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수 “사법시험 존치론 품격”…이호선 “로스쿨 교수 품격은”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글에 이호선 국민대 법대교수가 반박 공개 편지 기사입력:2015-12-16 09:05:38
[로이슈=신종철 기자] 윤진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사법시험 존치론의 품격>이라는 기고 글에서 사법시험 존치론자들의 품격과 수준에 의문을 나타내자, 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가 공개편지로 반박하고 나섰다.

두 교수는 모두 사법시험 출신으로 윤진수 교수는 사법연수원 9기이고, 이호선 교수는 사법연수원 21기다.

윤진수 서울대 로스쿨 교수는 15일 법률전문지에 기고한 <사법시험 존치론의 품격>에서 “필자는 사법시험 존치론이 논의의 기본적인 품격과 수준을 갖추고 있는지에 관하여 커다란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우선 존치론자들은 로스쿨 졸업자나 재학생 또는 로스쿨 재직 교수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진수 교수는 “존치론자들은 로스쿨은 이른바 돈스쿨이라고 하면서,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사람들만이 로스쿨에 갈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이 객관적 사실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은 여러 가지 통계로 밝혀진 바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이런 주장에 대해 이호선 국민대 법과대학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서울대 윤진수 교수의 <사법시험 존치론의 품격>에 대한 공개 편지”를 올리며 “사시(사법시험) 폐지를 주장하는 분들의 품격은 어디로 간 것입니까? 참으로 서글픔을 느낍니다”라고 로스쿨 교수들을 향해 반박했다.

특히 이호선 교수는 이 ‘공개 편지’를 본지에 게재해 줄 것을 요청해 와, 본지는 법조계의 다양한 의견교환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게재하기로 결정했다.

▲이호선국민대법과대학교수의블로그

▲이호선국민대법과대학교수의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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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이호선 교수의 “서울대 윤진수 교수의 <사법시험 존치론의 품격>에 대한 공개 편지” 전문

존경하는 윤진수 교수님께

교수님이 신문에 기고하신 <사법시험 존치론의 품격>을 읽고, 사법존치론자 중의 한 명으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 말씀 올리고자 합니다. 돈스쿨, 음서제, 금수저라는 자극적인 말들은 건설적인 대안을 위해 불필요한 말이라는 것을 저도 인정합니다. 그런데 제가 지난 번 EBS 교육대토론회에서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고시낭인’이라는 말은 로스쿨 도입을 주장하셨던 분들이 공식적으로 논문에 썼던 말입니다.

‘희망고문’ ‘희망의 덫’은 로스쿨협의회(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사시폐지, 국민과의 약속입니다’라는 책자에 나와 있습니다. 어른답지 못하고, 선생답지 못한 자세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책에 보면 아무런 출처 없이 <고시낭인> 폐해를 지적하면서 “명문대에 입학하여 주변의 기대를 받고 고시 공부를 하다가 불운하게도 결과가 좋지 않아 미래를 비관하여 자살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등 사회 문제를 양산함”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책자를 국회에 뿌리고, 언론에 배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시(사법시험) 폐지를 주장하는 분들의 품격은 어디로 간 것입니까? 참으로 서글픔을 느낍니다.

윤교수님께서 이 글에 “그런데 실제로 사법시험 합격자와 로스쿨 진학자의 사회적 배경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점이 객관적인 연구로 밝혀졌다”고 하셨습니다.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인가요? 같은 동료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재협 교수의 연구에 근거한 것이지요. 그런데 그 연구조사결과와 결론이 도저히 사회과학적인 방법으로 볼 수 없어 서울대법학연구소와 서울대 법학지, 연구자들이 지금 서울대 연구진실성윤리위원회에 제소되어 있는 사실을 아시지요.

단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위 논문의 백분율 합이 맞지 않습니다. 법무부의 전수조사자료를 인용하면 될 것을 설문조사로 결론 내는 바람에 우연히도(?) 로스쿨에 유리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법시험 합격자들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을 1,089만원으로 분석했습니다. 로스쿨 재학생이 1,063만원이구요. 월 소득 1천만원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시나요?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5년 3/4분기 전국 가구당 평균 소득이 441만원입니다. 제가 이재협 교수와 동일한 집단에서 표본을 3배로 확장하였을 때 응답거부자 4.8%를 뺀 95.2%가 월 소득 379만원이었습니다. 2009~2012년까지 동일 기간이고 이 기간 통계청 전국 가구당 평균소득은 380만원이었습니다. 윤 교수님께서는 어느 쪽이 더 진실에 가깝다고 믿으십니까?

이재협 교수의 표본집단 변호사들 300명 중 84%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고, 그중 19%가량이 빅5 로펌에 있는 사람들이란 건 아시지요. 그 표본으로 가정배경을 조사했습니다. 설문 중에 “친척 중에 법조인이 있는 사람”을 묻는 항목이 있습니다. “친척”이라는 말이 설문조사에 가능한 용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재협 교수의 조사 표본 집단 300명에 검사는 단 2명, 판사는 10명이 응답하였고, 변호사가 288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바탕으로 각 직역에 따른 특성 등을 분석하였습니다. 이게 가능하고, 신빙성 있는 조사라고 보십니까?

이것도 여쭤보겠습니다. 전국 25개 로스쿨 재학생들의 소득 분포를 보면 최상위 10분위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5, 6, 7 분위 학생들을 합한 숫자와 같습니다. 중간층이 비어 있다는 말입니다. 로스쿨협의회의 자료에 있는 내용입니다. 이게 정상인가요? 서너개 학교는 상위 9, 10분위가 39%를 차지합니다.

지난 재작년 이태리 피렌체에 있는 유럽연합대학원에서 연구년을 보냈습니다. 그곳 패컬티 멤버들과 어울리고, 도서관에 드나들면서 “이 시대에 선지자가 있다면 그것은 대학”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학자로서 “공부한다는 건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견식이 천박한 제게는 참으로 놀랍고 부러웠습니다.

전 한국의 대학에도 선지자들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사법시험존치와 관련하여 로스쿨에 계신 교수님들 중에서 아직까지 그런 모습을 보여주신 분이 매우 드문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윤 교수님께서 사시존치론자들에게 요구하시는 품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더욱 자중하며 조심하겠습니다. 대신 교수님께서도 대학에 선지자, 양심이 있다는 것을 좀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그 첫걸음이 학문적 오류에 대한 과감한 인정과 시정입니다.

윤교수님께서 앞장서서 위에서 말씀드린 문제점들을 밝히 살펴주시고 내부에서 지적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 논문에 근거하여 공론의 장에서 말씀하신 만큼 그 정도는 하시리라 믿습니다. 만일 이재협 교수와 그 연구논문을 지적한 제게 문제가 있다면 얼마든지 공개적 혹은 비공개로 말씀해 주십시오. 이재협 교수와 함께 이야기 하셔도 좋습니다.

학문적 양심이 모든 품격의 시작이라 믿습니다. 특히 저희와 같이 법을 하는 사람들은 말입니다.

감사합니다.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이호선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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