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야당이 선거(대선) 승리를 하려면 다자구도여야 한다!”

기사입력:2016-07-25 09:22:16
故其戰勝不復, 而應形於無窮(고기전승불복, 이응형어무궁) "한 번 이긴 방법은 되풀이 하지 않으며, 때와 장소에 따라 응전하는 형태는 무궁무진하다." 손자병법 허실(虛實)편에 나오는 문구이다. 아마도 더민주와 진보진영이 깊이 새겨야 할 이야기일 듯싶다.

지금의 야권은 예전에 한 번 통했던 방식을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연대방식(DJP연합)과 후보단일화(노무현-정몽준 단일화)로 달콤한 승리를 거둔 적이 있긴 했지만 현재까지도 그 방식을 고수하다가 이길 수 있었던 승부도 매번 날려먹었다. 오죽하면 이제는 상대(새누리당)도 야권연대에 대한 대응방법을 완벽하게 익혀놓고 있을 정도이다.

20대 총선에서도 더민주와 재야 및 진보진영 등은 제3당(국민의당)을 향해 야권연대를 하라며 다각도로 압박을 했었다. 심지어는 새누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면 국민의당 때문이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으며 오로지 '야권연대'만을 외쳐댔다. 마치 더민주(후보들)를 위해 제3당의 후보들이 자진사퇴 해야 한다는 논리의 막가파식 주장을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여소야대였다. 오히려 제3당의 존재로 인해서 더민주가 원내 제1당이 되는 어부지리까지 얻게 됐다. 그런데 앞선 협박을 했던 사람들 대부분은 아무런 반성도 없다.(아주 일부만 자신의 발언에 대해 반성을 하기는 했다.) 여론조사의 수치를 갖고 단순하게 '1+1'은 2가 될 거라는 예상을 했던 수준 이하의 종편도 마찬가지였다.

2000년 이후 진행된 선거의 사례들을 보면, 현재의 야권연대가 얼마나 잘못된 전략인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있었던 총선과 대선의 결과를 보면 재미있는 흐름이 보이는데, 선거의 양상이 다자구도일 때는 제3세력의 이념(정치) 성향과 유사한 진영에서 전반적인 승리를 가져갔으며 양자구도일 때는 무조건 보수진영이 승리하는 패턴을 보여준다.

다자구도에서 제3세력이 보수진영이라면 1위(혹은 전반적인 승리)를 한 쪽도 보수진영이고, 반대로 제3세력이 민주진영이라면 역시 1위(승리한 측)가 민주진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양자구도는 ‘보수필승, 민주진영 필패’로 나타난다. 마치 공식처럼 규칙성이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한 점을 표를 통해서 설명해 보겠다.

표를 보면 각 선거 때마다 제3세력이 선전하는 것과 함께, 별도의 이슈가 선거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이슈로 인해서 이길만한 진영은 아무리 제3세력이 의석이나 득표율을 잠식해도 결국 승리를 해낸다는 것도 알 수가 있다. 요즘말로 “될놈될” 즉, 이길만한 진영은 아무리 같은 진영에서 제3세력을 형성해도 결국 이긴다는 얘기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와 2위를 차지한 이회창 후보와의 득표수 차이가 57만여 표였다. 당시 제3세력은 민주진영이었던 권영길 후보였는데, 권영길 후보는 95만여 표를 득표했다. 같은 민주진영이었던 제3세력 후보의 득표수가, 1위와 2위의 표 차이보다 더 많았지만 민주진영에 노무현 후보가 승리하는 것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17대 총선도 비슷하다. 당시 탄핵역풍의 여파로 인해 민주진영의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제3세력을 이룬 것은 민주진영에 정당들이었다. 제3세력을 이룬 민노당과 민주당은 합해서 19석을 차지했지만 같은 민주진영인 열린우리당은 기어코 과반의석을 차지해낸다. 오히려 민주진영에 정당들 의석의 합이 171석이나 되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는데 역할이 돼주었다.

2012년에는 이명박 정부의 실기로 인해서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심리와 정권교체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었다. 그렇다면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이, 민주진영에서 경쟁력을 갖춘 제3당(제3의 후보)이 존재한 다자구도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결국 양자구도는 보수진영의 결집과 확장성을 유발해주는 민주진영에 자충수였던 것이다.

양자구도는 국회의원 지역구 몇 개정도의 지엽적인 상황에서 극히 일부나마 통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선거 전체의 전반적인 결과에서는 오히려 보수진영의 승리를 보장해주는 셈인 것이다. 양자구도는 민주진영이 절대로 이길 수 없는 구도와 전략임에도 더민주와 진보진영은 오로지 '야권연대'만 외쳐대고 있었다.

야권연대는 야권 내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세력이 ‘연대’를 빌미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강화하면서, 야권 내의 다른 세력들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득권을 보유한 친노 세력이, 비록 선거 전체에서는 승리를 하지 못하더라도 야권 내의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서 야권연대 카드를 애용하는 것이다.

그럼, 표에 나타난 결과의 이유를 몇 가지만 유추해보겠다. 일단 선거가 흥행이 된 것이다. 유권자 입장에서 다양한 선택지가 생겼고 선거가 흥미로워졌다. 그래서 그동안 정치에 무관심했고 참여도가 낮았던, 중도층 및 제3지대 유권자들의 참여도(투표율)가 높아졌을 것이다. 또한 비슷한 진영끼리의 경쟁으로 인해 각자 최대치의 활동이 펼쳐지게 됐을 것이다.

그래서 표 갈림 현상보다는, 될 만한 사람(정당) 혹은 경쟁력이 있는 후보(정당)에게 표가 더 결집되는 효과가 나타났을 것이다. 후보(정당)간 능력경쟁을 유발하게 되는 순효과인 것이다. 유권자들은 야권연대를 주장하는 미련한 전략가들보다 훨씬 더 똑똑하다. 자신의 한 표를 어떻게 활용해야할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한 얘기이다.

하나밖에 없는 특정진영의 후보보다는 선택지가 많은 진영에서 그나마 더 나은 혹은, 그나마 덜 싫은 후보(정당)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제3세력이나 그와 유사한 진영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자구도는 야권분열이 아니라, 야권에 각 정당(세력)들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 것이다. 이번 20대 총선의 결과가 이를 증명해준다.

다자구도의 결과가 앞에서처럼 나오게 되는 이유를 좀 더 깊게 관찰하며 과학적인 방법으로 연구를 한다면, 보다 더 명쾌하게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정당이나 연구원 등에서 분석을 하거나 전략을 세워야 한다면 바로 이러한 것을 갖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엉터리 '야권연대'나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한심한 얘기는 그만하고 말이다.

“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정치 컨설턴트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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