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부산고법/부산가정법원 현판.(사진=전용모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B는 2022년 6월 1일 실시된 제8회 부산교육감선거에 출마한 C 후보자의 선거사무소 사무총장이고, 피고인은 위 선거사무소 자원봉사자이다.
누구든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결과를 왜곡하여 공표 또는 보도할 수 없다.
피고인은 B와 공모해 2022년 5월 27일 0시 5분경 D신문이 의뢰한 부산 남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5월 22~23일까지 실시한 부산교육감 선거 여론조사결과(C후보가 37.8%로 1위, M후보가 18.0%로 2위/D신문은 5월 25일 인터넷홈페이지에 게시)를, 남구 주민들만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결과임을 밝히지 않고, 마지막 공표 여론조사도 아님에도 ‘마지막 공표 여론조사 압도적 승리’라는 문구와 함께 여론조사결과를 기재한 카드뉴스를 제작해 C의 SNS에 게시했다. 이로써 피고인은 B와 공모하여 교육감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결과를 왜곡하여 공표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마지막 공표 여론조사라고 한 것과 남구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임을 밝히지 않은 것은 여론조사의 왜곡이 아니다. 또한 피고인은 선거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카드뉴스를 만들어 주었을 뿐 여론조사결과를 공표한 사실이 없다. 나아가 피고인 여론조사결과를 부산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마지막 여론조사인 것으로 알았고, 여론조사를 왜곡해 공표한다는 의사나 인식이 없었다. 따라서 피고인은 B와 여론조사를 왜곡해 공표하기로 공모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 카드뉴스는 유권자들의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부산 남구 주민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라는 내용을 명시하지 아니한 이 사건 카드뉴스의 내용은 여론조사결과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특히 선거일 전 발표되는 마지막 여론조사는 그 결과에 따라 승산 있는 후보 또는 열세인 후보의 편을 드는 현상을 일으켜 자칫 여론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전 6일부터 투표마감시각까지 선거에 관한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사실과 다르게 ‘마지막 공표 여론조사’라고 기재된 이 사건 카드뉴스의 내용은 여론조사
결과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여론조사결과 왜곡 공표행위는 여론조사의 객관성·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이용하여 국민의 진의를 왜곡하고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선거의 공정을 해할 수 있으므로, 이를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