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법원종합청사.(사진=전용모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피고인 A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양형부당으로, 검사는 피고인들에 대해 양형부당으로 쌍방 항소했다.
피고인 A는 "C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수수 시점은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불가 통보를 받은 직후인 2016. 11.경이 아니라, 2015. 11.경 또는 그와 다른 시점이고, 구청장의 직무와 관련해서 해당 금원을 받은 것은 아니다.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C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또 피고인은 B로부터 1,000만 원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A는 2014년 6월경 동래구청장으로 선출된 이후 2018년 6월 30일까지 민선 제6대 동래구청장으로 재직했다.
원심은 뇌물을 준사람의 신빙성과 뇌물죄에서의 직무관련성 판단 기준 등에 관한 법리를 바탕으로, 피고인 A가 C로부터 3,000만 원의 뇌물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C는 2020년 8월 14일 부산지법에서 피고인 A에게 3,000만 원의 뇌물을 공여했다는 범죄사실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2021년 6월 17일 징역 1년6월 및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그대로 확정됐다.
불가처분을 받은 C는 피고인 A를 만나기 위해 몇 차례 전화를 걸어 겨우 약속을 잡았다. 해운대구 한 호텔 중식당에서 만남이 이뤄졌다. 피고인 A기 소핑백을 보고 "저게 뭡니까"라고 묻기에 "조그만 선물 하나 준비했습니다"라고 답하니 "뭐 밥먹는 곳까지 이런 것을 들고 오냐"고 했다.
피고인 A는 ”나도 지역개발에 반대하지는 않겠다. 그런데 도장은 내가 가지고 있으니 영감(동래구 국회의원)한테 있는 것이 아니다. 쓸데없는데 말하지 말고 나한데 말을 하라. 태도를 분명히 하라. 그렇게 상황 판단이 안 되나“라고 했다.
식사 후 피고인을 내려주면서 "들어가십시오. 가지고 가세요"라고 말하면 3,000만 원(500만원 묶음 6개)이 포장되어 있는 쇼핑백을 건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부산 동래구 명륜동 700-101 일원에서의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신청에 대한 불가처분을 한 직후인 2016년 11월경 C로부터 현금 3,000만 원을 받아 뇌물을 수수했다는 사실을 넉넉히 유죄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수수한 뇌물의 가액 합계가 4,000만 원으로 크고, 그 중 3,000만 원은 신축 아파트의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신청에 대해 불가처분을 한 후에 그 직무와 직접 관련된 돈을 받은 것이어서 비난가능성이 더욱 크다. 피고인이 위 사업가에게 뇌물공여를 유도하는 언동을 한 것 같은 정황도 엿보인다. 피고인의 뇌물수수 행위로 구청장의 업무처리에 관한 공정성과 청렴성에 대한 지역주민의 신뢰가 크게 훼손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하여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1,000만 원 뇌물수수 부분의 경우 피고인이 구체적인 부정행위와 직접 관련된 돈을 받은 것은 아니고, 철거공사업체 대표와 오랜 지인 관계에 있어서 이른바 관리 차원으로 식도암 수술 직전에 수술비에 보태라는 명목의 돈을 받은 것이어서 그 뇌물수수 경위에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2017년경 식도암 진단을 받았고 현재도 계속 투병 중이어서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점 등의 정상도 참작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