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형 신임 대법관 “법원 신뢰…국민 신뢰와 공감에 역량”

기사입력:2016-09-05 15:15:43
[로이슈 신종철 기자] 김재형 신임 대법관이 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 중앙홀에서 양승태 대법원장과 대법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취임식에서 “저는 6년의 임기 동안 사사로운 생각에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재판할 것임을 엄숙히 맹세한다”며 대법관 직무를 시작했다.

김재형 대법관은 “법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균형감각과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국민의 신뢰와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제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을 다짐한다”고 약속했다.

김재형 신임 대법관

김재형 신임 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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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재형 대법관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모든 법관 및 직원 여러분!

사법부는 어느 순간엔 선망과 신뢰의 대상이었다가 어느 순간엔 불신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전관예우에 대해서 여러 차례 질문을 받았습니다. 법관들의 믿음과 일반 국민들의 인식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단단한 벽을 허무는 일을 하지 않고서는 사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법원이 어려운 문제를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본적인 신뢰 또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입법과 행정으로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에 대해서도 사법부의 문을 두드리는 중요한 이유일 것입니다.

법원에 대한 신뢰와 불신이 교차하는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을 해소해야 할 어려운 임무가 현재의 우리 법원에 맡겨져 있습니다.

외람되오나, 저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벽과 경계를 허물고 공감과 배려를 하면서 발전의 동력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법원 판결은 우리 사회의 지향점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을 만큼 중대한 영향력이 있습니다. 대법원은 법과 정의가 무엇인지 천명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고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함과 동시에 헌법과 법률에 따라 우리 공동체가 추구하는 바를 제시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는 대법관뿐만 아니라 하급심 판사, 검사, 변호사 등 많은 법률가의 손을 거쳐 갈고 다듬어진 순차적 공동작업의 총체입니다. 대법원 판결은 1심ㆍ2심 판사들이 정성스레 쌓아 올린 탑 위에 작은 돌 하나를 올려놓는 것입니다. 법원은 학계와 실무계의 도움을 끌어내고 최상의 재판으로 국민에게 보답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법원의 판결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설득적 권위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법관의 삶 자체가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하여 끊임없이 판단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법률문제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법관의 형평감각과 정의 관념은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합니다. 법관이 판단의 논거를 기존의 판례나 학자의 이론에서 가져와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관이 구체적인 사건을 접하여 심사숙고한 결과 적절한 논거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최고법원의 구성원뿐만 아니라 하급심 법원의 법관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법학적 상상력을 강조하곤 했습니다. 법은 법전과 체계 속에 갇힌 틀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채워야 할 빈 공간이 많이 남아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투철한 현실인식과 합리적 사고에 의하여 뒷받침될 때 설득력 있는 법적 논리와 이론이 탄생합니다.

항상 처음으로 돌아가 숙고를 거듭하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이것은 법관이 갖추어야 할 소중한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대법원장님, 대법관님, 법원가족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서 6년의 임기 동안 사사로운 생각에 치우치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 재판할 것임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하나하나의 사건에서 사회 전체적으로 의미 있는 중요한 쟁점을 찾아내고 정당한 결론을 내기 위해 열린 마음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법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균형감각과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국민의 신뢰와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제 모든 역량을 쏟아 부을 것을 다짐합니다. 누구든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누리는 사회를 구현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탤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끝으로 바쁘신 가운데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 법원 가족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격려 덕분에 앞으로 어떠한 어려움도 슬기와 용기로 헤쳐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생깁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6. 9. 5.
대법관 김재형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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