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편도욱 기자] 청소를 자동화한다는 발상은 오랫동안 사치처럼 느껴졌다. 직접 청소기를 들고 다니는 데 익숙했고, 로봇청소기를 써본 적도 없었다.
로봇청소기에 다시 관심이 간 건 가격 때문이었다. 드리미가 3월 9일 X60 울트라를 129만 원에 내놨다. 경쟁사 플래그십보다 수십만 원 저렴한 가격이 눈에 들어왔다. 2주 동안 직접 돌려봤다.
설치를 시작하자 가장 먼저 공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스테이션은 한 자리에서 자동 먼지 비움, 자동 물걸레 건조, 100°C 고온 세척까지 처리하는 구조라 부피가 적지 않았다. 결국 거실 콘센트 옆을 한 평 가까이 비워줬다.
스테이션이 예상보다 컸다면, 본체는 반대로 예상보다 얇았다. 두께 7.95cm. 옆에서 보면 성인 손바닥 두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전 모델 8.9cm 대비 약 11% 줄어든 수치다. 시험 삼아 소파 아래 빈틈에 손을 넣어봤다. 청소기 본체가 들어갈 깊이였다. 평소 청소가 쉽지 않았던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상단에는 LDS 센서가, 전면에는 듀얼 카메라가, 그 아래에는 작은 파란 LED가 있었다. 본체 옆면의 듀얼 브러시, 후면의 두 개의 원형 물걸레 패드까지, 첫인상은 가전이 아니라 잘 마감된 가구에 가까웠다. 무광 화이트 색상도 거실 분위기와 무난하게 어울렸다.
첫 가동은 평일 출근 직전이었다. 앱에서 시작 버튼을 누르고 현관문을 닫았다. 두 시간쯤 외출했다가 돌아왔을 때, 청소기는 이미 스테이션에 돌아와 물걸레를 건조 중이었다.
거실 바닥은 보이지 않던 머리카락과 먼지가 사라져 있었다. 식탁 다리 사이와 소파 아래, TV 장 아래 등 평소 손이 닿지 않던 곳까지 청소가 이뤄져 있었다. 사람이 청소할 때 무의식적으로 건너뛰던 구역이었다.
외출 후 돌아와 맨발로 바닥을 밟았을 때 가장 먼저 차이가 느껴졌다. 평소 미세하게 까끌까끌하던 거실 바닥이 매끈했다. 230RPM 회전과 15N 압력, 40°C 온도 유지라는 사양이 체감으로 이어졌다. 단순히 바닥을 적시는 수준이 아니라 닦아낸다는 느낌이 분명했다. 다만 주방 가스레인지 앞처럼 끈적한 유분이 묻은 자리에선 한 번에 완벽히 닦이지 않았다. 두 번 정도 돌려야 평소처럼 정리됐다. 끈적한 오염 제거력은 기대보다 다소 약하게 느껴졌다.
일주일에 두 번씩 돌리는 패턴이 자리 잡았다. 화요일과 금요일 외출 시간에 작동시켰다. 화요일은 출근, 금요일은 헬스장. 외출이 청소의 시작이 됐다.
장애물 인식은 인상적이었다. 한 번은 운동 직후 들고 들어온 가방을 무심코 안방 입구에 내려놓았다. 청소기는 안방으로 들어가지 못하자, 다른 방을 먼저 청소한 뒤 다시 안방으로 돌아왔다. 그 사이 가방을 옮겨두자 곧바로 안방 청소를 마쳤다. 한 번 그려둔 지도를 그대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막힌 길이 풀리기를 기다린 뒤 다시 가는 동작이었다. 불필요하게 후진하는 동작이 줄어든 점도 동작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었다.
전면 듀얼 카메라와 블루라이트 광학 스캔이 합쳐진 회피 능력은 일상에서 자주 체감됐다. 거실 한쪽에 두던 충전 케이블 위는 그동안 일반 청소기 호스로 끌고 지나가던 자리였다. X60은 케이블 앞에서 멈췄고, 우회했다. 청소가 끝난 뒤에도 케이블이 원래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졌다.
