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아동들을 친모와 공모해 학대하고 숨지게 한 여성 징역 25년

기사입력:2026-02-03 13:42:47
부산법원종합청사.(로이슈DB)

부산법원종합청사.(로이슈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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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부산지법 제6형사부(재판장 김용균 부장판사, 전우석·이 래 판사)는 2026년 1월 30일 자신을 이모라 부르는 아동인 피해자들을 친모와 공모해 상해를 가해 죽음에 이르게 한 범행으로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살해), 특수상해,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또 피고인에 대해 120시간의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의 이수와 아동관련기관에 7년간 취업제한을 각 명했다.

이 사건 검사의 부착명령청구및 보호관찰명령청구는 모두 기각했다.

초범인 점, 청구전조사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에 대한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KRAS-G) 평가 결과 총점 6점으로 재범위험성은 ‘낮음’ 수준에 해당되고, 정신병질자 선별도구(PCL-R) 평가 결과 총점 14점으로 정신병질적 성격 특성은 ‘중간’수준에 해당하는 점, 피고인에 대한 장기간의 징역형의 선고, 이수명령, 취업제한명령 등으로 어느 정도 재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집행 종료 후 전자장치의 부착 내지 보호관찰을명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피고인이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만한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피보호관찰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는 피해자 C(16세·남)과 피해자 D(15세·여)의 모친인 B와 약 4~5년 전부터 친밀하게 교류하던 이웃으로 지내던 중, 피해자들에게 수학 등을 가르치며 학습을 도와주게 된 것을 계기로 피해자들의 학교생활 등 모든 것을 공유했다.

피해자들은 피고인을 가리켜 이모라고 부르며 일상생활 전반과 정서적 측면에서 상당히 의지하고 따랐다.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폭언과 욕설을 사용하며 소위 가스라이팅을 통해 피해자들로 하여 피고인의 지시에 따르지 않는 것을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하도록 함으로써 반항할 수 없는 심리적으로 억압된 상태에 놓여 있도록 했다. 피해자들의 모친인 B도 피해자들의 양육과 생활전반에 관해 피고인에게 의존하게 되면서 피고인의 판단이 맞다고 믿고 함께 피해자들을 폭행하거니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폭행하는 것을 묵인하게 됐다.

피고인은 2024. 10.초순경부터 2024. 11. 17.경까지 사이 부산 남구 피해자의 주거지 욕실에서, 피해자 D가 거짓말을 하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B는 피해자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몸을 잡고 피고인은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피해자의 등에 부어 화상을 입게 해 상해를 가했다.

피고인과 B는 2023. 1.말경부터 2023. 2. 6.경까지 사이 주거지에서 피해자 C가 못된 생각을 바꾸지 않고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가 나 위험한 물건인 막대기로 엉덩이와 허벅지를 최소 10회씩 번갈아 가며 총 100회 이상 때려 치료일수를 알 수 없는 급성신부전증 등의 상해를 가했다. 2023. 12.경부터 2024. 1. 24.경까지 사이에도 위와 같이 총 100회 이상 피해자의 엉덩이를 때렸다.

피고인은 피해자 C가 급성신부전증을 앓고 있어 몸이 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2025. 1. 3. 경 B에게 전화해 “묶어라. 주디 막고. 그래서 오늘 진짜 반 죽도록 해야 된다. 그냥 예사롭게가 아니라 정말 반 죽도록 해야 된다.”고 지시했다.

공모해 피해자 C의 손과 다리를 천으로 묶은 뒤 약 2시간 동안 나무 막대기, 철제 옷걸이를 묶어서 만든 회초리로 피해자의 몸을 마구잡이로 때렸다. 계속해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B에게 가져다주고 B는 뜨거운 물을 허벅지와 무릎쪽에 부은 후 힘이 빠져 저항을 못하는 피해자를 나무 막대기 등으로 계속 때렸다.

다음날인 2025. 1. 4. 오전 1시 21분경 피해자가 바닥에 쓰러져 있어 스스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상태라는 사실을 B가 보낸 카톡으로 공유했음에도 불구하고, B에게 카톡으로 “저거 안 되겠다. 살려놓고 또 해야겠다. 개X끼 한 번으로 안 되겠네. 저X끼 대가리하고 몸 소독해서 약 쳐발라. 상태가 별로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미 손, 팔, 발이 파랗게 변하고, 몸이 축 늘어진 채 힘이 없는 피해자를 병원에 데리고 가는 등의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아니한 채 피해자를 그대로 방치,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오전 3시경 외상성 쇼크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하게 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B와 공모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피해자에게 상해를 가하는 아동학대범죄를 범하고 피해자를 살해했다.

(피고인 단독범행) 피고인은 2021년경부 2022년경까지 사이에 피해자 D와 수업하던 중 숙제의 오답을 마치 정답을 기재한 것처럼 임의로 고쳤다는 이유로 화가 나 효자손을 5~10회가량 때린 것을 비롯해 2025. 1. 4.경까지 총 6회에 걸쳐 피해자를 학대했다.

이어 2022.여름경부터 2023. 초순경까지 D가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위험한 물건인 나무 막대기로 허벅지 부위를 50~100회 가량 때리는 등 2024. 중순경까지 총 3회에 걸쳐 폭행했다. 2024. 11.경에는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피해자 D의 발등과 등과 허리사이에 부어 화상을 입게해 상해를 가했다.

