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 “특별사면 받은 경우도 재심 가능” 판례 변경

대법원 전원합의체 “형사소송법이 정한 재심사유 있는 경우 재심청구 가능” 기사입력:2015-05-21 22:36:31
[로이슈=신종철 기자] 법원 재판에서 판결 받은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을 받은 경우라도, 형사소송법이 정한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 재심청구를 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 있는 경우 재심청구는 부적법하다는 종전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A(83)씨는 1973년 육군고등군법회의에서 업무상 횡령 등으로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최종 징역 12년이 확정됐다. 형 집행정지로 석방돼 있던 A씨는 1980년 형의 선고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을 받았다.

군에서 제적된 A씨는 2010년 4월 고등군사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재심개시결정을 받아냈다. 수사관들이 불법체포와 고문 등의 직무상 범죄를 저질렀음이 증명돼 재심사유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군사법원은 민간인 신분이 된 A씨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이송했다.

서울고법은 “증거로 제출된 피의자신문조서와 진술조서 등은 위법수집증거로 증거능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사가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 사건의 쟁점은 검사의 상고이유와 같이 특별사면으로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된 유죄 확정 판결도 재심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다.

이 사건은 대법원이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했다.

▲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

▲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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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장 양승태 대법원장, 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21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던 A(83)씨가 낸 재심 사건(2011도1932)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유죄판결 확정 후에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확정된 유죄판결에서 이루어진 사실인정과 그에 따른 유죄의 판단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위 유죄판결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봐야 하고,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재심사유가 있는 피고인으로서는 재심을 통해 특별사면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불이익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특별사면으로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된 유죄의 확정판결은 재심청구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특별사면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재심청구권을 박탈하는 것과 다를 바 없어서 재심제도를 두고 있는 취지에 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특별사면으로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된 유죄의 확정판결도 형사소송법 제420조의 ‘유죄의 확정판결’로서 재심청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와 달리 유죄의 확정판결 후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이 있었다면 이미 재심청구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게 돼 그러한 판결을 대상으로 한 재심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시한 대법원의 종전 판결 등은 이번 판결과 배치되는 범위에서 이를 변경한다”고 설명했다.

즉 대법원의 종전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종전의 대법원 판례는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이 있는 경우 재심청구의 대상이 존재하지 않게 돼 러한 판결을 대상으로 하는 재심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판결했다.

한편 재판부는 “면소판결 사유인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2호의 ‘사면’은 일반사면만을 의미하므로, 재심개시결정 이전에 특별사면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재심심판절차를 진행하는 법원은 그 심급에 따라 심판해 실체에 관한 유죄ㆍ무죄 등의 판단을 해야 하고, 특별사면이 있음을 들어 면소판결을 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과 관련, 대법원 관계자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를 변경해 형 선고의 효력을 상실케 하는 특별사면을 받은 피고인이라고 하더라도 형사소송법 등이 정한 재심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재심청구를 할 수 있고, 나아가 재심심판절차를 진행하는 법원으로서는 특별사면이 있음을 들어 면소판결을 할 것이 아니라 실체에 관한 유죄ㆍ무죄 판단을 해야 한다는 법리를 최초로 선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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