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부산2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 직원 인출한 예금 반환하라

“영업정지 2~3일 전에 인출한 은행 직원과 친인척들 예금자보호법 5000만원 제외하고 돌려줘라” 기사입력:2015-12-20 22:03:24
[로이슈=신종철 기자] 부산2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직전에 예금을 인출한 은행 직원이나 친인척은 예금자보호법 적용을 받는 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돌려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법원에 따르면 부산2저축은행은 2011년 2월 1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 결정 및 영업정지처분을 받았다.

앞서 2011년 1월 14일 금융위원회는 삼화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를 한 이후 저축은행 고객들의 예금인출 현상이 증가하자 부산저축은행 그룹 5개(부산ㆍ부산2ㆍ중앙부산ㆍ대전ㆍ전주) 저축은행을 포함한 전국 주요 저축은행의 일일 예금인출 상황을 점검했다.

그런데 특히 대전상호저축은행의 유동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만일 대전상호저축은행에 예금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다른 계열 저축은행도 뱅크런(Bank-run)이 발생해 결국 부산저축은행 그룹 5개 저축은행이 모두 영업정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금융위원회에 설치된 ‘저축은행 구조조정 대책반(TF)’은 2011년 1월 25일 향후 일정 시점에 부산저축은행 계열 5개 저축은행을 일괄적으로 또는 순차로 영업정지하기로 결정하고, 부산저축은행 그룹 저축은행의 유동성을 점검했다.

그러던 중 2011년 2월 15일 재무구조가 악화된 부산저축은행의 2010년 하반기 재무제표가 공시되고, 모그룹인 대전상호저축은행의 유동성이 향후 2~3일도 견디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자, 부산저축은행의 대주주와 감사를 금융위원회로 불러 부산저축은행 그룹 5개 은행에 대해 영업정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리면서 경영진 스스로 영업정지 신청을 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부산저축은행 그룹의 대주주 및 경영진은 2월 16일 유동성 위기가 가장 심각한 대전상호저축은행에 대해서만 영업정지 신청을 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2월 17일 영업정지 신청을 받은 대전저축은행 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부산저축은행도 직권으로 영업정지 결정했다. 부산2저축은행은 모기업인 부산저축은행의 영업정지에 따른 여파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초래돼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자 2011년 2월 18일 금융위원회에 영업정지를 신청했으며, 2월 19일 부실금융기관 결정 및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됐다.

그런데 부산2저축은행의 직원 및 친인척들은 부산2저축은행의 영업정지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2011년 2월 16일~18일 자신과 친인척의 예금을 빼내고, 일부 고객에게 이를 알려 예금인출을 유도했다. 이들이 인출한 금액은 5398만원부터 1억 2195만원까지 다양했다.

부산2저축은행은 2011년 2월 1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부실금융기관 결정 및 영업정지처분을 받고, 2012년 3월 부산지방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아 현재 파산절차가 진행 중에 있으며, 예금보험공사가 부산2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이다.

예금보험공사는 “부산2저축은행의 직원 또는 가족들은 영업정지처분이 내려지기 2~3일 전 영업정지되리라는 사정을 미리 알고서 은행 영업시간 외에 실명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서 예금을 지급받았다”며 “이와 같은 부산2저축은행의 예금지급행위는 파산재단의 책임재산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편파행위로서 파산법에 의해 부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사는 “따라서 지급받은 각 예금액에서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예금액 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이들은 “부산2저축은행의 영업정지 또는 파산을 예상할 수 없었으므로 선의의 수익자에 해당한다. 나아가 다른 고객들과 마찬가지로 저축은행의 부실을 우려해 예금을 인출한 것에 불과하고, 예금인출은 예금자의 권리로서 그의 인출요청이 있는 경우 은행은 이를 거부할 수 없으므로 예금인출행위는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맞섰다.

