대해 이모인 I로부터 소유권 명의 이전을 받았다.
(범행배경) 피고인은 2022. 8.경 ㈜○○산업 소속 안전과장으로 근무하던 중 여성 직원을 위력으로 추행한 혐의로 형사 입건된 후 2023. 8. 31.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에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로 불구속기소 되었고, 2023. 7.경 위 형사사건으로 인해 권고 사직하게 됐다.
피고인은 권고 사직한 이후인 2023. 7.경부터 특별한 수입 없이 캐피탈로부터 대출받은 7,700만 원과 B로부터 보관을 의뢰받은 5,000만 원을 이용해 전업으로 주식투자를 했으나, 실패해 원금을 대부분 탕진하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B가 2024. 4.경 피고인에게 보관을 의뢰했던 5,000만 원의 반환을 요구하자, 피고인은 형인 피해자에게 그 돈을 대여한 것처럼 허위 내용의 차용증을 작성해 B엑 보여주었고, 계속해 피해자로부터 대여금을 변제받으라고 압박하자, 피고인은 피고인은 2024. 8. 22. 피해자에 대한 허위 내용의 내용증명서를 작성해 B에게 보여주었다.
이후 B가 형(피해자)의 재산을 압류하려하자 피고인은 사실대로 실토했고 B에게 채무액을 5,400만 원으로 상향해 이행각서를 재차 작성해 주었다.
반면 피고인은 2024. 5. 23. 피해자로부터 형사합의금 명목으로 2,200만 원을 차용한 후 이를 합의금으로 사용하지 않고 대출이자 및 신용카드 연체금으로 사용했다. 은행권 채무, 신용카드 요금 및 휴대폰 요금 등이 계속 연체되고 B에 대한 채무도 변제해야 할 상황이 됐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가 단독으로 물려받은 위 부동산에 대한 절반의 지분을 요구했으나 피해자로부터 거절당했다.
이에 피고인은 2024. 10. 3., 2024. 12. 20. 2차례에 걸쳐 네이버로 “산도스 졸피뎀정, 스틸녹스 10㎎ 치사량”, “졸피드정 10㎎"을 검색하는 등으로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강도살인,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피고인은 2024. 12. 29. 오후 2시 13분경 피해자와 만나기로 약속하고 졸피드정이 함유된 수면제를 챙겨서 나왔고, 다이소에서 구운란 2구를 구입한 뒤, 같은 날 오후 5시 20분경 서울시 성북구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피해자를 만났다.
피고인은 같은 날 오후 6시경부터 오후 7시 20분경까지 서울시 중랑구에 있는 식당에서 피해자와 함께 저녁 식사를 했고 피해자의 주거지 인근으로 함께 이동한 뒤 피해자는 먼저 들어갔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집에서 30분 이상 떨어져 있는 서울시 송파구로 이동해 광동원탕 12개와 박카스 10개를 구매해 다시 피해자의 집 인근으로 돌아왔다.
이후 피고인은 자신의 소유인 쏘나타 차량에서 졸피드정이 함유된 수면제 불상량을 잘게 부숴 광동원탕에 넣은 뒤 피해자의 집으로 이동해 피해자에게 이를 건네주어 마시게 했다. 피해자는 의식장애 등 항거불능 상태에 이르게 됐다.
이어 피고인은 2024. 12. 29 오후 11시 36분경부터 다음날 0시 7분경까지 피해자의 휴대전화 우리은행 앱에 피해자의 생체인식 등을 활용해 3차례 계좌이체를 시도했으나 계좌비밀번호를 알 수 없어 실패하게 됐다. 이에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비밀번호 입력을 요구해 피해자의 계좌에서 피고인의 친구 국민은행 계좌로 1,150만 원을 이체했다.
마지막으로 피고인은 2024. 12. 30. 0시 15경부터 같은 날 0시 21분경까지 사이에 피해자의 입속에 맥반석 구운 달걀을 강제로 집어 넣고 피해자의 집에서 나왔다. 결국 피해자는 졸피뎀의 영향으로 피해자의 후두덮개에 걸린 달걀 조각으로 인해 기도가 폐색되어 질식사했다.
