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국가자격시험 중 화장실 출입 금지는 인격권 침해”

“시험장 안에서 용변을 보도록 허락했어도, 응시자가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끼기 충분” 기사입력:2015-10-29 10:41:36
[로이슈=손동욱 기자] 국가기술자격시험 감독관이 응시자의 요청에 의해 시험장 안에서 용변을 보도록 허락했더라도, 이는 해당 응시자가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끼기 충분한 인격권 침해행위라고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에게 국가기술자격시험 도중 응시자의 화장실 이용과 관련해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진정인 A(1961년생)씨는 2014년 10월 5일 국가기술자격시험(전기기사) 응시 도중 용변이 급해 감독관에게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했으나, 감독관이 ‘화장실 출입 후 재입실이 불가하다’고 해 시험장 안에서라도 용변을 볼 수 있도록 요청했다.

이에 감독관이 응시자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 시험장 뒤편의 쓰레기통에 용변을 보게 했는데, 진정인은 “급한 용변임에도 화장실을 못 가게 해 시험장내에서 용변을 보게 돼 수치심과 굴욕감을 느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피진정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국가기술자격시험장의 공정한 관리를 위해 시험 중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고, 배탈ㆍ설사 등 용변이 매우 급한 경우나 시험시간의 1/2이 경과한 후에 화장실 출입이 가능하도록 하며, 화장실 출입 후에는 시험장 재입실을 불허하고 퇴실시간까지 작성한 답안만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시험 중 화장실 출입을 허용할 경우 다수의 응시자들이 화장실 사용을 요구하거나 동일한 응시자가 연속으로 화장실 사용을 요청하는 경우 이를 제한하기 어려우며, 화장실 사용을 허가할 경우 재입실을 위한 신체검색의 어려움, 조직적 부정행위 방지 등을 이유로 화장실 출입을 허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권위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국가기술자격시험을 총괄ㆍ관리하는 기관으로서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등 시험을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책임이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화장실 출입 후 재입실 금지 원칙을 들어 결과적으로 응시자가 시험실 뒤편에서 소변을 보도록 한 것은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인격권 침해행위이며,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 사건 진정의 국가기술자격시험을 비롯해 국가공무원 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은 시험 중 화장실 출입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별도의 법률규정이 없으며, 교육부 주관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경우 매교시 약 20분 정도의 휴식시간이 있고, 시험 도중 화장실 출입을 허용하는데 동성의 복도 감독관이 동행하고 재입실 후 시험을 계속 보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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