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은 4일 “사법적 판단이 확정돼도 다툼이 종식되지 않는 채 비난이 계속 이어지기도 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법부가 흔들리지 않고 헌법적 책무를 다해 나갈 수 있는 것은 법과 양심에 따라 정의를 길을 찾기 위해 고뇌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법원 구성원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법원 구성원들을 격려했다.
이날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국민의 신뢰 없이는 진정한 사법부의 독립을 이루기 어렵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며 “격동하는 사회적 조류 속에서 사법부가 거센 파도를 헤치고 법과 양심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꿋꿋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응원이라는 강력한 동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중에서도 사법권한의 본질인 재판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영원한 숙제”라며 “신속하고 적정한 재판에 의해 분쟁을 1회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재판제도의 이상이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1심의 종국적 분쟁 해결 기능이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제1심에서 충분한 심리와 검토를 거쳐 최선의 결론이 내려지고, 그 결론이 상급심에서 거의 달라지지 않는 재판 운영이 정착될 때에 모든 재판은 권위를 찾고 신뢰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제1심 법관도 최종심 법관으로서의 마음을 가지고, 또 상급심 법관은 이미 한 단계의 사법적 검토가 있었음을 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재판에 임함으로써 심급제도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전국법원장회의 양승태 대법원장 인사말 전문>
친애하는 전국의 법원장 여러분!
어느덧 2015년 한 해도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방대한 업무 속에서, 묵묵히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해준 사법부 구성원 모두와 법원장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큰 사건을 포함한 수많은 사건들이 차질 없이 처리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법원 구성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 할 것이고, 그에 힘입어 금년에도 사실심을 충실히 하기 위한 각종 제도 개선이 계속 이어졌으며, 독립된 대한민국 사법부의 창설을 기념하는 법원의 날 제정, 법원 내부 복지제도의 증진 등 기억할 만한 성과도 이루어냈습니다.
권위 있는 국제기구인 세계은행은 우리나라의 재판절차가 상사 분쟁의 해결 능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있다는 평가를 매년 해오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작년보다 순위가 더 높아진 보고서를 발간하였고, OECD 역시 그 보고서에서 회원국 중 우리의 형사 재판절차가 신속성과 효율성에서 최상위에 있는 우수한 절차라고 평가한 것도 모두 이러한 노력의 결실일 것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성실성과 객관적인 우수성이 국민들에게는 제대로 인식되지 아니하고 오히려 법원을 보는 일반적 시각에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의 따뜻함이 배어 있지 못함을 느낍니다. 여기서 우리는, ‘신뢰는 논리나 사실관계 못지않게 직관에서 우러난다’는 말을 다시 한 번 곱씹게 됩니다. 다시 말해, 국민의 신뢰를 증진함에 있어서는 사법부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갖게 할 수 있는 직관적, 정서적인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재판을 비롯한 모든 사법절차를 성실하고 우수하게 운영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진정한 마음이 국민에게 직접 와 닿게 하여, 이로써 법원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는 데에도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최근 몇몇 법원과 재판부에서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제도 개선과 환경 조성을 통해 법원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마음 깊이 심어주고 있는 것은 이러한 노력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법원장 여러분!
우리 사회가 급속도로 다원화되어 복잡해지는 반면, 조화와 공생을 위한 양보와 타협의 정신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함에 따라 이질적인 가치관 사이의 대립은 나날이 격렬해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재판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공격이 많아지고, 특히 다분히 이념적, 사회계층적인 배경을 지닌 분쟁은 사법적 판단이 확정되어도 다툼이 종식되지 않는 채 비난이 계속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법부가 흔들리지 않고 헌법적 책무를 다해 나갈 수 있는 것은 법과 양심에 따라 정의를 길을 찾기 위해 고뇌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있는 법원 구성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국민의 신뢰 없이는 진정한 사법부의 독립을 이루기 어렵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아니 됩니다. 격동하는 사회적 조류 속에서 사법부가 거센 파도를 헤치고 법과 양심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꿋꿋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민의 응원이라는 강력한 동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사법권한의 본질인 재판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영원한 숙제입니다. 신속하고 적정한 재판에 의해 분쟁을 1회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재판제도의 이상이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제1심의 종국적 분쟁 해결 기능이 강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1심에서 충분한 심리와 검토를 거쳐 최선의 결론이 내려지고, 그 결론이 상급심에서 거의 달라지지 않는 재판 운영이 정착될 때에 모든 재판은 권위를 찾고 신뢰를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심급제도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여, 하급심의 재판이 상급심에서 변경되는 것을 쉽게 여길 것이 아니라, 제1심의 법관도 최종심 법관으로서의 마음을 가지고, 또 상급심의 법관은 당해 사건에 관해 이미 한 단계의 사법적 검토가 있었음을 중히 여기는 마음으로 재판에 임함으로써 심급제도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할 것입니다.
전국의 법원장 여러분!
우리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법관 사회도 최근 법관 수의 지속적인 증가에 평생법관제의 정착, 법조일원화의 시행 등의 요인이 맞물려 경력, 연령, 성별 등이 전례 없이 다양하게 된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고, 구성원들의 의식구조도 다변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필연적으로 그동안 법관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던 행동방식과 문화에도 큰 영향을 주어, 기존의 제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과거의 관행에 안주하거나 집착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여 슬기롭게 대응함으로써 오히려 사법부의 발전을 이루는 지혜를 발휘하여야 할 때입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는, 이와 같은 구성의 다양성이 마찰이나 갈등 없이 법관 사회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격의 없는 교류와 대화를 통해 사고와 이해의 폭을 넓히고 법관으로서의 사명감을 드높여 최상의 재판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함께 노력하는 기풍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사무분담이나 보직과 같은 인사운영도 종래의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필요로 합니다. 인사운영의 기초가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방식을 고집한다면 오히려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결과가 빚어질 것입니다. 나아가 사법행정 분야에서도 전체 법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다양한 의견을 빠짐없이 수렴함으로써 사법조직이 생기를 가지고 운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장 여러분께서는 법관을 비롯한 관내 법원 구성원들이 시대의 흐름을 직시하며, 이해와 호양의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이면서도 전향적인 자세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 질서를 세움으로써 맡은 바 헌법적 책무를 완수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를 당부하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전국의 법원장 여러분!
비바람이 불고, 때론 눈보라가 치는 경우에도 사법부는 언제나 헌법과 법률, 그리고 국민의 입장에 서서 부여받은 소중한 임무에 충실하며 뚜벅뚜벅 걸어 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우리 법원 가족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 신뢰 위에 우뚝 선 사법부의 일원으로서 뿌듯한 긍지를 가지고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서로를 북돋우며 하나가 되어 걸어 나갑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15. 12. 4. 대법원장 양승태
양승태 대법원장 “1심 법관도 최종심 대법관 마음 가지고 재판”
“사법권한의 본질인 재판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영원한 숙제” 기사입력:2015-12-04 14: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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