거실에서 베란다로 넘어가는 6cm 단차에서 청소기는 잠시 멈춰 문턱을 확인하더니 앞부분을 들어 올려 넘어갔다. 단일 문턱은 최대 4.5cm, 이중 문턱은 최대 8.8cm까지 넘는다고 했다. 보조 바퀴 위치가 바뀐 덕에 문턱에 남던 스크래치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동안 직접 청소하던 베란다까지 청소 범위에 들어왔다. 청소 동선 전체가 단순해진 셈이었다.
2주가 만든 가장 큰 변화는 시간 감각의 이동이었다. 집안일을 처리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청소는 사람보다 느렸지만, 그 시간은 온전히 다른 일에 쓸 수 있었다. 본래 청소에 쓰이던 시간이 다른 일에 쓸 수 있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가격 129만 원은 진입 장벽을 한 단계 낮춘 수치였다. 작년 X50 시리즈 139만 원에서 또 한 단계 내려왔고, 경쟁사 플래그십 대비 30~40% 저렴했다. 35,000Pa 흡입력, 230RPM 듀얼 회전 물걸레, 100°C 스테이션 세척 같은 사양을 이 가격대에서 제공한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었다. 이런 가격 전략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시장 변화도 있었다.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은 2025년 1조 원 규모를 처음 넘어섰고, 1위 로보락(45%)을 추격하는 드리미(12.8%)가 가격 카드로 점유율 30% 목표를 던진 시점이었다. X60 울트라는 그런 전략을 상징하는 제품으로 보였다.
카메라가 달린 제품인 만큼 보안도 확인해봤다. 드리미는 2025년 12월 31일자로 한국 사용자 데이터를 한국 서버로 이전했다. 카메라가 달린 가전에 대한 부담을 어느 정도 줄여주는 요소로 느껴졌다. 이번에 사용한 직배수 모델은 스테이션 전면이 카메라를 물리적으로 가리는 구조여서, 사용하지 않을 때의 시야 차단도 자연스러웠다.
사용 과정에서 몇 가지 특징도 확인할 수 있었다. 회피 반경이 다소 좁아 가끔 케이블이나 끈을 살짝 밟는 경우가 있었다. 청소 사각을 줄이기 위한 설계지만, 그만큼 장애물을 더 가까이에서 인식하는 특성도 있었다. 가는 충전 케이블 위에 살짝 걸리는 장면을 2주 동안 두 차례 봤다.
문턱 돌파 기능은 양날의 검이었다. 거실 매트 위에 청소기가 올라가서 정지하거나, 식탁 의자 다리 위에 올라타려 시도하는 케이스가 2주 동안 두 번 있었다. 매트 가장자리를 문턱으로 인식한 것으로 보였다. 매트가 많은 집은 자동 모드 외에 구역별 설정을 미리 만들어 두는 편이 안전하다.
구매 전 확인해 두면 좋은 부분도 있다. 한국판은 글로벌 모델의 일부 위생 기능(UV LED 살균, 물걸레 오염 감지 재세척, 더스트백 건조, 카펫 챔퍼, 섀시 리프팅, 듀얼 세제 슬롯)이 빠진 채 출시됐다. 압력 챔버 시스템도 한국 출시 모델에서는 제외돼, 러그 위 흡입은 35,000Pa 사양 대비 다소 아쉬운 결과를 보였다. 카펫이나 러그 위 청소가 잦거나 반려동물 위생 기능이 필요한 가정이라면, 글로벌 모델 사양과 한 번 비교해 보고 결정하는 편이 좋다. 앱 한국어 번역에서도 '집을 떠나다' 같은 직역이 군데군데 남아 있었지만, 작동에는 영향이 없었다.
드리미 X60 울트라는 2주 동안 청소를 대하는 방식을 바꿔놓았다. 35,000Pa 흡입력, 8.8cm 문턱 극복, 7.95cm 슬림 바디, 100°C 스테이션 세척 같은 사양들이 따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 '집을 비우면 청소가 시작된다'는 하나의 경험으로 모였다.
청소는 더 이상 시간을 내서 해야 하는 일이 아니었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
[리뷰] 외출하면 청소가 시작된다…드리미 X60 울트라 2주 사용기
기사입력:2026-05-31 23: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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