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구고법 제1-3형사부(재판장 송민화·정성욱·왕해진 고법판사, 대등재판부)는 2026년 6월 11일, 34년간 돌본 뇌병변 및 지체장애 딸(40대)을 2025년 10월 23일 오전 9시경 전처의 자택에서 질식시켜 숨지게 해 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71)에 대한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를 기각해 원심(징역 3년)을 유지했다.
1심 대구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정한근 부장판사, 김주형·이하은 판사)는 2026년 3월 1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들의 양형의견을 참작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배신원 7명은 만장일치로 유죄평결을 했고 배심원 4명은 징역 3년, 3명은 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의 양형의견을 냈다.
-피고인은 아내와 수 년 전 이혼한 후 따로 혼자 거주했으나 최근 전 아내와 거주하는 딸인 피해자의 병세가 악화되어 언행 및 거동이 불편해지자 전 아내가 일을 간 사이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피해자를 간병해 왔다.
피고인은 2025. 10. 23. 오전 9시경 그곳 거실 바닥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던 피해자가 보채면서 큰 소리를 지르자 피해자를 달래기 위해 텔레비전을 끄고 피해자가 좋아하는 채널이 방송되는 라디오를 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가 소리 지르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하자 피고인은 왼손으로 피해자의 입과 코를 막은 채 "조용히해라. 소리를 지르면 경비실에서 찾아온다.", "아버지도 괴롭다. 아버지도, 엄마도 힘드니 제발 조용히 좀 해라."고 말하면서 피해자를 달래다가, 피해자가 진정되지 않자 양손으로 피해자의 입과 코를 막으면서 "제발 좀 조용히 하라."라고 반복해 말했다.
그럼에도 피해자가 전혀 진정되지 않은 채 소리를 지르고 고개를 흔드는 것을 반복하자, 앞으로 계속 피해자를 간병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두려움과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는 것에 대한 분노 등을 복합적으로 느끼면서 피해자를 살해하겠다고 마음먹고, 눌러 피해자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질식으로 사망하게 했다.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범행을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피해자는 6세경 발생한 상세불명의 뇌질환으로 인하여 중등도의 뇌병변 및 정신지체장애를 갖게 되었고, 피고인은 이러한 피해자를 34년간 보살폈으며 이 사건 무렵에는 피고인도 시력을 거의 잃었음에도 건강상태가 급격히 나빠진 피해자를 간병해 왔다.
피고인은 밤새 소리를 지르며 고통스러워하는 피해자가 불쌍하다는 생각과 시력이 악화되어 사실상 실명에 이른 자신이 더 이상 피해자를 돌보기 어렵다는 생각에 피해자를 살해하고 피고인 스스로도 자살을 시도했는데, 이는 충동적이고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의 모는 원심 법원에 유족을 대표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표시하며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고령이며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손으로 눌러 피해자를 질식시켜 살해한 것이다. 사람의 생명은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존엄한 가치이고, 생명을 앗아가는 살인죄는 그 결과가 참혹하며 피해 회복이 불가능한 중대한 범죄이므로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심한 장애를 가진 피해자는 무방비 상태에서 가장 신뢰하는 사람인 아버지의 범행에 저항하지 못한 채 형언하기 어려운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죄책이 무거워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량은 이러한 중요한 정상들을 빠짐없이 검토해 결정된 것으로 보이고, 원심의 형을 변경할 만한 양형조건의 변화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들의 양형의견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대구고법, 34년간 돌본 장애 딸 숨지게 한 아버지 항소심도 징역 3년
기사입력:2026-06-1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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