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무고 교회 장로·권사·집사 유죄 1심파기 무죄 원심 확정

기사입력:2026-02-04 06:00:00
대법원.(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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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 엄상필)는 피고인들인 교회 장로·권사·집사의 세자매의 친부와 선교사에 대한 성폭행 무고 사건 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해 공소사실을 유죄(실형)로 본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대법원 2025. 12. 24. 선고 2025도4127 판결).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무고죄의 성립과 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피고인들은 2013. 10.경부터 D교회를 다닌 사람들로, 교회 내에서 피고인 A(60대, 검찰공무원)는 장로, 피고인 B(50대)는 권사, 피고인 C(50대)는 집사의 직책을 갖고 있었다.

교인들 사이에서 피고인 A와 피고인 B(부부)는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능력(기독교에서는 ‘은사’라고 표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는데, 피고인 B의 경우 환상을 보거나 환청을 듣는 등으로 고통이나 문제의 근원을 찾아낼 수 있는 능력을, 피고인 A의 경우 기도를 통해 귀신을 쫓거나 병을 낫게 하는 등 고통을 치유하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인식됐다.

이 같은 이유로 다수의 교인들이 피고인 A와 피고인 B를 전폭적으로 신뢰하고 추종했으며, 특히 목사가 부재했던 2019. 1.경부터 피고인 A은 교회 내 최고 권위자로서 교회의 중요 사항을 보고받고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

피고인 C는 과거 성폭력 상담소에서 상담 업무에 종사했던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피고인 A와 피고인 B의 신임을 받으며 교인들의 성 관련 문제에 대해 피고인 B와 함께 주로 20, 30대 여성 교인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해 왔다.

피고인들은 2019년 2월부터 피해자 E씨의 자녀인 세 자매를 대상으로 교회에서 수차례 성 관련 상담 업무를 진행하면서 E씨가 성폭행 가해자라는 진술을 유도했다. 이어 둘째가 남자친구에게 성적 흥분을 느낀 적이 있다고 고백한 걸 계기로 그에게 영적인 문제가 있고 기억하지 못하는 성폭력 피해 사실이 있는 것처럼 말하며 기억을 떠올리라고 종용했다. 2019년 8월에는 E씨가 1999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세 자매를 유아때부터 성폭행했다며 자녀들로하여금 고소하게 해 E를 무고했다. 그러나 E씨는 세 자매를 성폭행한 사실이 없었다.

또 피고인들은 선교사인 P의 조카 Q(20대·여)가 자신에게 동성애 성향이 있다고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성애가 성폭행의 증거"라며 실제 존재하지도 않은 성폭행 기억을 떠올리도록 유도했고, 외삼촌인 P에게 길들여져 최근까지도 간음한 적이 있다고 믿게 했다.

P는 본인이 다니던 교회 장로들에게 피고인들이 다니던 교회가 이단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 지역 교회 장로들에게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후 본인 교회가 피고인들의 교회를 이단으로 분류했다. 이에 피고인들이 P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피고인들은 공모해 P로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Q로 하여금 고소장을 제출하게 해 P를 무고했다. P역시 성폭행 사실이 없었다.

-1심(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11. 16. 선고 2021고단4043 판결)은 피고인 A, B에게 각 징역 4년을, 피고인 C에게 징역 3년을 각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고소인들을 친부와 외삼촌으로부터 유아 때부터 몸서리칠 정도로 슬프고 끔찍한 성폭행을 당하고, 이를 극복하지 못해 성인이 되어서도 친부, 외삼촌과 성적 관계를 맺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피무고자들은 자신의 세 딸과 조카를 오로지 자신의 성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한 극악무도한 자로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A, B는 교회의 장로와 권사로서 고소인들에 대한 사역과 성상담을 주도하면서 이를 통해 복종하게 함으로써 이 사건 범행을 지배했다고 봤다.

그러자 피고인들은 사실오인,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피고인들은 친족성폭행 피해사실을 허위로 볼 수 없고 이 사건 고소인들에게 허위기억이 만들어지도록 유도하거나 이를 주입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원심(2심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2. 14. 선고 2023노3424 판결)은 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했다.

세 자매의 성폭행이 허위사실이고, 성 상담 과정에서 허위기억이 형성된 점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고의로 이 사건 고소인들의 허위기억을 형성 또는 주입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 C의 공모나 범행가담 동기가 불분명하고 피고인 A가 성상담에 관여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고, 오히려 피고인 A은 피고인 B, C에 의하여 허위기억이 형성된 이후 비로소 이를 전해 들어 알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피고인 A는 검찰수사관으로 약 30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자매의 진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 증거는 물론 일기장, 메모 등과 같은 쉽게 확인 가능한 증거들의 존재여부도 확인하지 않았고 이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이는 무고범행을 의도한 수사전문가로서의 행동이라고 보기 힘들다.

피고인들은 결국 면직·교처분을 받았다. 만약 교회를 지배하는 것이 피고인들의 주된 관심사였다면, 이와 같이 피고인들의 지배를 용인할 목사가 아니라 오히려 이를 위협할 우려가 있는 사람을 피고인들 스스로 담임목사로 초빙한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대법원은 성상담의 시기 등 정황에 비춰볼 때 교인들의 성적 문제 해결 외 특별히 다른 목적이나 의도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또 피고인들이 이 사건의 피해사실을 실제로 믿거나 믿을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있다. 또 무고의 동기와 고의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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