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로또당첨금은 행운으로 취득했기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첨자 개인의 ‘특유재산’으로 이혼할 경우 재산분할대상이 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가정법원에 따르면 A(여)씨와 B씨는 1993년 결혼했다. B씨는 장남으로 살뜰하게 본가 식구들을 챙기고 아내와 상의 없이 부모에게 용돈을 드리곤 했는데, A씨는 남편과 시댁 식구들 사이에서 배제됐다고 느껴 남편에게 섭섭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치과병원을 운영하던 B씨는 병원 수입과 지출을 혼자 관리하면서 아내에게 경제 문제를 비롯한 가정 대소사를 상의하지 않았다.
반면 A씨는 남편이 병원을 확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병원이 상당한 수익을 올리는데도 인색한 생활비를 지급한다고 여겼고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남편에게 불만이 많았다.
A씨는 2004년경부터 친구들 모임 등에 나가면서 때로는 술을 마시고 늦게 귀가하곤 하자, B씨는 아내의 잦은 외출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B씨는 외출 중인 아내에게 전화해 귀가를 독촉했는데 A씨는 그럴 때마다 휴대전화를 꺼놓기 일수여서 B씨는 홧김에 아내에게 손찌검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B씨는 2011년 10월 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세금을 공제하고 22억8133만원의 로또당첨금을 받았다.
A씨는 시계나 차를 사달라고 요구했는데, 남편이 거절하고 연금보험 및 주식과 예금 등에 로또당첨금을 분산 투자하자 남편이 인색하다고 여겨 부부갈등이 더욱 심화됐다.
그러다 자녀가 고3이던 2012년 5월 A씨는 집을 나가 현재까지 별거하면서 그해 7월 B씨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냈다. 이에 B씨도 이혼소송으로 맞섰다.
부산가정법원 제1부(재판장 김문희 부장판사)는 최근 A씨와 B씨는 이혼하라고 판결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양측의 위자료 청구에 대해서는 쌍방에게 혼인파탄의 책임이 동등하게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사건에서 이혼 판결보다는 로또당첨금이 재산분할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중요했다.
이혼과 관련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는 2012년 5월경부터 현재까지 2년 가까이 별거하고 있고 이혼 본소 및 반소를 통해 서로 이혼을 원하고 있는 점, 원고와 피고의 부부관계가 신뢰를 회복하고 혼인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고 보이므로 두 사람은 이혼하고, 혼인이 파탄에 이르게 된 데에는 쌍방의 책임이 대등하므로 양측의 위자료 청구는 이유 없다”고 밝혔다.
혼인 파탄의 책임과 관련, 재판부는 “피고는 본가와의 관계에서 원고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충분히 배려하지 못했고 원고와 경제 문제를 상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가정 대소사를 결정해 대등한 배우자로 원고를 존중하지 않은데다가, 갈등 상황에서 원고를 폭행해 부부갈등을 심화시킨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반면, 원고 역시 배우자의 재정상황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은 채 막연히 피고가 상당한 수익을 올린다고 오해했고, 대화나 설득으로 서로의 입장이나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다하지 않은 채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피고가 싫어하는 줄 알면서도 음주 후 늦게 귀가하는 행동을 반복한 잘못이 있고, 이에 더해 자녀가 대입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일방적으로 집을 나가 부모로서의 책임과 피고에 대한 협조의무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로또당첨금과 관련, A씨는 “남편이 혼인기간 중 부부공동재산을 이용해 로또를 구입했고, 평소 ‘로또에 당첨되면 절반을 나눠주겠다’고 말해 왔으므로, 로또당첨금 내지 당첨금이 반영된 현 재산은 모두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돼 공평하게 분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로또당첨금은 피고가 자신의 행운에 의해 취득했을 뿐 부부가 공동으로 협력해 이룩한 재산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의 특유재산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나아가 원고는 피고가 로또당첨금을 수령한 때로부터 불과 6개월이 채 경과하지 않은 때 집을 나가 그로부터 별거한 이상 원고가 로또당첨금 내지 이를 기초로 형성한 재산에 대해 그 유지에 협력해 감소를 방지했거나 증식에 협력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로또당첨금 내지 이를 기초로 형성된 재산을 부부공동재산에 산입해 원고에게 나누는 것이 결코 형평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어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 “로또당첨금은 행운 특유재산…이혼 시 재산분할대상 아냐”
부산가정법원 “로또당첨은 행운으로 취득했을 뿐 부부 공동으로 협력해 이룩한 재산 아냐” 기사입력:2014-05-15 20: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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