피고인은 2024. 7. 18.경부터 2024. 12. 29.경까지 피해자의 주거지에서 피해자 C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특별한 잘못이 없는 피해자로 하여금 반성문을 노트에 강제로 적게하고 카톡으로 노트를 촬영한 사진을 총 85회에 걸쳐 전송하도록 시킨 것을 비롯해 2024. 12. 31.경까지 총 3회에 걸쳐 학대했다.

B는 피해자 C의 사망 직후인 2025. 1. 4. 오전 3시 43분경 피고인과 통화하면서 ‘피고인이 시키는 대로 하다가 피해자 C가 사망했으니 피고인에게도 책임이 있다. 피고인이 죽지 않으면 피고인의 자녀를 죽이겠다.’는 취지로 울분을 토했는데, 이에 피고인은 울면서 ‘잘못했다. 알겠다.’라고 하고 자신의 책임을 수긍하는 태도를 보였고, 피고인은 범행 당일인 2025. 1. 4.에 실시된 제1회 경찰 피의자신문 시에도 피해자 C의 사망에 피고인의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의 가스라이팅으로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억압된 상태에 놓이도록 했고, B도 피해자들의 양육과 생활 전반에 관해 피고인에게 의존하게 되었다.'는 부분은 법원으로 하여금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예단을 품게하고 피고인이 B를 지배한 듯한 인상을 주는 표현에 해당한다며 이 사건 공소제기는 '공소장일본주의'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변호인이 문제 삼는 부분의 기재를 분석해 보면, 피고인이 이른바 ‘가스라이팅’, 즉 심리적 지배를 형성한 대상은 아동인 피해자들임을 알 수 있고, B에 관한 기재는 피해자들의 모친인 B가 피고인과 함께 피해자들에 대한 학대를 하게된 경위와 동기에 관한 표현으로 해석되며, 변호인의 주장과 같이 피고인이 B에 대하여도 지배적 지위에 있었다는 의미로까지 해석되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 및 B의 학대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C에게 급성신부전의 상해가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이 사건 학대를 원인으로 하여 피해자 C에게 급성신부전증의 상해가 발생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당시 자신을 도와달라는 B의 연락을 받고 주거지로 찾아가 피해자 C의 팔, 다리를 5~6회 때린 사실은 있으나, B와 피해자 C에 대한 살해를 공모하지 않았고, 피해자 C를 살해하고자 하는 고의 또는 이 사건 학대로 인하여 피해자 C가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인식과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B가 공모해 피해자 C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으면서도 학대를 계속하거나 방치하여 피해자 C을 살해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 D의 등 부위에 뜨거운 물을 부은 사실은 인정하나, 발등에는 미지근한 물을 부었을 뿐 뜨거운 물을 부어 학대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D가 수사기관에서 이 부분 피해사실에 관해 다른 피해사실과 분명하게 구별해 구체적으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 등을 보면 피해자 D의 발등에도 뜨거운 물을 부어 학대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다.
피고인은 피해자 C을 발가벗긴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별지 범죄일람표 3 연번 2 기재 범행의 내용은

피고인은 피해자 C를 발가벗긴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추운 겨울(범행 시점이 12. 30.)임에도 피해자 C의 옷을 벗겨 집 밖으로 내 보냈다는 것이지 완전히 발가벗겼다는 것은 아니고, 피고인 역시 피해자 C의 겉옷을 벗게 한 사실은 자인하고 있다.

재판부는 생명은 절대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존엄한 가치일 뿐만 아니라 한 번 잃으면 다시는 회복될 수 없기에 이를 침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특히 모든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위하여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날 권리가 있고, 스스로를 보호할 능력이 없다는 점에서 그 신체적·정서적 안녕과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는 더욱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인성과 성품에 문제가 있고, 가혹한 학대를 통해서만 이를 바로 잡을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해 이를 수긍한 B와 함께 피해자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가혹한 신체적, 정신적 학대를 반복했고, 피해자들로 하여금 자기비하적 반성문을 반복적으로 작성하게 함으로써 이러한 학대행위를 받아 마땅한 것으로 내면화 시키기 까지 했다.

피고인은 자신의 학대행위로 피해자 C에게 입원치료를 요하는 급성신부전의 상해를 가하는 등 그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중단할 기회가 있었으나, 다시금 피해자 C에 대한 신체적 학대를 재개했고, 결국은 B와 공모해 피해자 C을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피고인은 빈사상태에 있는 피해자 C에 대하여 제대로 된 의학적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방치해 피해자 C를 살해했다.

피고인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피해자 C에 대한 아동학대살해범행, 일부 특수상해 및 아동학대범행과 피해자 D에 대한 일부 아동학대범행을 부인하고 있어, 자신의 범행을 진지하게 뉘우치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이 사건 피해자들 측으로부터 이 사건 범행을 용서받지도 못했고, 이 사건 피해자들의 유족 및 가족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이 사건 일부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아동학대살해 범행의 경우 피고인에게 살인의 확정적 고의까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요소를 종합해보면 그 책임에 상응하는 중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설시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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