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형의 폭력에 시달리던 고등학생 동생이 사건 당일 폭력을 제지하던 아버지를 때리는 형을 흉기로 찔러 숨기게 한 동생에게 배심원들이 참여한 1심 국민참여재판은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으나, 항소심과 대법원은 유죄를 인정했다.
검찰에 따르면 고등학교 1학년인 A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두 살 많은 형(B)으로부터 자주 심한 폭행을 당해왔다고 한다.
B군은 후배들은 물론 동생 친구들 사이에서도 ‘무서운 형’으로 소문이 나 있었는데, 특히 B가 술을 마시면 동생은 형에게서 전화가 걸려오는 것조차 겁낼 정도였으며, 중학교 시절에는 학교의 권유로 교내 심리치료 상담까지 받았다.
그러나 동생이 부모 등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수록 형의 보복은 더욱 심해져 가까운 사람들에게서는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됐고, A군은 중학교 때 3일 동안 구타를 당하고 형을 경찰에 신고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2014년 중학교 3학년 무렵에는 술에 취한 형에게서 흉기로 위협을 당한 적도 있어, A군은 형의 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어 극단적인 상상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2015년 4월 새벽에 형(당시 만 17세)이 술에 취해 귀가해 윽박지르며 때렸다. 이에 대항해 A(당시 만 15세)군이 형을 밀치자, 형은 욕설을 하며 목을 졸랐고, A군은 숨이 막혀 살려 달라고 소리쳤다. 이때 잠을 자던 부모가 싸우는 소리를 듣고 말렸고, 아버지가 B를 힘으로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A군은 격분한 나머지 주방에서 흉기를 들고 나와 형(B)의 가슴 부위를 찔러 그 자리에서 과다출혈로 인하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했다.
검찰은 A군에 대해 형을 살해한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군은 경찰수사 단계부터 공판에 이르기까지 일관해 “형이 아버지와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을 보고 단지 형을 다치게 해 폭력을 제지할 생각으로 찌른 것이지, 형을 죽일 생각으로 힘껏 찌른 것이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은 배심원 9명이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1심인 춘천지방법원은 2015년 7월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배심원들은 A군에게 미필적 고의도 없었다며 무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방 밖으로 나갈 당시 망인의 폭력이 부친에 의해 제압된 상태가 아니라 망인이 오히려 부친을 향해 달려들면서 부친을 주먹으로 4~5회 가량 때리고 있었던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 상황에서 피고인은 망인의 폭력을 제지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싱크대에서 흉기를 빼내 들고 방 안으로 들어가 망인을 찔렀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망인의 급소를 찌르고자 망인의 가슴 부위를 찌른 것이 아니라, 망인의 어떤 신체 부위를 찌르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만 부친의 몸을 피해 망인을 찔렀는데 그 찌른 부위가 우연히 급소였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배심원들도 “피고인이 피해자를 찌른 부위가 급소인 점은 사실이나, 피고인이 피해자를 찌를 당시 피해자의 어느 부위를 찔렀는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했거나 적어도 급소를 찌른다는 점은 모르고 찌른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평결했다.
◆ 항소심 유죄 판단은?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등법원 춘천제1형사부(재판장 심준보 부장판사)는 2015년 10월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한 1심을 뒤집고, 유죄를 인정해 A군에게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당시 살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피해자에게서 심한 구타를 당했고, 장기간에 걸친 피해자의 상습적인 폭력에 못 이겨 흉기로 그를 토막 내어 죽이는 상상을 했을 정도로 피해자에 대한 악감정이 있었으므로 살인의 동기는 충분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부모의 도움으로 일단 피해자의 폭력에서 벗어나 방에서 나갔고 피고인의 부친이 피해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눌러 제압했으므로 일단 피해자의 가해행위는 이미 종료한 상황이었음에도, 집밖으로 도망가거나 방 바깥에서 머무르는 등의 소극적인 대응을 하기보다는 흉기를 가지고 방으로 돌아와 피해자가 아버지에게 제압당해 등을 보이며 엎드려 있는 것을 보고 자세를 낮추어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찔렀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의 연령, 지능수준에 비추어 몸통 부위에 심장, 폐 등 인체의 주요기관이 위치하고 있고, 그 부위를 흉기로 찌를 경우 과다출혈 등으로 사망가능성이 높음은 피고인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흉기로 사람의 몸통 부위를 몸의 중심을 향해 찌르면서 사망의 결과가 생길 위험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연골을 관통할 정도의 세기로 피해자를 찌른 이상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가해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드러난 여러 사정을 두루 종합하면,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식 또는 예견한 상태에서 범행에 나아갔다 할 것이므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옳다”고 판단했다.
또 “설령 피고인이 감정적으로는 피해자의 사망을 원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살인죄의 구성요건을 실현할 고도의 개연성을 인식하고 그 결과를 야기하기에 충분한 실행행위를 감행한 이상, 의식적으로 계산에 넣은 행위의 결과를 스스로도 신뢰할 수 없는 헛된 희망에 의지해 벗어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렇다면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고 유죄를 인정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 제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군의 상고를 기각하며 징역 장기 3년, 단기 2년6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 중 살인의 점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살인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판시했다.
참여재판 ‘폭력 친형 살해 고교생’ 무죄…항소심ㆍ대법원 유죄 왜?
“흉기로 찔러 연골 관통할 정도로 살인의 고의를 인정하기에 충분한 가해행위가 있었다” 기사입력:2016-02-01 17: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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