1심인 부산지방법원은 2014년 10월 파산채무자 부산2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가 영업정지 되기 2~3일 전에 예금을 인출해 간 부산2저축은행 직원과 친인척들을 상대로 낸 ‘부인의 소’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부산2저축은행의 재정 상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본인 또는 가족들의 예금을 인출한 것일 뿐, 특별히 부산2저축은행의 임원진으로부터 영업정지 또는 파산 가능성에 관해 구체적으로 전달을 받았다거나 부산2저축은행과 통모해 예금을 인출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 중 일부는 2011년 2월 16일 밤 자신의 예금을 인출했는데, 일반 예금자의 경우 영업시간 종료 이후에도 별다른 제한 없이 예금을 인출할 수 있었고, 부산2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 전까지는 일반 예금자와 마찬가지로 자유롭게 예금을 인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비록 피고 중 일부는 실명확인절차를 거치지 않고 위법하게 예금을 인출하기는 했으나, 이러한 절차상 위법성을 이유로 예금인출행위의 목적이나 동기를 일반 예금자들의 그것과 달리 취급하기는 어렵다”며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인 부산고등법원은 지난 8월 부산2저축은행 계장 J씨가 인출한 예금 중 5000만원을 제외한 7195만원을, 또한 J씨 아버지가 인출한 예금 중 5000만원을 제외한 3039만원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의 예금인출이 부산2저축은행의 다른 파산채권자들을 해하는 행위라고 하더라도, 이는 금융위원회가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이후 불안감을 느낀 예금자들이 대거 부산2저축은행으로부터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부산저축은행 그룹에 대한 유동성위기에 대한 우려 속에서 피고들 역시 불안감을 느껴 이러한 행위에 이른 것으로 사회적으로 상당하거나 불가피한 행위였다고 볼 수 있으며, 피고들이 부산2저축은행의 직원 또는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부산2저축은행 J계장과 아버지에 대해서는 돈을 돌려주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J씨는 계장으로 근무하면서 자신과 아버지, 어머니 명의로 2011년 2월 16일 당시 3억 7000만원을 예치해 뒀다가 전부를 인출했는데, 이는 다른 부산2저축은행 직원 또는 일반 예금자들의 예치 및 인출액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고액”이라고 봤다.

또 “금융감독원은 J계장에 대해 당시 금융거래 실명확인의무 위반을 이유로 감봉 3월의 중징계를 했고, J계장이 어머니 명의 계좌에서 예금을 인출한 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확정된 이상, 어머니 예금 인출행위와 시기나 금액, 동기 등에 있어 본질적인 차이가 나지 않는 J계장과 아버지의 예금 인출행위를 다르게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인정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제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부산2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가 2011년 부산2저축은행의 영업정지 2~3일 전에 예금을 인출한 은행 직원과 친인척 11명을 상대로 낸 ‘부인의 소’ 상고심(2015다235582)에서 원고 승소 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0일 밝혔다.

쉽게 말해 “영업정지 되기 2~3일 전에 부산2저축은행에서 지급받은 예금액에서 예금자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예금액 50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돈을 돌려주라는 것이다.

재판부는 먼저 “금융위원회는 2011년 2월 17일 부산2저축은행의 모그룹인 부산저축은행과 대전상호저축은행에 대해 영업정지결정을 했고, 부산2저축은행은 대규모 예금인출사태가 초래돼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자 2월 18일 금융위원회에 영업정지 신청해 다음날 2월 19일 부실금융기관 결정 및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부산2저축은행의 과장은 2011년 2월 16일 부산저축은행 그룹의 내부 직원회의에 참석해 부산2저축은행을 포함한 부산저축은행 그룹 5개 은행에 대해 곧 영업정지가 신청될 수 있다는 사실을 듣고 이를 부산2저축은행 직원들에게 고지했다.

재판부는 “이런 내부 정보를 고지 받은 부산2저축은행의 임직원들은 영업정지 직전인 2월 16일~18일 사이에 자신의 친인척과 일부 고객에게만 영업정지 가능성을 알려 예금인출을 유도하고, 임직원 자신 및 친인척의 예금을 인출했으며, 예금주가 내점하지 않았음에도 예금을 부당하게 인출했다”고 지적했다.

또 “부산2저축은행의 직원들의 친인척 등은 2월 16일~18일 사이에 영업시간이 종료된 고객 미내점 시간에 금융거래 실명확인의무를 위반해 자신 또는 친인척들의 예금을 해지하고 이를 인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와 같은 부당예금인출 및 금융거래 실명확인의무 위반을 이유로 직원 2명은 징계를 받았고, 다른 5명의 직원들은 징계대상자가 됐으나 퇴사해 징계를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그런데도 원심은 부산2저축은행이 피고 9명에게 예금을 지급한 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하거나 불가피한 행위였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부인권 행사를 제한하는 사회적 상당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어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케 하기 위해 원심법원으로 환송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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