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성 난청 얻은 노동자, 근로복지공단의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 승소

38년 소음 노출 측정 기록 없다고 업무관련성 부정한 공단
법원 "동종 사업장 기준·개인 감수성 종합해 인과관계 인정
기사입력:2026-06-05 11:20:15
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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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서울행정법원 제4단독 신세아 판사는 2026년 4월 17일, 시멘트 공장과 레미콘 업체에서 38년 넘게 일하며 소음성 난청을 얻은 노동자(원고)가 근로복지공단(피고)을 상대로 제기한 장해급여부지급처분의 취소를 구한 행정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인용해 '피고가 2024. 5. 10. 원고에게 한 장애급여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을 선고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원고는 1976년 2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동양시멘트공업 삼척공장을 시작으로 주문진공장·강릉공장, 강릉레미콘, 기륭레미콘, 대주레미콘 등 여러 시멘트·레미콘 업체에서 약 45년간 근무했다.

이 중 38년 6개월이 B/P운전·점검 및 변전공 등 설비 소음에 직접 노출되는 업무였다. 보호장비 없이 설비소음과 공장 내 각종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원고는 2021년 10월 감각신경성 난청(소음유발 난청)을 진단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장해급여를 청구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직업력 평가에서 소음노출 수준이 인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업무상 소음과의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2024년 5월 부지급 결정을 내렸다.

공단은 원고의 초기 근무 시기에는 작업환경측정 기록이 없고, 측정이 존재하는 기간도 80dB 미만 또는 최대 82.9dB 수준으로 전체적으로 소음노출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원고는 장기간 노출된 소음의 정도는 85dB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고, 설령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며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신세아 판사는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상병과 원고의 업무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소음 측정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업무관련성을 부정할 수 없으며, 동종 사업장 측정 결과와 개인 청력 감수성을 종합해 인과관계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법원 감정의(직업환경의학과)는 원고가 1983년부터 1998년까지 15년 5개월간 근무한 주문진·강릉공장은 이후 근무지와 업무공정·부서가 유사하고, 설비 소음이나 보호구 착용 미흡 등을 고려할 때 과거 소음노출이 현재와 유사하거나 더 높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삼척공장 근무 기간(5년 6개월)에는 유사 사업장인 삼표시멘트 전기팀 소음수준을 적용했다. 이를 종합하면 원고는 80~84.9dB 소음에 9년 7개월, 85dB 이상 소음에 1년 3개월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밝혔다.

이 법원의 감정의는 "85dB 이상 소음에서 난청 위험이 커지지만, 개인 감수성에 따라 그 이하 수준에서도 영향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고는 노인성 난청이 병합돼 있으나 동 연령대의 청력역치보다 악화된 소견을 보이고 있고, 업무 이외의 다른 원인으로 인한 이질환도 확인되지 않았다.

법원은 수정된 소음노출 수준, 개인 청력 감수성, 연령 평균 대비 악화된 청력역치를 종합해 "업무수행 중 소음 노출이 난청 발생을 촉진한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더드림법률사무소 박성훈 변호사는 "공단은 현재 측정된 소음 수준이 기준 미만이라는 이유로 과거 수십 년간의 소음 노출을 일괄 부정했다"며 "법원이 1970~80년대 작업 환경의 소음 수준이 현재보다 높았을 가능성과 동종 사업장 기준을 합리적으로 적용해 업무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과거 측정 기록이 없는 오래된 직업력을 가진 근로자의 권리 구제에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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