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차영환 기자] 인천관광공사가 ‘A임원 갑질 의혹’을 둘러싼 극심한 내부 갈등에 휩싸였다. 핵심 간부들이 주도한 의도적인 ‘음해성 공작’이라는 주장과 실제 ‘직장 내 괴롭힘’이 존재했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면서, 공사 조직의 신뢰도와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속전속결 직무배제... 절차적 공정성 논란

이 사건은 지난 9월 25일, A임원에 대한 익명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이어진 특정 언론 보도, 백현 전 사장은 언론 보도를 근거 이유로 바로 다음 날인 26일, 별도의 사실관계 확인이나 조사 절차 없이 A 임원에게 직무배제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이후 신고 당사자 중 한 명이 공사의 핵심 간부인 B씨라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증폭됐다. 특히, 조사를 담당한 노무사 선임 과정에 B 간부가 관여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조사 결과의 객관성에 대한 의심이 커졌다.

고충심의위원회는 신고자들의 주장을 수용해 ‘경미한 괴롭힘’이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A 임원은 이를 “사규를 위반한 부당한 조치이며 악의적인 프레임 공작”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사회 권고 거부한 사측... 노조도 비판 가세

공사 이사회는 지난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긴급회의를 열고 사태 수습을 권고했다. 이사회는 “사측 내부 조사만으로는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며 외부 기관인 인천시 감사관실 등에 조사를 의뢰할 것과 A 임원의 업무 배제 해제를 권고했다. 하지만 당시 경영진은 이사회의 의결 사항을 수용하지 않고 절차를 강행했다.

노동조합 역시 사측의 조사 방식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최용선 노조위원장은 “노무사 선정 및 계약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또 다른 의혹을 낳고 있다”며 “공정성과 투명성이 훼손된 만큼 조사 방식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지상 사장의 선택과 인천시의 역할

지난 12월 18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A 임원의 징계 수위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해 의장에게 제출했다. 징계 수위는 ‘중징계(해임)’부터 ‘주의’까지 다양하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종 결정권은 유지상 사장에게 넘겨졌다.

지역사회에서는 유 사장이 어떠한 결정을 내리든 인천광역시의 직접적인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기업에서 발생한 인사 잡음이 조직 내부의 권력 다툼으로 비추어지는 상황에서, 인천시가 특정 감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단순히 개인 간의 갈등을 넘어 공공기관의 행정 투명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며 “인천시는 방관하지 말고 특별 감사를 통해 그간 진행된 사업들의 미비점과 인사 행정의 문제점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영환 로이슈 기자 cccdh768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