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폐암 사망' 만성폐쇄성질환이 장해급여 지급 요건에 해당한다는 원심 파기 환송

기사입력:2026-07-12 09: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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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3부(주심 대법관 오석준)는 원고가 근로복지공단(피고)을 상대로 미지급보험급여청구 부지급결정의 취소를 구한 사건 상고심에서, 이 사건 상병(만성폐쇄성질환)의 증상이 고정되었다는 전제 아래 이 사건 상병이 장해급여의 지급요건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원심법원(서울고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6. 5. 20. 선고 2025두35170 판결).

원고의 배우자인 망 B(이하 ‘망인’)는 17년 9개월간 무연탄광업소에서 근무했던 사람으로, 2019. 9. 17. 폐암을 진단받고 요양하던 중 2020. 5. 29. 사망했고, 망인의 사망진단서에는 직접사인으로 ‘폐암’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라고 보아 망인의 배우자이자 유족인 원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처분을 했다.

원고는 2024. 2. 13. 피고(근로복지공단)에게 망인의 만성폐쇄성폐질환(이하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장해급여'의 지급을 구했으나, 피고는 2024. 3. 6.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상병이 장해급여의 요건을 충족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사유로 미지급 보험급여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을 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이 사건 상병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하기 위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의 요건을 충족했는지 여부이다.

1심(서울행정법원 2024. 11. 27. 선고 2024구단60568 판결)은 망인의 심폐기능 악화가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전제 하에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① 망인이 사망하기 전 2020. 3. 11.자 심폐기능 검사를 실시할 당시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치료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되는 치유상태에 있어 노동능력이 상실되거나 감소된 상태에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② 이 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도 망인이 폐암을 진단받은 상황이어서 망인의 심폐기능 중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해 감소된 부분을 특정할 수는 없다고 본 점, ③ 망인은 과거 천식을 앓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망인의 폐기능 감소는 위와 같은 기왕력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 점, ④ 망인이 생전에 만성폐쇄성폐질
환과 관련한 최초 증상이 언제, 어떻게 나타났는지, 이에 대한 진단을 받아 어떠한 치료를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구체적 진료기록이 확인되지 않는 점을 들었다.

원심(2심 서울고등법원 2025. 9. 17. 선고 2024누70502 판결)은 원고의 청구를 인용해 1심판결을 취소하고 피고가 2024. 3. 6. 원고에게 한 미지급보험급여청구 부지급경정을 취소했다.

‘적절한 치료를 하여도 완치되지 않고 시간이 가면서 악화될 수 있는 질병’인 경우에도 장해급여의 지급요건인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이 사건 상병의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러서 장해급여의 지급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피고의 요양급여는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른 망인의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하여 지급된 것이 아니라 망인의 폐암 질병에 대하여 지급된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 판단) 문제되는 질병이 적절한 치료를 하여도 완치되지 않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악화될 수 있는 경우에는, 장해급여의 지급요건이 되는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장해급여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이 완치되거나 그 부상 또는 질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서 신체에 장해가 있는 경우에 지급할 수 있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4977 판결 참조).

장해급여는 부상 또는 질병의 치유가 종료된 후의 노동능력 상실에 따른 일실수입을 전보하기 위하여 지급하는 보험급여이며, 이의 지급을 위한 장해등급을 확정하기 위하여는 그 증상의 고정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부상 또는 질병의 완치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장해상태가 종전에 비하여 악화되는 등 그 진행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증상이 고정되지 않아 장해등급을 확정할 수 없다.

피고는 망인의 폐암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여 2021. 2. 2. 원고에게 재해발생일인 2019. 9. 17.부터 망인의 사망일인 2020. 5. 29.까지의 휴업급여 및 이종요양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의 결정을 통지했다.

1심법원의 진료기록감정의는 ‘망인의 폐기능 저하에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외 폐암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고,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폐기능 저하 부분과 폐암 등으로 인한 폐기능 저하 부분을 구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제시했다.

동일한 부위에 대한 상병이 두 가지 이상이고 각 개별 상병으로 인한 증상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경우, 하나의 상병이 치유되지 아니한 상태로 요양 중임에도 다른 상병에 대하여 만연히 치료가 종결되어 증상이 고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망인이 사망 시까지 폐암으로 요양 중이었고 업무상 재해인 폐암의 진단일부터 사망 시까지의 기간이 8개월 남짓에 불과했던 이상, 동일한 부위에 관한 이 사건 상병의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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