피고인은 재물을 강취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서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해 피해자로부터 1,150만 원을 강취한 뒤 피해자를 살해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고인은 자신의 형인 피해자를 만나 함께 저녁을 먹은 다음 피해자의 집으로 가서 피해자로부터 1,150만 원을 차용했고, 광동원탕과 박카스를 건넨 다음 계란을 주고 집을 나왔을 뿐,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먹이거나 피해자 입에 계란을 밀어 넣어 피해자를 살해한 사실이 없다.
-살인죄에서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하다. 그러한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된다(대법원 2006. 4. 14. 선고 2006도734 판결,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도9867 판결 등 참조).
1심 재판부는 이 법원이 채택해 조사한 증거들에 의해 인정되는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는 피고인을 만난 뒤 피해자의 집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피해자를 부검한 부검의는 2025. 2. 3. 사인과 관련해 피해자의 사인은 기도폐색질식사로 추정된다고 했다. 피해자의 혈액 중 졸피뎀 농도는 치료농도, 독성농도, 치사농도 모두에 해당하고, 상용량 이상의 졸피뎀 복용 가능성이 인정되며, 졸피뎀 과량복용시 단시간에 깊은 수면 및 진정상태에 이를 수 있다.
반면 피해자는 직장인으로 일정한 수입이 있었고, 피고인에게 수천만 원을 빌려줄 수 있을 정도고 재산도 있었으며, 모친으로부터 상속받은 부동산도 있었다. 피해자가 사망할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의 재산을 상속받는다면, 피고인의 경제적 어려움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었다.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A에 대한 조사를 담당한 증인 AD의 법정진술) 피고인은 아버지 D을 살해한 혐의로 2025. 3. 27. 긴급체포되었고, 같은 날과 다음 날 합계 3회에 걸쳐 위 사건에 대한 경찰 조사를 받다가, 이 사건 피해자(친형)에 대한 범행을 자백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여 제4회 경찰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강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은 변호인의 조력을 받고 있으면서도 이 사건 범행을 자백했다.
AD는 D를 살해한 혐의로 피고인을 조사하던 중, 피고인이 서울성북경찰서에서 이 사건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AD가 확인한 ‘사건정보’의 ‘사건개요’에는 ‘변사자(피해자)는 2024. 12. 31. 15:40경 서울 성북구 집안에서 천장을 바라본 채 누워 있는 자세로 사망하였다.’가 기재되어 있었고, ‘범죄사실’에는 ‘피의자는 피해자 C의 친동생이다. 피의자는 2024. 12. 29. 21:45경 서울 성북구 피해자 주거지에 방문하여 피해자를 상대로 알 수 없는 방법으로 수면제(졸피뎀)를 투약한 뒤 살해하였다.’고만 기재되어 있었을 뿐이어서 AD로서는 이 사건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로 조사를 시작했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인 과정, 당시 피해자의 상태, 입에 계란을 넣은 계기 등은 모두 오로지 피고인의 진술에 의지하여 조사한 점, 이처럼 오로지 피고인에 의지해 이루어진 제4회 경찰 조사 당시 피고인의 진술이 피해자에 대한 검시나 부검 등을 통해 밝혀진 피해자의 사인 등과 부합했다.
피고인은 경찰 조사 당시 형사과장이 ‘남자 대 남자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라, 이런 식이면 평생 못 나온다. 최대한 리얼하게 이야기하면 한 번에 끝내주겠다. 피곤하게 안하면 우리가 편하게 사회 밥 먹게 해주겠다.’는 등으로 자백을 강요 당해 허위로 진술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위 형사과장이 영상녹화가 되지 않을 때만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말했다는 것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위 형사과장이 피고인에게 없는 사실에 대한 진술을 강요했거나, 기타 강압적인 수사방식으로 피고인으로 하여금 자백을 강요했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대로 진술하라고 설득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에 대한 조사자인 증인 AD의 법정진술 중 피고인에 대한 제4회 경찰 조사 당시 범행을 시인하는 취지의 진술 부분은 특신상태(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고 보이므로,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부산지법, 친형 재산 강취 목적 수면제 먹여 강도 살인 무기징역
친형 사망 알리고 상속 포기 하지 않던 부친도 흉기 살해 기사입력:2026-08-12 22:5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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