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112신고 살인사건 막지 못한 경찰관 징계 정당

기사입력:2016-09-05 13:49:19
[로이슈 신종철 기자] 위급 상황을 신고하는 112상황실 출동 신고를 받고도 중복신고인지 별개신고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결국 늑장 출동해 살인사건을 막지 못한 경찰관에 대한 ‘견책’ 징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사건은 이렇다. 작년 9월 12일 저녁 9시경 한남동에서 ‘가족 간 싸움이 있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돼 한남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10분 뒤 한남동에 사는 한 남성이 112종합상황실에 “여자친구가 어머니와 전화로 싸운 후 집으로 오고 있는데, 어머니가 칼을 들고 여자친구가 오면 죽이겠다며 기다리고 있다”는 신고를 했다.

서울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은 이 남성의 신고를 긴급출동 사안임을 의미하는 ‘Code1’로 분류하고 한남동 관할인 서울용산경찰서 112종합상황실에 하달했다.

용산경찰서에 근무하는 경위 A씨는 순찰차 지정을 위해 무전을 전파했다. 한남파출소 상황근무자는 위 두 개의 사건이 동일한 사건인 것 같다고 했다. 신고 된 주소지의 번지가 비슷했다.

이후 A경위는 출동한 순찰차에 “두 개의 신고가 동일 건인가?”를 물었고, 두 대의 순찰차는 동일한 사건으로 짐작하고, “사건이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이고 신고를 취소한다 하기에 확인 중”이라고 보고했다. 이에 A씨는 알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사건 신고자는 한참이 지나도 경찰관이 오지 않자 9시 27분경 다시 112에 전화를 걸어 경찰관의 출동을 독촉했다.

이에 A경위는 순찰차에 “두 개의 신고가 동일 건이 아닌 것 같으니, 신고 장소로 출발하라”고 지령했다. 그러는 사이 순찰차는 두 사건의 신고자 전화번호와 주소 등이 다른 것을 확인하고, 동일 사건이 아님을 무전으로 보고했다.

이에 순찰차 한 대가 뒤늦게 신고 장소에 도착했으나, 이미 신고자의 어머니가 과도로 신고자 남성 여자친구의 복부를 찔러 살해한 후였다.

이 살인 사건과 관련해 한남파출소 상황근무자는 감봉 3월, 순찰차 경찰관들은 감봉 1~2개월,
용산경찰서 112종합상황실 근무자인 A씨와 한남파출소장은 각 견책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들이 제기한 소청심사에서 파출소장은 불문경고로 감경됐다.

A경위에 대한 징계사유는 “다수 신고자에 의한 중복신고로 판단되는 상황에서 업무매뉴얼에 따라 이 사건 별건신고의 사건현장에 순찰차가 도착한 경우 신고자에게 전화를 걸어 직접 확인하거나 확인해 보도록 지시하지 않는 등 이 사건 신고에 대한 적절한 초동조치를 하지 못해 결국 지연 출동으로 인해 살인사건을 예방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매뉴얼의 표준지령지에 의하면, 112종합상황실 근무자는 112신고가 접수되면 출동요소(순찰차) 결정 → 출동위치 지령(신고자/피해자/목격자/가해자/범죄발생 위치 등을 구분해 지령) → 출동 시 유의사항 지시(방검복ㆍ테이저건 등 경찰장구 휴대 지시) 등의 순서로 지령을 하도록 돼 있다

매뉴얼은 중복 신고를 확인하는 요령으로, ‘이전’ 신고의 사건 현장에 순찰차가 도착한 경우 112상황실 근무자가 ‘최근’ 신고자에게 전화를 걸어 ‘순찰차가 도착해 사건 처리 중인지’ 여부를 물어보도록 하고 있다.

또 신고자가 멀리 보이는 순찰차만 보고 ‘순찰차가 도착’ 했다고 대답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경찰관을 만났는지’, ‘사건 처리 중인지’ 여부를 물어서 확인해야 한다.

동일 사건으로 추정되는 모든 신고의 ‘위치’를 무전으로 전파해 현장 경찰관에게 동일 사건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한편, A경위는 13년 남짓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감경 대상 공적인 경찰청장 표창 2회를 포함해 총 22회의 표창을 받았다.

이에 A경위는 “한남파출소 상황근무자 및 출동경찰관으로부터 동일 사건인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도 두 번에 걸쳐 확인하도록 조치했고, 신고자로부터 경찰관의 출동을 독촉하는 신고가 접수되자 동일 사건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출동경찰관들에게 동일 사건 여부를 재차 확인하도록 했다”며 “그럼에도 출동경찰관들은 확인 요청 당시에 신고자와 함께 있다면서 두 사건이 동일 사건이라고 보고했고 그에 따라 원고로서는 신고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하거나 이를 확인해 보도록 지시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제12부(재판장 장순욱 부장판사)는 용산경찰서 상황실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A씨가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견책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재판부는 “원고는 ‘112 신고 접수ㆍ지령 매뉴얼’을 위반해 이 사건 신고 장소와 가해자의 흉기 휴대 사실을 제대로 전파하지 않았고, 앞서 접수된 별건신고와 동일 사건이라는 출동경찰관 등의 잘못된 보고만을 믿고서 매뉴얼에서 정한 중복신고 확인에 필요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원고와 출동경찰관 등의 잘못이 경합해 사건현장에 경찰관이 늑장 출동하게 됐고 그로 인해 살인사건을 막지 못해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으며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됨으로써 경찰의 명예가 실추됨은 물론이고 경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112종합상황실 근무자로서 112신고 접수 및 처리업무에 관해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현장경찰관의 보고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행태를 보였고, 매뉴얼에 따라 출동경찰관과 교차 내지 중첩하여 중복신고 여부를 제대로 확인했다면 늑장 출동 및 그로 인한 살인사건의 발생을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현장경찰관 못지않게 원고의 잘못도 무겁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가 주장하는 유리한 사정을 최대한 참작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따라서 이 사건 견책 징계처분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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