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타워크레인 시위도 옥외집회…집시법 신고해야

기사입력:2016-08-07 10:59:26
[로이슈 신종철 기자] 근로자가 건설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플래카드를 내걸고 부당해고철회 등을 요구한 행위는 집시법에서 정한 집회에 해당하므로, 사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타워크레인을 무단으로 점거한 후 플래카드를 내걸고 부당해고철회 등을 요구한 행위는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상황에 대한 충분한 예견가능성이 있어 집시법상 미신고 옥외집회 개최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40대 A씨와 B씨는 삼성물산에서 시공하는 부천 중동 삼성래미안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 중 지하층 형틀공사 부분을 하도급 받은 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이다.

그런데 이들은 2014년 3월 4일 새벽 3시경 공사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에 침입하기 위해 상부 조정실로 올라가는 중간에 출입구 형식으로 설치된 자물쇠를 절단했다.

이들은 타워크레인을 무단으로 점거한 후 이날 새벽 5시 30분경부터 ‘다단계하도급철폐 직접고용쟁취’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고 부당해고철회와 단체교섭체결 등을 요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관할 경찰서장에게 집회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옥외집회를 개최했다며 집시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들이 공사현장 타워크레인을 무단 점거함으로써 대형자재 및 대형장비 운반 등의 작업을 방해하고, 근로자들이 타워크레인 근처에서 작업을 하자 자신들의 변을 담은 비닐봉지를 투척해 그들의 작업을 방해했다”며 “이로써 위력으로 피해 건설회사가 진행하는 아파트 신축 공사 업무를 방해했다”며 재판에 넘겼다.

1심인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형사1단독 김기동 판사는 2014년 7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재물손괴 등),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일용직근로자 AㆍB씨에게 각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기동 판사는 “누구든지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는 신고사항을 적은 신고서를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제출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피고인들은 집회신고를 하지 않고 옥외집회를 개최했다”고 유죄를 인정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 및 변호인은 집시법에 따라 신고가 요구되는 옥외집회가 아니라고 주장하나, 집회의 목적, 방법 및 형태, 참가자의 인원 및 구성, 집회 장소의 개방성 및 접근성, 주변 환경 등에 비추어 이를 단순히 사업장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적인 조합 활동이라거나 일반적인 사회생활질서의 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피고인들이 대부분의 범죄사실을 자백하며 반성하고 있는 점, 범행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건설회사 등과 모두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A씨와 B씨는 “플래카드를 게시한 사실은 있으나, ‘옥외집회’를 개최한 사실은 없다”며 항소했다. 하지만 인천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정호건 부장판사)는 2015년 3월 이들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아파트 건설회사의 하도급업체와 단체교섭 내지 고용계약의 존속 여부에 관한 다툼이 벌어졌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공사현장에 있는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점거했고, 타워크레인에 ‘부당해고철회와 단체교섭체결권’이라고 적힌 플래카드 등을 게시한 사실, 하도급업체와 건설노동조합 사이에 합의가 성립돼 피고인들이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들의 지위, 타워크레인 점거경위 및 이후의 경과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의 행위는 ‘부당해고철회’와 ‘단체교섭’이라는 공동의 의견을 형성해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타워크레인에 모인 행위로 집시법상 ‘집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 공사현장에는 다수 근로자들이 있었고, 피고인들은 타워크레인 점거 중 다른 근로자들이 타워크레인 근처에서 작업을 하자 자신들의 변을 담은 비닐봉지를 투척하는 등으로 작업을 방해하기도 했다”며 “집회 방법, 집회장소의 개방성 및 접근성, 주변 환경 등에 비추어, 피고인들의 행위는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상황에 대한 충분한 예견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미신고 ‘옥외집회’ 개최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사건은 이들의 상고로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의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대법원 제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아파트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을 무단 점거해 집시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 등의 기소된 일용직근로자 A씨와 B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지위, 타워크레인을 점거한 경위 및 그 이후 행동, 타워크레인 주변의 상황 등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하지 않고 타워크레인을 무단으로 점거한 후 플래카드를 내걸고 부당해고철회 등을 요구한 행위는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 제3자의 법익과 충돌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해를 끼칠 상황에 대한 충분한 예견가능성이 있어 집시법상 미신고 옥외집회 개최행위에 해당한다며 집시법 위반에 대해 유죄로 인정한 1심 판결을 유지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집시법상 집회, 미신고 옥외집회 개최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주식시황 〉

항목 현재가 전일대비
코스피 5,487.24 ▼96.01
코스닥 1,152.96 ▲4.56
코스피200 812.93 ▼14.58

가상화폐 시세 〉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4,604,000 ▲251,000
비트코인캐시 681,500 ▲1,500
이더리움 3,091,000 ▲7,000
이더리움클래식 12,480 ▲20
리플 2,058 ▲11
퀀텀 1,337 ▲4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4,640,000 ▲255,000
이더리움 3,092,000 ▲8,000
이더리움클래식 12,490 ▼20
메탈 414 0
리스크 193 0
리플 2,059 ▲10
에이다 393 ▲1
스팀 86 0
암호화폐 현재가 기준대비
비트코인 104,610,000 ▲280,000
비트코인캐시 681,500 ▲1,500
이더리움 3,088,000 ▲11,000
이더리움클래식 12,490 ▲30
리플 2,057 ▲11
퀀텀 1,378 0
이오타 95 0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