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전여송 기자] 인천시민에게 40년간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해온 삼천리그룹이 최근 4년간 영업이익을 5.7배나 늘리며 ‘황금 독점’을 누리고 있는 반면, 시민을 위한 투자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창업 70년을 맞은 이씨·유씨 가문의 세습형 동업 구조가 여전히 그룹 경영을 지배하면서도, 공공적 책임은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 독점 이익 폭증, 그러나 시민투자는 뒷전
20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갑)이 인천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도시가스와 삼천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1년 51억 원에서 2024년 291억 원으로 5.7배 급증했다. 도시가스 요금이 동결된 상황에서도 공급량 증가와 원가 절감으로 이익을 끌어올린 셈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시민 편익과 직결되는 투자는 되레 줄었다. 총 투자액은 182억 원에서 165억 원으로 9% 감소했고, 신규 배관 설치 길이도 43km에서 23km로 45% 급감했다. 강화군의 도시가스 보급률은 35.5%, 중구 용유동은 1.7%에 그쳐 인천 내 에너지 소외지역 문제가 고착되고 있다.
허 의원은 “40년간 독점 공급을 이어온 삼천리·인천도시가스가 이익은 사유화하면서 시민 부담은 외면하고 있다”며 “도시가스는 경제성이 아닌 ‘에너지 복지’의 기본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불투명한 비용 구조… 기타경비 540억 원
삼천리와 인천도시가스의 경영 투명성도 도마에 올랐다. 2025년 기준 두 회사의 ‘기타경비’는 540억 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55%를 차지했다. 인건비(317억 원)와 감가상각비(125억 원)를 합친 규모를 웃돌지만, 세부 항목은 ‘고객센터 수수료·복리후생비·차량유지비’ 등으로만 표기돼 사용 내역이 불투명하다.
이익의 사회 환원도 미미하다. 2024년 사회공헌 지출은 영업이익의 0.89%에 불과했고, 그마저 절반이 인천유나이티드 축구단 후원(삼천리 7천만 원, 인천도시가스 5천만 원)에 집중됐다.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 70년 세습 동업 체제, 공공책임의 사각지대
삼천리그룹은 1955년 고(故) 이장균·유성연 두 창업주가 설립한 ‘삼천리연탄기업사’에서 출발했다. 이후 두 가문은 70년간 지분을 절반씩 나누어 그룹을 공동 지배해왔다.
이씨 가문은 삼천리를 중심으로 도시가스 사업을, 유씨 가문은 ST인터내셔널(구 삼탄)을 맡아 해외 자원개발 사업을 운영하는 식으로 서로의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 독립 경영 체제를 이어왔다.
이 ‘가문 분업형 구조’는 한때 안정적 동업 모델로 평가받았지만, 지금은 공공영역과 민영 이익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배 구조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익은 가문 중심으로 집중되는 반면, 도시가스의 공공서비스는 뒷전으로 밀려났다는 것이다.
현재, 삼천리그룹의 실질적 지배자는 창업주 이장균의 아들 이만득 명예회장과 그의 조카 이은백 사장이다. 유씨 가문에서는 창업주 유성연의 장남 유용욱 ST인터내셔널 실장이 주요 경영 파트너로 참여한다. 양 가문은 여전히 주요 의사결정을 공동 논의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2세·3세 승계 체제로 전환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삼천리의 등기이사 명단에는 오너 일가가 전무하다. 실질 통제는 가문 내부에서 이뤄지면서도 법적·공적 책임은 드러나지 않는 ‘그림자 지배’ 구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 “독점 구조, 제도 개입 불가피”… 인천이 시험대
삼천리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도시가스 부문 22년 연속 1위로 선정됐다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인천의 독점 공급권을 통해 축적된 안정적 배당 구조라는 시선이 짙다. 2024년 연결 기준 삼천리의 매출은 5조1205억 원, 영업이익은 1143억 원에 달했지만, 인천과 경기 지역의 신규 배관 투자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삼천리의 구조적 문제는 단순히 경영 실적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성의 퇴색”이라며 “이익의 일정 비율을 지역 에너지 복지에 재투자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허종식 의원은 “삼천리의 공공 책임 부재는 인천 에너지 복지의 핵심 리스크”라며 “독점 구조가 지속되는 한 시민은 높은 난방비와 불균형한 공급 환경을 감당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여송 로이슈(lawissue) 기자 arrive71@lawissue.co.kr
인천 장악한 이은백 삼천리, 시민 가스요금으로 ‘왕국 유지’?
기사입력:2025-10-20 10: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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