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기는 "재택 근무", "리뷰 작성 후 수익 지급"이라는 광고로 피해자를 유인한 뒤, 소액 결제를 통해 신뢰를 쌓고 점점 더 큰 금액을 입금하게 만듭니다. 결국 일정 시점에서 가해자는 잠적하고, 피해자는 전액 손실을 입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영화, 뮤지컬, 아이돌 팬 마케팅 등 문화 콘텐츠를 사칭한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며, 댓글 작성이나 평점 매기기 등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활동을 내세워 피해자들의 경계심을 허물고 있습니다.
박예지·서준배·조현성(경찰대) 연구진은 <경찰학연구>에 게재한 논문 '신종 리뷰 알바 사기의 피해자 심리 이용전략: 범죄 스크립트 분석을 중심으로'에서 '영화 리뷰 알바' 사기 수법을 분석했습니다.
연구진은 범죄 스크립트 분석(Crime Script Analysis) 기법을 활용해 사기의 전 과정을 4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에서 작동하는 심리기제를 체계적으로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리뷰 알바'를 사칭한 신종 사기 수법이 급증하고 있다. 리뷰 알바 사기는 소액 결제 후 즉시 환급하여 신뢰를 쌓는 '미끼 단계'를 거쳐 피해자를 점진적으로 더 큰 금액 결제에 몰입시키는 4단계 심리 조작 구조로 이뤄진다. 특히 '헌신과 일관성' 심리를 악용해 피해자가 "이미 시작했으니 끝까지 가야 한다"는 생각에 빠지도록 유도하여 자발적 참여로 위장한 계획적 사기라는 점이 핵심이다. / 이미지 디자인=로이슈 AI 디자인팀
이미지 확대보기연구진은 영화 리뷰 알바 사기를 ①접근 및 준비, ②미끼 제공, ③금전 수취, ④범행 종료의 네 단계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로 피해자의 심리를 어떻게 조작하는지를 분석했다.
1단계: 접근 및 준비 - "쉽고 빠른 고수익"
가해자는 문자광고, SNS 등을 통해 "스마트폰만 있으면 가능", "당일 최대 20만 원 수익" 등 간편한 업무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로 피해자에게 접근한다. 사기의 주요 타깃은 주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주부, 사회초년생, 실직자 등이다. 이들은 현실적 어려움 속에서 판단력이 흐려지기 쉽다. 사이트 가입 과정에서는 이름,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자연스럽게 수집되고, "영화 예고편을 보고 평점 작성" 같은 활동이 실제 업무처럼 연출된다.
2단계: 미끼 제공 - 신뢰 형성의 핵심 단계
가해자는 '영화평점 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소액 결제를 유도한 후, 수수료와 포인트를 환급해 신뢰를 쌓는다. 이후 '출금 미션'으로 영화 예매권을 반복 구매하도록 유도한다. 모든 주문을 완료해야 환급된다는 규칙을 제시한다. 주문 금액과 횟수는 점점 증가하며, 중도 포기는 불가능하다고 강조된다.
3단계: 수취 - 금전 요구 본격화
3단계에서는 피해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금전 수취가 이뤄진다. 피해자는 이미 적립된 포인트와 이전 환급 경험 때문에 심리적 확신을 갖는다. 그래서 금액을 늘려가며 결제에 응한다. 가해자는 "정회원 전환 시 더 높은 수익 가능", "고수익 미션 우선 배정" 등을 미끼로 고수익 환상을 부추긴다. 이를 통해 추가 입금을 유도한다.
4단계: 범행 종료 – 심리적 몰입 극대화
가해자는 피해자가 감당하기 힘든 금액을 요구한다. 미션 종료를 요청하면 "남은 주문이 있다"며 추가 결제를 요구한다. 피해자는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려는 심리 때문에 더욱 큰 금액을 투입하게 된다. 결국 연락이 두절되면서 범행이 종료된다.
■ 피해자의 심리, 이렇게 조작된다
연구팀은 이와 같은 리뷰 알바 사기가 단순히 금전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심리 상태를 정밀하게 조작하는 기제에 기반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각 단계는 체계적이며 반복적이다. 피해자는 스스로 참여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 채 점점 더 깊이 빠져들게 된다.
연구진은 각 단계에서 작동하는 심리기제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 1단계(접근 및 준비): "쉽고 빠른 부업"의 유혹
사기범은 "당일 수익", "누구나 가능한 간단한 작업"과 같은 문구를 통해 피해자의 탐욕을 자극한다. '작은 노력으로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준다. 이러한 메시지는 사람들로 하여금 정보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기보다는 직관에 의존해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특히 리뷰 알바 사기는 주부, 사회초년생, 청년층 등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계층을 주된 대상으로 삼는다.
이들은 인지적 취약성과 제한된 경험으로 인해 사기 여부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처럼 초기 접촉 단계에서는 피해자의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인지적 약점을 적극적으로 악용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 2단계(미끼 제공): '첫 성공 경험'이 신뢰를 만든다
이 단계는 리뷰 알바 사기에서 가장 핵심적인 전환점이다. 피해자의 심리를 본격적으로 조작하는 과정이 시작된다. 범인은 먼저 소액의 결제를 유도하고, 그에 대한 보상(포인트, 수익금 등)을 빠르게 환급한다. 이를 통해 피해자로 하여금 "정말 수익이 발생한다"는 확신을 갖게 만든다. 이때 작동하는 주요 심리기제는 세 가지다.
