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대자보에 여교수 명예훼손 대학생들 무죄

기사입력:2016-06-22 10:13:19
[로이슈 전용모 기자] 학생들이 대자보를 통해 여교수를 명예훼손 한 사안에서 법원은 이들의 행위를 ‘공공의 이익에 관한 행위’로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모 대학 학생 4명은 작년 8월 B여교수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허위사실 대자보를 본관 건물 출입문, 게시판, 스쿨버스 승하차장 등 30여 곳에 부착했다.

이와 관련, 학과장은 평소 같은 학과 교수인 B여교수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작년 7월 강의 편성 등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B여교수가 휴대폰으로 대화 내용을 녹음할 수도 있다고 의심해 호주머니 등을 살피기 위해 상의를 들어 올렸다.

B여교수는 학과장을 강제추행으로 고소했으나 대구지방검찰청은 혐의 없음 처분을 했고, 지난 2월 항고 역시 기각됐다.

학생들은 대자보에 “피해자가 학과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지도 않았는데 허위로 성추행을 당했다며 고소를 했다.”, “허위사실로 학과장을 매도하고, 거짓말하고 양심을 팔고 있는 B○○ 교수, 인격조차도 땅에 떨어진 B○○ 교수.”라는 내용을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구지법 형사5단독 최은정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학생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최은정 부장판사는 “피해자의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의 진술만으로는 대자보의 내용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부합하지 않는 허위일 뿐만 아니라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피고인들이 인식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인지에 대해서는 “설령 피고인들의 행위가 형법 제307조 제1항의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형법 제310조는 ‘제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최은정 판사는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각 대자보 부착 행위는 학과 또는 학교 전체의 이미지 실추를 염려한 학생들의 대응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공공의 이익에 관한 행위’라고 볼 수 있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무죄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용모 기자 sisalaw@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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