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청사.(사진제공=대법원)
이미지 확대보기피고인은 전남 진도군에 있는 공립 고등학교 교사이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진도지회장으로서 교육공무원이며 교육공무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6년 3월 11일 불상지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다른 사용자가 그의 트위터에 게시한 ‘“5·18 광주학살의 원흉 전두환”을 이렇게도 극진히 모시는 박지원?? 이상득과 사돈이라는, 권력바라기 박지원.. 이번에는 반드시 정치에서 지워야합니다!!’라는 글을 공유하는 방법으로 게시하여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임박하여 특정 후보자에 대한 반대 의사를 명시한 것을 비롯, 그 무렵부터 2016년 4월 12일경까지 사이에 총 11회에 걸쳐 다른 사람의 트위터 개인글을 공유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하여 특정 후보자나 정당에 대한 찬성 또는 반대 의사를 객관적으로 표현하여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고인 및 변호인은 " 피고인의 행위는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 제1호에 정한 ‘선거에 관한 단순한 의견개진 및 의사표시’에 불과할 뿐 특정 후보자를 당선되게 하거나 당선되지 못하게 하려는 행위가 아니므로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피고인의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더라도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2016고합43)인 광주지법 해남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종환 부장판사)는 2018년 1월 24일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형의 선고(벌금 50만원)를 유예했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1 내지 25, 27 내지 29, 31 내지 40, 42, 44 내지 48, 52 내지 54번 각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재판부는 특정 후보자들의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을 선거일에 인접한 시점까지 트위터를 이용하여 공유하는 등의 방식으로 선거운동을 해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는 점에서 죄책이 가볍지는 않다. 하지만 몇 차례 단편적으로 저지른 것이어서 위법성의 인식 정도가 약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피고인의 행위에 대하여 검찰에 고발하지 아니하고 경고조치만 했다), 피고인의 행위가 실제로 선거 결과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
피고인과 검사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으로 쌍방 항소했다.
원심(2심 2018노94)인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태호 부장판사)는 2020년 7월 23일 1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26, 30, 41, 43, 49 내지 51, 55 내지 58 기재 각 공직선거법위반의 점은 무죄. 1심 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의 각 게시물 게시 행위가 선거에 관한 단순한 정치적인 의견개진 또는 의사표시를 넘어 특정 후보자나 정당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능동적·계획적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가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고 했다.
원심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무죄로 본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했다.
검사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전용모 로이슈(lawissue)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