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석부장판사 회의, 지역법관 폐지ㆍ노역 환형유치 개선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법관, 국민 눈높이에 어울리는 처신 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때” 기사입력:2014-03-28 18:40:24
[로이슈=신종철 기자]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일당 5억원짜리 ‘황제노역’ 논란과 관련해 전국 수석부장판사들이 환영유치제도에 관한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또 논란이 된 지역법관제도를 폐지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전국 수석부장판사들은 28일 대법원 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현행 노역장 환형유치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언론 등의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전국수석부장판사회의(사진제공=대법원)

▲전국수석부장판사회의(사진제공=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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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부장판사들은 이날 회의에서 환형유치 기간의 적정한 기준을 마련했다.

원칙적으로 벌금 1억원 미만의 선고사건의 경우는 1일 환형유치금액을 10만원으로 정하고, 벌금 1억원 이상의 선고사건은 1일 환형유치금액을 벌금액의 1/1000 기준으로 제한하는 방안이다.

환형유치기간은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의 벌금형이 선고됐을 경우에는 300일, 5억원 이상 50억원 미만의 벌금형이 선고됐을 경우에는 500일, 50억원 이상 100억원 미만의 벌금형은 700일, 100억원 이상의 벌금은 최소 900일의 하한을 정했다.

다만 예외적으로 벌금 1억원 미만의 선고사건에서도 양형조건 등을 참작해 사안에 따라 하루 50만원 범위 내에서 적정하고 합리적인 노역장 유치기간을 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관세, 뇌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수재) 등 징역형과 동시에 고액 벌금형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범죄의 경우, 벌금은 범죄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부과라는 관점보다도 범죄 이익 박탈이라는 징벌적 측면이 강조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환형유치금액을 정하되, 노역장 유치기간은 앞서 제시한 기간보다 낮추지 않도록 했다.

각급 법원은 이 같은 전국수석부장회의에서 논의된 환영유치 기준을 바탕으로 각급 법원 형사실무연구회 등을 개최해 구체적인 세부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법원은 전국형사법관포럼, 형사법연구회 등을 통해 환형유치와 관련된 문제의식을 지속적으로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전국수석부장판사회의(사진제공=대법원)

▲전국수석부장판사회의(사진제공=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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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국수석부장회의에서는 지역법관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했다.

전국 수석부장들은 지역법관 제도에 대해 국민이 가지고 있는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국민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함으로써 사법부의 신뢰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관련, 수석부장판사들은 재판의 공정성이나, 지역적 폐쇄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역법관 제도를 아예 폐지하는 방안을 대법원에 건의했다. 또 지방법원 부장판사, 고등법원 부장판사, 법원장 보임 등 일정 단계별로 의무적으로 타권역 순환 근무를 도입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건의 사항을 포함해 지역법관 제도의 폐해로 지적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법관의 잦은 전보 인사에 따른 재판 차질 해소 등 재판의 효율성 제고와 같은 지역법관 제도의 장점을 유지하기 위한 전면적이고, 포괄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전국 법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외부 위원이 참석한 위원회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국수석부장들은 법관의 품위 손상에 대한 엄정한 대처 방안도 논의했다.

수석부장들은, 최근 발생한 음주 물의 사건 등과 관련해 “사법부 존립의 기반은 국민의 신뢰와 지지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법관은 공적인 영역은 물론 사적인 영역에서도 품위를 유지하여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수석부장들은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는 법관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하여는 엄정한 조사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소속 법원의 법관들로 하여금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주의를 환기시키기로 했다.

한편, 박병대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회의에 참석해 “법원의 수많은 판결 중 단 한 건의 판결이 사법작용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 결정적 타격이 될 수 있고, 단 한 사람의 법관에 의한 잠시의 일탈이 전체 법관의 명예와 자긍심, 법관들이 내리는 판단에 대한 신뢰에까지 커다란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절감하면서, 과연 국민을 납득시킬 수 있는 재판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울리는 처신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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