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대출 받으려 체크카드 대여 유죄 원심 파기환송

성명불상자의 기망으로 이 사건 카드 교부 기사입력:2021-05-04 12: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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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로이슈 전용모 기자]
대법원 제1부(주심 대법관 박정화)는 2021년 4월 15일 사기,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사건 상고심에서 피고인의 전자금융거래법위반 상고를 받아들여 공소사실 모두 유죄로 판단한 원심(2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제주지법)에 환송했다(대법원 2021.4.15.선고 2020도16468 판결).

원심판결 중「전자금융거래법」위반 부분을 파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했다. 결국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해야 한다.

대법원은 사기죄는 원심의 유죄판단을 수긍했다.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피고인이 2019년 6월 14일 성명불상자로부터 “2,000만 원 이상의 대출이 가능하다. 이자 상환은 본인 계좌에 대출 이자를 입금해 놓으면 내가 체크카드를 이용하여 출금할 것이니, 이자 상환에 필요한 체크카드를 보내 달라.”는 연락을 받고, 2019년 6월 17일경 성명불상자에게 피고인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의 접근매체인 체크카드(이하 ‘이 사건 카드’)를 택배를 통해 교부하고, 그 체크카드의 비밀번호를 알려줌으로써 접근매체를 대여했다.

원심(2심)은 피고인이 성명불상자로부터 향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무형의 기대이익을 대가로 약속하고 성명불상자에게 접근매체를 대여한 것으로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원심판결에는「전자금융거래법」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대가를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행위’ 및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성명불상자는 2019년 6월 18일 피고인에게 연체 없는 정상 카드인지를 확인한다고 하면서 이 사건 카드와 연결된 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했고, 피고인은 같은 날 저녁에 성명불상자에게 보이스피싱은 아니었는지 되묻기도 했다.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보이스피싱 범행에 연루된 적도 없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대출금 및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성명불상자의 기망으로 이 사건 카드를 교부한 사람으로서, 피고인이 대출의 대가로 접근매체를 대여했다거나 이 사건 카드를 교부할 당시 그러한 인식을 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전자금융거래법」제6조 제3항 제2호에서 정한 ‘접근매체의 대여’란 대가를 수수ㆍ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접근매체 이용자의 관리ㆍ감독 없이 접근매체를 사용해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접근매체를 빌려주는 행위를 말하고(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6도8957 판결 참조), 여기에서 ‘대가’란 접근매체의 대여에 대응하는 관계에 있는 경제적 이익을 말한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도16946 판결 참조). 이때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자는 접근매체 대여에 대응하는 경제적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제1 1심(제주지방법원 2019. 9. 5. 선고 2018고단2789 판결)은 사기 혐의로 징역 1년 6월, 제2 1심(제주지방법원 2019. 11. 21. 선고 2019고단2116 판결)은 전자금융거래법위반으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피고인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피고인은 "피해 회사들의 실질적인 운영자인 김○○은 피고인의 채무가 약 1억 8000만 원 정도라는 것을 알고, 피고인의 채무를 변제해 주겠다는 의사로 피해 회사들의 자금을 이용해 피고인에게 위 채무액에 상당한 금액을 증여한 것이다. 김○○은 위와 같이 피고인의 채무 상태를 잘 알고 있었고,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실제 월 1,000만 원 정도의 수입이 있었으므로,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와 능력도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이 김○○을 기망했다거나 피고인에게 사기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음에도, 피고인에 대한 사기죄를 유죄로 판단한 1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은 "성명불상자로부터 대출이 가능하다는 말에 속아 그의 지시에 따랐을 뿐, 이 사건 접근매체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이용될 것이라는 점은 전혀 알지 못했음에도, 1심이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에 대한 전자금융거래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2심(2019노786, 2019노1080병합)인 제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노현미 부장판사)는 2020년 10월 22일 1심의 두 사건(사기,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을 병합 심리해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제1, 제2 1심을 모두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피고인에 대한 제1, 2 1심판결의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형법 제38조 제1항에 따라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제1, 2 1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됐다.

2심은 김○○이 피고인의 주장대로 위 대출금 9,000만 원 상당을 증여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면, 위와 같이 피고인을 채무자로 하여 3년 만기의 대출을 받게 하고, 피고인이 대출 원리금을 갚을 수 있도록 피고인에게 3년에 걸쳐 매달 일정 금액을 보내는 번거로운 방식을 택했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피고인의 주장대로 김○○이 피고인에게 빚이 얼마나 있는지 물어보아 피고인의 채무가 약 1억 8000만 원 정도임을 알고 난 후 적극적으로 피고인의 채무변제를 위하여 피고인에게 1억 8,000만 원을 증여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면, 위 금액에 맞추어 피고인에게 돈을 교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김○○이 피고인에게 수차례에 걸쳐 다양한 금액을 교부하면서 그 과정에서 우선 2015. 10. 5.자 3,000만 원의 차용증을 작성하게 하고 그 이후 추가로 2015. 10. 26.자 6,000만 원의 차용증을 작성하게 한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설령, 피고인의 월수입이 1,000만 원 이상이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김○○로부터 마지막으로 돈을 받은 2015. 11. 6. 이후 새마을금고의 대출 원리금을 1회도 변제하지 않았고(피고인의 주장대로 김○○과의 연락이 두절되었다고 하더라도 일산새마을금고에 대출 원리금을 변제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도 김○○로부터 돈을 증여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피고인에게 변제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기죄를 유죄로 본 1심을 인정했다.

또 피고인의 ‘접근매체 대여행위’와 그로 인하여 피고인에게 부여되는 ‘금전대출로 인한 이익’이라는 대가는 서로 밀접하고도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피고인이 대가를 받기로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했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을 유죄로 본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각 사기 범행의 경우, 그 범행 경위와 방법, 피해 규모 등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 피고인은 피해 회사들과 합의하지 못했고,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범행의 경우, 보이스피싱 범행 등 다른 범죄를 용이하게 하는 범행으로 처벌 필요성이 크고, 피고인이 대여한 접근매체가 실제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되었다.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피고인이 이 사건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범행으로 얻은 이익은 없다"고 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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