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사가 퇴출한 코인이 다시 재상장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닥사의 상폐결정이 시장에서 공감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로이슈 편도욱 기자]12일 공개된 페이코인의 비블록 상장 소식이 위믹스 사태로 이미 한차례 흔들렸던 디지털 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이하 닥사)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키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닥사의 무리한 상폐는 업비트를 제외한 빗썸, 코빗 코인원의 거래량을 급감시켜 결국 업비트의 독주체제만 더욱 공고하게 만들 겁니다" -가상화폐 거래소 관계자
당초 시장에서는 '위믹스의 유통량 오류' 대비, 페이코인이 지적받은 '변경신고 불수리 결정'은 상장폐지가 될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아니라는 시각이 많았다.
페이코인 상장을 결정한 비블록에서도 금융당국이 지적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페이코인의 개선 노력 등을 근거로 상장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는 현재 닥사 회원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코인 중 위믹스와 페이코인과 비교해서 투자가치나 투명성에 하자가 있는 코인이 많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빗썸 거래소를 대상으로 페이코인이 제기한 거래지원종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어진다면 닥사의 상폐 기준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줍줍상장'으로 숨통 트인 중소거래소…공고해지는 업비트 독주체제
특히 지속되는 크립토 윈터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에게는 닥사가 상폐한 코인을 상장하는 이른바 '줍줍상장'이 단기간의 유의미한 수익을 창출하는 이벤트로 간주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위믹스를 기습상장시킨 지닥은 거래량과 인지도를 한껏 끌어올렸다.
이어 위믹스를 재상장한 코인원 또한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줬다. 코인원의 경우 위믹스 재상장 후 6일 동안 일평균 거래대금은 185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해당 기간 중 코인원 전체 거래대금의 15%에 달한다.
이에 닥사는 지난 22일 가상자산 재상장 기준을 새로 신설한 ‘거래지원심사 공통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제 2의 코인원 사태를 막아보겠다는 것.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에서 닥사의 상폐와 중소 거래소의 줍줍상장이 반복된다면 업계의 부동의 1위인 업비트의 독주체제만 강화시켜주는 꼴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글로벌 18위 거래소인 업비트 일일 거래량은 21억5210만달러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태다. 2위인 빗썸(3억2469만달러), 3위인(7909만달러) 4위인 코빗(531만달러)의 격차는 상당하다. 4개 거래소의 총 거래량의 84.03%에 달하는 거래량이 업비트 거래량이다. 이에 따라 줍줍상장으로 인해 중소거래소에 거래량이 유출된다고 해도 업비트의 경우 사실상 타격을 거의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빗썸 등 나머지 닥사 회원사들에게는 중소 거래소로 유출되는 거래량이 상당히 위협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25일 지닥은 원화마켓 없이도 코빗을 제치고 하루 거래량 기준 국내 4위에 올랐다.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지닥은 하루 거래량 35억원으로 업비트, 빗썸, 코인원에 이어 4번째를 기록했다. 코빗은 24억원으로 지닥에 비해 10억원 이상 적었다.
특히 지방은행 등을 통해 중소거래소의 원화마켓 오픈이 이어질 경우 3대거래소와 중소거래소의 거래량 차이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결국 업비트와 빗썸·코인원·코빗 등 나머지 3대거래소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고 이는 업비트 독주체제를 더욱 강화시키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비트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들이 하향평준화되는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장에서 공감받지 못하는 닥사의 상폐기준에 대한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시장과 투자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기준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닥사 회원사들의 이탈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도욱 로이슈 기자 toy100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