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판사는 2026년 5월 27일 돼지금통을 '주점 카운테에 갖다놓으라'는 지시를 '치워버리라'고 오해해 돼지저금통을 손괴하고 현금을 꺼내 절도,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은 당시 부산 동래구 C주점 종업원이고, 피해자 D는 주점 업주이다.
피고인은 2023. 11. 7. 오후 9시경 부산 동래구 C주점에서 피해자 소유의 시가 5천원 상당의 플라스틱으로 된 돼지저금통을 주방으로 가지고 가서 가위로 뜯어내는 방법으로 손괴하고, 그 안에 있던 현금 12만5000원을 가지고 가는 방법으로 절취했다.
1심 단독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재물손괴의 고의로 피해자 소유인 돼지저금통을 손괴했다는 점과 피고인이 불법영득의사로 돼지저금통을 뜯어내고 그 안에 있던 현금 12만5000원을 가지고 가는 방법으로 절취했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입증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제2회 공판기일에서의 녹취록 CD재생·청취 결과 및 수사보고서(당시 피의자가 제출한 녹취자료 첨부)에 의하면 피고인이 증인들인 E를 통해 전달받은 F의 ‘돼지저금통을 카운터로 가져다 놓으라’는 지시를 ‘돼지저금통을 치워 버리라’는 지시로 오해하여 위와 같은 행위를 했을 여지가 있을 것으로 봤다.
녹취록을 보면 F는 "니는 무슨 생가긍로 돼지 두마리를 내한테 말도 안하고 잡아뿟는데"라고 말하자 피고인은 "그거 삼촌이 내한테 이야기 했어요. 치우라고 사장님이"라고 말했다.
이에 F가 "아 치우라는게 카운터에 갖다 놓으라는 거지."라고 말하자, 피고인은 "원래 카운터에 있었잖아요. 안그래도 내한테도 5만원짜리는 빼뿌리라고 하던데. 이거 치워야 되는 갑다 해서 정리한건데요."라고 말했다.
F는 이 사건 발생 직후 E를 통해 피고인으로부터 돼지저금통에서 꺼낸 돈 12만5000원을 되돌려 받은 후 장기간 동안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
그러다가 피고인이 이 사건 주점 퇴사 후 미지급 임급을 F로부터 지급받는 과정에서 합의금 명목으로 미지급 임금에 더해 돼지저금통에서 꺼낸 돈중 12만 원을 추가로 요구하자 F는 감정이 상했고, 그 사실을 들은 F의 딸 피해자 D(업주)역시 화가 났던 것으로 보인다.
증인 D의 법정진술에 의하면, D는 피고인이 이 사건 주점 주변의 동종 업종의 가게에 취업한 것을 보고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D가 피고인을 고소하게 된 경위와 피고인과 F 사이에 있었던 일을 고려하면, D와 F는 피고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진술을 했을 동기나 이유가 있다고 판단된다.
D가 피고인을 고소하고, 이 법정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기는 했으나 D는 이 사건을 직접 목격한 목격자가 아니고 이 사건 관련 내용을 전해들은 사람에 불과하므로, D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사건 주점의 주방 내 분리수거 장소는 F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장소이므로, 피고인이 만일 돼지저금통을 몰래 손괴하고 그 안에 돈을 절취해갈 의도였다면 돼지저금통을 훼손한 후 이를 주방 내 분리수거 장소에 버리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수사보고서(피의자가 제출한 녹취자료 첨부)의 기재에서 확인되는 피고인과 F의 통화 내용이나 피고인과 J 사이 통화 내용에서 확인되는 것과 같이 피고인이 E을 통해 전달받은 F의 지시(돼지저금통을 카운터에 가져다 놓으라)를 돼지저금통을 치우라는 것으로 오해하여 돼지저금통을 훼손한 후 그 안에 돈을 꺼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인이 돼지저금통을 훼손한 후 그 안에 돈을 꺼낼 당시 재물손괴의 고의나 돼지저금통 안에 있던 돈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부산지법, 돼지저금통을 '치워 버리라'고 오해해 손괴하고 돈을 꺼낸 주점 종업원 무죄
기사입력:2026-06-09 13:5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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