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법원 종합청사.(사진=전용모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원고(남편)와 피고(아내)는 혼인기간 중 원고가 자주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며, 피고의 전화를 잘 받지 않는 문제 등으로 갈등을 겪었다.
원고는 2016년 3월경부터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 직원 갑과 내연관계로 지내왔다.
피고는 원고의 외도를 의심하다가 2016년 4월 19일 피고의 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원고의
뒤를 따라가 원고와 갑이 출장을 핑계로 광주에 가서 모텔에 투숙하는 것을 목격, 그 다음날 모텔방에서 나오는 원고와 여직원에게 부정행위를 따지며 폭행을 했다.
원고와 갑은 피고와 어머니 및 남동생을 고소했고, 피고와 남동생도 6월경 원고와 갑을 맞고소했다.
2017년 3월 원고와 갑은 모욕죄로, 피고와 남동생은 폭력행위등처벌에 관한법률위반(공동상해)죄와 모욕죄로 각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됐다.
그러자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혼 등 소송을 제기하고 갑과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피고는 원고의 외도를 목격한 후 원고 명의의 신용카드로 1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구입하고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원고와 피고는 현재까지 별거하고 있고, 사건본인들은 피고가 양육 중이며, 원고는 피고에게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원고는 “피고와의 혼인관계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집착과 의심, 원고의 경제적 능력에 대한 모욕, 부부관계 거부, 원고의 외도사실을 안 후 피고의 폭행․협박, 원고 명의 신용카드 무단 사용 등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더 이상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 이는 민법 제840조 제3호(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6호(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서 정한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피고는 일관되게 이혼에 반대하는 의사를 나타내며 원고와의 혼인관계 회복을 원하고 있다.
부산가정법원 제1가사부(재판장 김종민 부장판사)는 최근 원고의 이혼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피고에게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과의 부정행위가 발각되었음에도 피고에게 이를 사과하고 관계회복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는커녕 도리어 갑과의 내연관계를 지속하면서 피고를 탓하고 형사고소까지 먼저 한 원고에게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이혼 청구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에 해당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가 단순히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원고의 이혼 청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이혼을 청구하는 원고의 유책성을 상쇄할 정도로 피고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는 등 원․피고의 혼인관계에 있어서는 유책배우자의 이혼 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아 원고의 이혼 청구는 어느 모로 보나 이유없다”고 봤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