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상위 수급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수긍했다.
원심은 1심 판결중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 A, B에게 각 벌금 100만 원, 피고인 C에게 벌금 1,000만 원을 각 선고했다.
피고인 C는 플랜트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고, 피고인 B는 피고인 C로부터 사일로제작을 도급받은 수급인이며, 피고인 A는 개인사업주로 피고인 B로부터 다시 재도급받은 하수급인이다.
피고인 A는 근로자 17명의 임금 합계 7234만 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인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인 B는 피고인 A의 직상수급인으로 도급계약에 의한 하도급 대금을 정당한 사유없이 A에게 지급하지 않아 A가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했다.
상위수급인(원청)인 피고인 C는 하도급을 준 피고인 B에게 하도급대금을 정당한 사유 없이 지급하지 않았다.또 피고인 C는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혈중알코올농도 0.124%의 술에 취한 상태로 제주시에서 약 2km 구간에서 승용차를 운전했다.
피고인 C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에 근로자들의 피고인 C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피고인 A, C는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으로 검사는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원심(창원지방법원 2018. 1. 25. 선고 2017노2221 판결)은 1심 판결중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 A, B에게 각 벌금 100만 원, 피고인 C에게 벌금 1,000만 원을 각 선고했다.
원심은 근로자 I 등이 상위 수급인(원청) 피고인 C에 대하여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한 데에는 하수급인인 피고인 A, A의 직상 수급인인 피고인 B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한 다음,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의 근로기준법 위반 부분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 대하여 제1심판결 선고 전에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했다.
근로기준법 제44조, 제109조의 입법 목적과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보면, 임금 미지급에 귀책사유가 있는 상위 수급인은 하수급인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계약의 당사자는 아니지만 임금 미지급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점에서 그 책임이 하수급인 또는 그 직상 수급인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상위 수급인이 하수급인의 근로자에게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면 하수급인과 직상 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도 함께 소멸하게 된다. 귀책사유가 있는 상위 수급인으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 등으로 그와 합의한 근로자가 하수급인이나 직상 수급인만 따로 처벌받기를 원하는 경우는 상당히 드물다는 것이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