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친구를 시켜 재력가를 살해한 혐의(살인교사)로 기소돼 국민참여재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형식(46) 서울시의원이 19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법원과 검찰의 범죄사실에 따르면 김형식 서울시의원은 재력가 송OO씨를 후원자로 알게 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다가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원(강서구)에 당선됐다. 그런데 마침 송씨 소유의 빌딩 2개를 포함한 인근지역을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해 관광호텔로 증축하려 했는데, 그 지역은 일반주거지역이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용도변경 부탁을 받은 김형식 서울시의원은 경비 및 로비 명목으로 2010년 10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4회에 걸쳐 총 5억 2000만원을 받으면서 송씨에게 차용증을 작성해 줬다. 또한 수차례 관련 공무원들을 대동해 송씨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받았다. 하지만 서울시의 반대로 도시계획 변경안을 진행할 수 없었다.
서울시의원에 당선된 후 깨끗한 정치를 표방해 오던 중 이런 비리가 피해자의 폭로로 알려지면 형사처벌은 물론 정치생명이 끝나고 사회적으로 매장될 수 있음을 걱정한 김형식 시의원은 비리를 폭로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마음을 먹었다.
이에 김형식 시의원은 친구인 팽OO에게 송씨를 살해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 과정에서 팽씨에게 사업자금 또는 생활비 명목으로 7000만원을 건네며 자신을 의지하도록 했다고 한다. 이후 “송 회장을 죽이면 7000만원을 갚지 않아도 된다”며 팽씨를 압박했다고 한다. 결국 팽씨는 2014년 3월 김형식 시의원으로부터 건네받은 손도끼와 전기충격기를 이용해 송씨를 살해했다.
이로 인해 김형식 서울시의원은 살인교사 혐의로, 팽OO씨는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김형식 시의원은 범행을 전면 부인하며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다. 법원이 받아들여 6일 동안 배심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됐다.
검찰은 김형식 피고인에 대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1심인 서울남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박정수 부장판사)는 2014년 10월 배심원 9명의 양형 의견을 존중해 김형식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팽씨는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김형식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인은 시의원으로서 피해자로부터 토지용도변경을 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5억 2000만원을 받은 후 용도변경을 해주지 못하게 되자 그런 사실이 밝혀질 경우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은 물론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 등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게 되자 친구를 시켜 피해자를 살해하도록 교사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시의원인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청탁을 들어주겠다며 거액의 돈을 받은 행위 자체로도 비난가능성이 큰데, 그 청탁을 들어주지 못하게 되자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정상인에게는 상상조차 불가능한 것으로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피고인은 자신을 믿고 따르는 친구인 팽OO의 경제적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지속적으로 수천 만원의 돈을 빌려준 후 채무 면제 등을 미끼로 피해자를 살해하도록 교사했다”며 “피고인은 단순히 팽OO에게 피해자를 살해하도록 시킨 것이 아니라 사전에 자신이 피해자와 만나면서 팽OO으로 하여금 피해자의 사진을 찍게 하고 범행 장소를 함께 답사했으며, 피해자의 동선을 파악해 범행을 할 시각까지 지정해 주는 등 살해 방법을 구체적으로 모의하고, CCTV 등의 위치를 알려주고 범행 후 중국으로 도피하게 하는 등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나아가 쉽게 범행에 나아가지 못하는 팽OO과 대포폰 등을 통해 연락하면서 계속적으로 팽OO에게 범행을 하도록 압박했고, 피고인은 범행 도구인 손도끼와 전기충격기 등을 구입한 후 팽OO에게 줘 이를 이용해 피해자를 살해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커다란 고통을 가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 후에도 자신의 잘못을 전혀 뉘우치지 않고 있고, 피해자나 그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행동을 하지 않음은 물론 자신이 범행을 시킨 팽OO이 체포된 이후에도 팽OO으로 하여금 자살하도록 요구했다”며 “이런 사정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에게 잘못에 상응하는 중형을 선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배심원 9명은 만장일치로 피고인 김형식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또한 양형에서는 검찰의 구형과 같이 사형 의견이 2명, 무기징역이 5명, 징역 30년과 20년 의견이 각 1명이었다.
이에 김형식 서울시의원은 “피해자는 나의 중요한 후원자로서 살해할 동기가 없다”, 또 “이 사건은 팽OO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강도범행을 저지르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범행을 부인하며 항소했다. 반변 검사도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항소심인 서울고등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김용빈 부장판사)는 지난 4월 “팽OO은 검찰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김형식)의 교사에 의해 살인했다는 점을 일관되게 진술했다”며 살인교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김형식 서울시의원의 항소를 기각했다. 팽씨는 징역 20년으로 감형됐다.
재판부는 “김형식이 개입되지 않았다면 팽OO이 굳이 피해자를 살해할 동기가 없다”며 “팽OO은 범행 직후 중국으로 도피했으나, 중국에서의 도피생활이 괴롭고 중국에서 잡히기 전까지 악몽에 시달렸으며, 김형식의 자살 권유에 따라 수차례 자살시도를 해 구치소에서 발에 족쇄까지 차는 등 힘들었는데도 김형식이 안부를 묻지 않고 계속 자살을 권유해 배신감을 느꼈고, 살인에 대한 보답으로 자기의 가족을 잘 보살펴줄지 의문스러웠으며, 피해자에 대한 죄책감을 느껴 사실대로 말하게 됐다고 진술했는데, 그러한 진술동기를 수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형과 관련, 재판부는 “현대 문명국가에 있어 사형제도는 극히 제한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피고인(김형식)이 범행 일체를 부인하면서 팽OO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등 개전의 정이 없고, 피해자의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원심이 선고한 형은 적절히 보인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으나, 대법원 제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은 19일 살인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형식 서울시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이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며 김형식 시의원의 상고를 기각했다.
또 “피고인의 범행전력, 범행 동기 및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검토해 보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해 무기징역의 형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친구에 재력가 청부 살해 김형식 서울시의원 무기징역
기사입력:2015-08-19 21: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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