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소년원, '잔반제로 챌린지'가 불러온 작은 기적 이야기

‘내가 무심코 버린 음식물,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생명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기사입력:2025-07-30 11:33:40
깁행석 원장과 입상 표어.(제공=전주소년원)

깁행석 원장과 입상 표어.(제공=전주소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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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전용모 기자] 지난 6월 11일부터 전주소년원(송천중고등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 '잔반제로 챌린지가 불러 온 작은 기적!'에 대한 얘기를 소개한다.

잔반제로 챌린지는 단순히 잔반을 줄이는 걸 넘어,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하는 법, 환경을 아끼는 생활 태도(잔반 처리과정에서 낭비되는 자원과 환경오염), 배려하는 공동체 문화까지함께 배우는 기회가 되고 있다.

소년원이나 교도소에서는 그동안 밥을 많이 퍼 담는 것이 일종의 자기 과시 수단처럼 여겨지는 나쁜 풍조가 이어져 오고 있었다. 이는 남보다 밥을 많이 급식 받으면, '내가 더 배짱있고, 대접 받는다'라는 잘못된 악습이 만연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일부 아이들은 먹지도 못하면서 식판 가득 밥을 퍼 담아 모두 음식 쓰레기로 버리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개선과정 과정과 잔반제로 챌린지가 불러 온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송천중고등학교는 단순한 급식지도를 넘어 학생 스스로 인식 변화와 실천중심의 식생활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잔반제로 챌린지를 기획, 추진했다.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① 식사 전 '세금과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생활화된 전달 교육 ② '잔반제로 표어 짓기'와 '잔반제로 4행시 공모전'을 통한 인식 제고 ③ 우수작품은 포스터로 제작하여 생활관과 식당에 게시 및 소정의 상품 제공 ④ 담임교사와 전담직원 간의 협업을 통한 일상 속 피드백 체계 운영 ⑤ 체크리스트 기반 모범학생 포상제 운영(적정식사량, 식사 예절, 감사 인사 등 항목 점검), ⑥ 2주 1회 바른 식사 예절 실천학생 포상 등 생활 속 실천 활동을 전개했다.

"콩나물국 한 그릇도 우리 부모님의 땀과 세금으로 만들어졌어요. 감사한 마음으로 꼭 먹을 만큼만 받아요", "음식물 쓰레기는 땅도, 공기도 오염시키고. 이걸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도 모두 여러분의 부모님이 내신 세금입니다.", "ㅇㅇㅇ 학생처럼 깨끗하게 다 먹는 친구, 정말 멋지죠? 우리도 함께 실천합시다!”

챌린지 초반만 해도 습관처럼 남기던 학생들이 점차 스스로 양을 조절해 받고, 식사 후 감사 인사를 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잔반을 줄이고 바른 식사 태도를 실천한 학생들을 지속해서 칭찬하고 포상하면서 학생들 사이에 '함께 실천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과도한 급식으로 자기를 과시하던 왜곡된 급식 문화도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처음엔 그냥 또 하라는 거구나 했는데요. 부모님 세금으로 나온 밥이라는 말을 듣고 뜨끔했어요. 그냥 밥 한 숟갈이 아니구나 싶었죠. 지금은 딱 내가 먹을 만큼만 받고, 다 먹고 나면 '감사합니다' 인사도 하게 됐어요(박ㅇㅇ, 17세)", "예전엔 많이 받아야 든든한 느낌이었는데, 결국 남겼거든요. 지금은 욕심 안내고 조절하는 게 오히려 뿌듯해요. 주변 학생들도 다 같이 신경 쓰니까 혼자 튀지도 않고 좋아요(김ㅇㅇ, 16세)", "잔반 없이 싹 다 먹은 날, 선생님이 '너희 진짜 멋지다.', '잘했다.'하고 칭찬해 주셨어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기분 좋더라고요(정ㅇㅇ. 17세).”

학생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하여 표어 짓기, 4행시 공모전도 개최했다.

◇표어짓기에는 ‘내가 무심코 버린 음식물, 누군가에게는 간절한 생명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가, 4행시 공모전에서는 ‘(잔)소리 듣기 싫으면, (반)찬을 남기지 말고, (제)대로 밥을 푸자, 그러다 보면, (로)제 파스타와 스테이크를 먹는 날이 올 것이다’가 뽑혔다.

잔반량은 기존 대비 약 70% 이상 감소했으며, 지도교사들 역시 "학생들의 감사 표현이 많아졌고, 공동체 배려 문화가 식탁에서부터 시작되는 느낌이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김행석 원장은 "예전에는 식당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음식이 꽤 많았는데 잔반제로 챌리지를 통해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느끼고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고 결국 이 챌린지는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서 학교 전체의 생활질서 안정과 공동체 의식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질서 있는 식사 시간, 사소한 예절에 대한 인식 변화는 생활 전반의 차분한 분위기 조성으로 이어졌으며,이는 수용질서 안정에도 좋은 영향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송천중고등학교는 '잔반제로 챌린지'를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식습관 교육과 생활예절 켐페인으로 발전시켜, 학생들이 감사와 배려의 가치를 체득하며 건강하게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적 노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전주소년원은 전국 소년원 중에서 가장 수용 질서가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직원들 모두가 근무하고 싶지만, 아무나 갈 수 없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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