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가 불명확한 성범죄 ‘유죄추정’을 받고 있다면

기사입력:2024-01-10 09:38:19
사진=안성준 변호사

사진=안성준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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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슈 진가영 기자] 인터넷 동호회 회원인 B씨는 처음으로 오프라인 정모에 참석했다. 정모는 서울 시내 한 파티룸에서 1박 2일로 열렸고, 약 15명의 회원이 참석했다. B씨는 분위기가 좋아 새벽까지 술자리를 즐겼으며, 술에 취해 테이블에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자신이 바닥에서 잠든 것을 발견했을 정도로 만취했지만 회원들과 함께 정리를 마치고 모임은 잘 마무리됐다.
그런데 다음 날 모임의 회장인 A가 B씨에게 "하실 말 없냐"는 문자를 보내고, B씨는 특별한 기억이 없어 일단 ‘죄송하다’며 사과부터 했다. 자신이 술에 취해 분위기를 깨는 행동이나 발언으로 실수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A는 대뜸 "은밀하게 몸을 더듬었다. 옷 들고 경찰서 가겠다"는 식의 문자를 보내왔다. B씨는 술에 취하여 전날의 기억은 없지만 자신이 그와 같은 행동을 한 기억이 없기에 자초지종을 물어보았으나 A는 더 이상 아무런 답변도 주지 않았다. A는 얼마 후 B씨를 강제추행으로 고소하였다.

사례의 B씨는 모임 당시 A와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모임 장소에는 A의 남자친구도 함께 있었기 때문에 자신이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B씨가 A에게 "죄송하다"는 문자를 보낸 사실을 알고, 이미 유죄추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당황한 B씨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라면 더 이상의 억울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변호사와 상담하여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수사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헌법 제27조 제4항의 ‘무죄추정의 원칙’은 형사피고인의 유죄 확정 전까지는 무죄로 간주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범죄자를 규명하는 것에 앞서 무고한 사람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형사법의 대원칙이다.

그러나 성범죄 사건에서는 피해자 진술이 주요 증거로 여겨지며, 이로 인해 피의자에 대한 무죄추정이 충분히 지켜지지 않을 여지가 있다. 또 진술을 거부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여겨져 오히려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위험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성범죄 사건에서 억울하게 유죄추정을 받고 있는 경우라면 빠르게 변호사를 선임하여 사건의 실체를 정확히 이해하고 피의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례의 사건에서 변호사는 B씨 진술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증거를 통해 고소인의 동기와 고소 동기를 파악하는 등 사건과 관련한 B씨의 진술청취 및 법리검토를 진행했다.

특히 파티룸에서의 사진을 통해 잠이 들 당시의 B씨와 A 및 기타 회원들 자리를 확인하여 신체적 접촉 가능성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함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후 변호사는 수사기관 동석 및 변호인의견서 작성을 진행했는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수사기관의 조사 내용을 파악하고 유죄추정 중인 경찰의 조사에 대응한 시뮬레이션을 가동하는 등의 조치도 취했다.

또 DNA 감정을 촉구하고, 고소인 진술의 모순점을 지적하는 등 고소인의 허위 고소 동기를 밝히고 해당 건이 강제추행에 해당하지 않음을 밝힐 수 있도록 주장했다. 이와 같은 적극적인 대응이 이루어진 덕분에 최종결과 강제추행 혐의에 대한 불송치 결정이 내려질 수 있었다.

지안법률사무소 안성준 변호사는 “이처럼 억울한 성범죄 사건의 누명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초기부터 변호인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적극적인 방어 전략을 세워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하고, 적절한 증거와 주장을 통해 무죄를 입증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없는 성범죄 사건에서는 억울하게 유죄추정을 받고 있는 피의자나 피고인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며, 상황이 충분히 파악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죄송하다’ 등의 섣부른 사과는 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가영 로이슈(lawissue) 기자 news@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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