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태안군 광역교통축을 바꾸자

기사입력:2025-12-23 00:35:00
[로이슈 정숙희 기자] 이른 아침에 태안 터미널에 서 있으면 태안군민들의 현실을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병원을 가기 위해 줄을 선 노인들의 모습이다. 태안군민들의 목적지는 대개 서산시가 아니다. 서울과 인천, 수도권의 병원과 출가한 자녀들의 집이다.

오후가 되면 다시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

서울과 수도권의 병원과 자녀집을 다녀온 노인들이 점심시간 이후 태안으로 돌아온다.

이 이동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이미 고착된 생활 패턴에 가깝다.

지역 안에서 해결되지 않는 의료 접근성이 결국 교통을 통해 보완되고 있는 셈이다.

이 장면은 단순히 고령화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태안군이 어디를 향해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디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지를 보여주는 구조적 신호다.

태안군은 지금까지 서산시의 영향권 안에서 교통과 행정 구조가 형성돼 왔다.

서울과 인천에서 내려오는 교통 역시 서산을 거쳐 태안으로 들어오는 방식이 기본이었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막히면 노인들의 허리도 아파온다.

이 구조 속에서 태안은 늘 서산의 행정적·교통적 끝단에 위치해 왔다.

문제는 이러한 단일 중심 구조가 더 이상 태안군의 발전을 담아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서산 시내권과 북부 지역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운 반면, 서산 남부와 태안 남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개발 논의에서 비켜나 있다. 개발이 더디다는 표현보다는, 개발의 전제 자체가 설정되지 않았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다.

교통축은 단순한 이동 경로가 아니다.

어디를 중심으로 삶과 기능이 모일 것인지를 결정하는 공간 정책의 핵심이다.

그리고 이 관점에서 보면 충남 서부의 교통축은 지금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홍성 서부에서 서산 남부를 거쳐 태안 남부로 이어지는 방조제 도로 지역이다.

방조제 도로는 기존 시가지와 행정 중심지를 관통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개발 논의에서 소외돼 왔던 지역들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한다.

방조제 관광도로의 의미는 단순한 우회로나 해안 연결로에 있지 않다.

기존 중심을 보완하는 길이 아니라,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적 여지를 가진 축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교통 구조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함께 고려해야 할 요소가 철도다.

광역 이동의 중심은 도로가 아니라 철도이며, 사람과 자본이 가장 먼저 닿는 지점이 곧 광역권의 출발점이 된다.

홍성역은 KTX와 ITX가 정차하는 충남의 대표적인 철도 관문이 되고있다.

서울과의 접근성, 시간 예측 가능성, 외부 유입 측면에서 서산시터미널과는 다른 성격의 거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안군의 교통 정책은 여전히 서산시 중심에 머물러 있다.

홍성역이라는 철도 거점이 태안의 교통 체계 안으로 충분히 편입되지 못한 것이다.

태안은 하나의 교통중심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서산시라는 생활·행정 거점과, 홍성역이라는 철도·광역 이동 거점을 동시에 갖는 이중 구조가 필요하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현실적인 해법이 홍성역에서 출발해 홍성 서부, 서산 남부를 거쳐 태안 남부로 이어지는 방조제 관광도로 축이다.

이 축을 중심으로 버스나 트램과 같은 광역 교통망이 구축된다면, 태안은 더 이상 행정의 끝이 아니라 교통의 연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태안군 관광 측면에서도 의미는 크다.

태안은 연간 천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지역이지만, 대부분은 승용차 중심의 방문에 머물러 있다.

철도와 직접 연결된 대중교통 축이 형성되면, 관광의 방식은 체류형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다. 태안군민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도 향상될 것이다.

홍성역을 기점으로 한 교통축은 태안군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접근 가능한 관광도시로 바꾸는 조건이 된다.

충남 서부 지역은 더 이상 기존 중심에만 의존해 성장할 수 없다.

서산시, 태안읍, 홍성읍이라는 점 중심의 구조를 넘어 새로운 선과 축을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태안 광역교통축을 추가하자는 논의는 단순한 교통 개선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의 위상과 역할을 다시 설정하는 문제다.

중심은 자연스럽게 이동하지 않는다.

교통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이제 태안군은 서산시의 끝이 아니라, 홍성역과 서산을 동시에 잇는 교통의 중심으로 다시 바뀌어야 한다.

정숙희 로이슈(lawissue) 기자 /지방자치정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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