첫째, '자극 추구' 욕구는 포인트 적립과 같은 보상 구조를 통해 일종의 흥분 상태를 유발한다. 피해자는 당장의 보상에 집중한 나머지 이후 상황을 비판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둘째, '호혜성'은 받은 보상에 대해 자연스럽게 보답하고자 하는 심리를 유도한다. 이를 통해 이후의 요구에도 순응하게 만든다.
셋째, '헌신과 일관성'은 처음 참여한 선택을 합리화하며, 이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을 지속하게 만든다. 피해자는 "이미 시작했으니 마무리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며 점점 더 사기 구조에 몰입하게 된다.
■ 3단계(수취): "수익률은 높아지고 의심은 줄어든다"
이 시점부터는 피해자의 자발성이 본격적으로 강화된다. 이전에 받은 수익과 포인트 환급 경험으로 인해 피해자는 이 구조에 대한 신뢰를 이미 내면화한 상태다. 점차 더 큰 금액을 결제하는 데 망설임이 줄어든다. 범인은 이 심리를 이용해 '정회원 전환'이나 '우선 미션 배정' 등의 메시지로 기대 수익을 높게 설정한다. 그리고 피해자의 의사결정을 유도한다.
이 과정에서는 여전히 '호혜성'이 작용한다. 피해자는 "이만큼 받았으니 더 참여해도 된다"는 자기합리화에 빠진다. 동시에 '기분 조절, 환상에의 고착' 기능도 동반된다. 현실의 불안과 의심을 무시하고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사기 시스템에 몰입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피해자는 점점 '더 큰 보상'(자극 추구)을 기대하면서 과도한 금액도 감수하게 된다. 이는 일종의 도박과 유사한 심리적 상태로 이어진다.
■ 4단계(범행 종료): "이제는 빠져나갈 수 없다"
피해자가 결제 한도를 넘기거나 더 이상 금전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시점에 도달하면, 환급을 요청하게 된다. 그러나 가해자는 "아직 미션이 남아 있다"거나 "중도 포기는 불가하다"며 추가 결제를 요구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최종적으로 연락을 끊는다.
이 단계에서 가장 강하게 작동하는 심리기제는 '헌신과 일관성'이다. 피해자는 지금까지 들인 시간과 금전을 생각하며 "여기서 멈출 수 없다"는 심리에 사로잡힌다. 결국 더 큰 피해로 이어진다.
여기에 '시간적 압박'도 더해진다. "지금 결제하지 않으면 포인트가 소멸된다",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식의 메시지는 피해자의 이성적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더불어 "다른 회원에게 피해가 간다", "법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언급은 죄책감과 공포를 유발한다. 마지막까지 피해자로부터 돈을 갈취하는 수단으로 사용된다.
■ 핵심 심리기제는 '일관성과 헌신'… 피해자 스스로 빠져든다
연구진은 리뷰 알바 사기 전 과정에서 가장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작동하는 심리기제를 '헌신과 일관성'이라고 분석한다. 피해자는 "처음 영화평점 미션에 참여했다"는 단순한 행동을 기점으로, 포기할 수 없는 구조에 점점 더 깊이 묶이게 된다.
"중도 포기는 불가", "정회원 전환으로 더 높은 수익 보장", "지금까지 투자한 게 아까워서라도 끝까지 가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모든 단계에 걸쳐 피해자의 행동을 지속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기제는 초기 접촉부터 범행 종료에 이르기까지 강화되는 구조로 설정되어 있다. 피해자로 하여금 끝까지 자발적으로 사기 구조에 몰입하게 만든다.
■ "자발적 참여" 착각 노린 신종 사기… 법적 공백 해소 시급
이러한 리뷰 알바 사기는 기존 피싱 범죄와 달리 피해자 스스로 결정을 내리도록 조작하는 점에서 더욱 교묘하고 은밀하다. 이에 따라 법적·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진은 두 가지 정책 대안을 제시했다.
첫째, 사기 기법에 대한 대국민 홍보 및 교육 강화가 절실하다. '소액 투자-즉시 수익' 구조는 다양한 신종 사기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이를 국민에게 체계적으로 알리고, 초기 '미끼 단계'의 위험성을 인지시킬 수 있게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경각심을 높이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둘째, 리뷰 알바 사기를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다. 현재 리뷰 알바 사기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로맨스 스캠, 주식 리딩방 등과 마찬가지로 피해자가 '자발적 송금'을 했다는 외형만으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리뷰 알바 사기를 해당 특별법 내 '지급정지 조치 대상'으로 포함하는 법적 개정이 시급하다.
정교해진 신종 사기는 우리의 심리와 행동을 교묘히 파고든다. '쉽고 편하게 고수익을 얻는 일'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기사 연구논문
박예지·서준배·조현성 (2025). 신종 리뷰알바 사기의 피해자 심리 이용전략: 범죄스크립트 분석을 중심으로, 경찰학연구, 25(1), 51-85.
김지연(Jee Yearn Kim) Ph.D.
독립 연구자로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 형사정책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범죄 행위의 심리학(Psychology of Criminal Conduct), 범죄자 분류 및 위험 평가(Offender Classification and Risk Assessment), 효과적인 교정개입의 원칙(Principles of Effective Intervention), 형사사법 실무자의 직장내 스트레스 요인, 인력 유지 및 조직행동(Workplace Stressors, Retention, and Organizational Behavior of Criminal Justice Practitioners), 스토킹 범죄자 및 개입 방법(Stalking Offenders and Interventions)이다.
김지연 형사정책학 박사 cjdr.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