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ㆍ울산ㆍ경남지방변호사회 “대법원 추진 상고법원 강력 반대”

“상고법원은 최고법원을 대법원으로 규정한 헌법에 위배되며, 국민들 재판받을 권리 침해” 기사입력:2015-05-19 16:52:07
[로이슈 부산경남취재본부=전용모 기자] 양승태 대법원장이 추진하는 상고법원 설치 방안에 대해 전국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가 반대하는 가운데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찬성 입장을 밝히자, 부산지방변호사회ㆍ울산지방변호사회ㆍ경남지방변호사회가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먼저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18일 <상고법원 관련 법률안에 대해 찬성한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상고법원 설치와 관련한 현재의 법률안이 완벽하거나 최선의 방안은 아니지만, 지금의 상고심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되므로, 찬성 입장을 밝힌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

▲서울서초동대법원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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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부산지방변호사회(회장 조용한)ㆍ울산지방변호사회(회장 정선명)ㆍ경남지방변호사회(회장 황석보)는 19일 “우리는 대법원이 추진해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상고법원 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3개 지방변호사회는 “우선 2015년 1월 대한변호사협회가 실시한 대법원 심리개선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전국의 과반수 변호사들이 대법관 증원 방안을 선택했음을 지적한다”며 “대법원 수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라면, 응당 대법원 사건을 처리할 법관을 늘리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변협의 설문조사 결과, 상고심 제도 개선방안으로 대법관 증원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51%로 과반수를 넘어, 상고법원 설치에 찬성하는 의견(34%)에 비해 17%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법관 증원이 상고심 개선방안으로 확정된다면, 대법관 수는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을 포함해 38명 정도가 적정하다는 의견이 62%(988명)에 달했다. 26명안은 29%(461명)로 대다수가 38명안에 찬성했다.

이들 지방변호사회는 “게다가 상고법원 안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괴이한 형태이고, 최고법원을 대법원으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에 위배되며,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등의 반대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러나 대법원은 법조삼륜의 의견을 모으기는커녕 대한변협, 법무부 등과 협의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지금의 상고법원 안은 의원입법 형태로 발의됐지만, 대법원의 집요한 입법로비의 산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방안을 담은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판사 출신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이 작년 12월 19일 대표 발의했다.

3개 지방변호사회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재판을 해야 할 사법부가, 그 재판에 적용될 법률안을 만들어, 입법부의 구성원을 상대로 집요하게 로비하고, 심지어 다수의 지지를 받는 것처럼 여론몰이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삼권분립의 헌법원칙에도 위배된다. 엄중히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대법원에 맡겨둘 것이 아니라, 전문가 단체와 시민, 언론 등의 뜻을 담은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서, 국회에 제안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3개 지방변호사회는 “우리 대법원은 전원합의체 위주로 운영된 적이 없는 권리구제형 최고법원이었다. 이제 와서 갑자기 정책법원형으로 바꿀 이유가 없다. 헌법이 대법원을 최고법원으로 규정하고 있는데도, 대부분 상고사건을 다시 상고법원이란 이름의 하급법원으로 내려 보내어 처리하겠다는 발상을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렵사리 상고까지 해서 (대법원에서) 제대로 된 재판을 받아보겠다는 당사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국민들로부터 사법권을 부여받았으면, 그 취지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며 “당사자들은 자기 사건이 사회적으로 중요해서 상고한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 관해서 깊은 사색이 담긴 판결을 받으려고 상고한 것도 아니다. 억울하고 부실한 하급심 재판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서 상고한 것이다”라고 질타했다.

또 “대법원 심리부담을 줄이기 위해 심리불속행기각 제도까지 도입했음에도, 왜 여전히 상고건수가 줄지 않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하급심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3개 지방변호사회는 “현대 사회의 분쟁은 복잡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국민들은 충실하고, 신속하고, 전문화된 제대로 된 재판을 받기를 원한다. 어느 국민인들 항소, 상고하기를 바라겠는가? 항소, 상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하급심부터 개혁하고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법원은 하급심 충실화를 위한 몇 가지 방안을 내어 놓았지만, 상고법원 안을 관철하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할 뿐, 국민들의 기대에 턱없이 미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이들 변호사회는 “재판경력이 상당한 경력법관들이 상고심의 재판을 처리하는 데 몰려있거나, 법원행정처 등 사법행정업무에 몰릴 이유가 없다. 대거 하급심 법관으로 나서서 재판업무에 종사하도록 해야 한다. 사법행정을 보조하는 법관 수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법조현장 경력이 풍부해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잘 아는 변호사들 중에서 충원하는 것이 옳다”며 “하급심의 획기적인 강화를 위해서 제도와 예산,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면, 여기에 매진하고 호소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들을 위하는 길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개 지방변호사회는 “이같이 당면한 심각한 문제는 외면한 채, 소수 대법관의 위상만 높이고, 고위 경력직 법관들의 자리를 늘리려고 한다는 비판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며 “대부분의 사건은 하급심으로 종결된다. 늘리려면 하급심 법관을 늘려야 하고, 하급심 법관의 경력과 수준을 지역별로 편차 없이 높여야 한다. 상고법원 안은 대법원 심리부실의 문제를 상고법원에 떠넘기는 것이고, 여전히 같은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왜 3심 재판에만 유능하고 경력 많은 법관들이 몰려야 하는가? 상고법원 안은 대법관의 위상을 유지하고 고위직 법관들의 자리를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국민들의 재판받을 권리, 법의 지배가 꽃을 피우는 것과는 담을 쌓는 길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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