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일반인(비면제자) 행정사 시험합격자로 구성된 ‘공인행정사회’(회장 유종수)가 경력공무원과 전부면제 수험생 6만6194명에게 행정사 시험합격증을 부여한 안전행정부를 상대로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행정사들이 다른 행정사들의 합격을 무효로 해달니, 도대체 무슨 일일까.
먼저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0년 4월 29일 “행정사법 시행령 제4조 제3항 중 ‘행정사의 수급상황을 조사하여 행정사 자격시험의 실시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 시험실시계획을 수립’하도록 한 부분이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행정사 자격시험을 통해 행정사가 되고자 하는 청구인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따라 행정사법은 2010년 3월 전면 개정됐다. 개정이유의 주요 핵심은 “행정사 자격시험의 면제제도를 개선해 유능한 사람이 행정사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히 종전에 경력자에게 주어지던 당연 행정사 자격증 부여제도를 없애고, 행정사가 되기 위해서는 안전행정부에서 시행하는 객관식과 주관식 논술형 시험에 합격해야 하도록 일원화 한 점이다. 일부 면제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종전에 경력자에게 허용됐던 전부면제제도는 행정사법에서 사라지게 됐다.
안전행정부는 이같이 개정된 행정사법과 시행령에 따라 2013년 6월 제1차시험, 2013년 10월 제2차 논술형 시험을 실시했다. 그리고 2013년 12월 11일 제1회 행정사시험 최종합격자 6만6490명의 합격자 명단을 공개했다.
시험관리 위탁을 받은 한국산업인력공단도 이날 시험을 전부면제 받은 인원 6만6194명과 일부면제 또는 일반인 합격자 296명의 명단을 확정ㆍ공고했다.
그런데 합격인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행정사는 6만6421명으로 전부면제자가 6만6152명에 달했다. 일반 또는 일부면제자는 269명이 합격했다.
이에 ‘공인행정사회’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공인행정사회는 지난 2월 일반인 시험합격자들이 모여 발족한 행정사 모임으로 현재 200여 명이 가입해 있다.
공인행정사회는 당장 “면제자격 대상자 6만6194명에게 시험합격증을 부여한 안전행정부의 결정(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해 달라”는 행정심판 청구를 6일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했다고 밝혔다.
행정사는 타인의 위촉에 의해 수수료를 받고 행정기관에 제출하는 서류와 주민의 권리ㆍ의무나 사실증명에 관한 서류의 작성 및 대리제출 등을 업무로 하는 전문자격사다.
행정사자격은 그동안 공무원 경력자 또는 일정 이상 학위를 소지한 번역 업무 경력자에 한해 부여됐으나, 2013년 행정사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안전행정부에서 시행하는 객관식 시험과 주관식 논술형 시험에 합격하는 자에 한해 자격증을 부여하게 됐다.
이는 행정사 자격시험의 면제제도를 개선해 법률적 소양을 갖춘, 보다 유능한 법률 전문가가 행정사 업무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행정사 업무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현행 행정사법에 따라 2011년 3월 법률 공포 전 공무원 경력(임용)자에 대해서도 업무영역의 종류를 묻지 않고 대다수 공무원 경력자들에게도 무시험으로 자격을 부여하는 것도 병행되고 있어 사실상 행정사 시험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처음으로 행정사 시험이 실시된 지난해에 1만2516명의 일반응시자 중 높은 경쟁률을 뚫고 최종 296명만이 합격했다. 반면 무시험 전부면제자는 296명의 무려 ‘223배’에 달하는 6만6194명이 배출됐다.
이 같은 면제자 수는 공인중개사 제22회 합격자수인 1만2675명보다 5배를 넘는 인원이다.
이에 공인행정사회는 “일반인 출신 합격자와 전부면제자를 동시에 시험 합격자로 발표함으로써 일반국민은 도대체 행정사 시험에 무슨 시험이길래 이렇게 합격자가 많은 것인지 의아해 했고, 전부면제를 6만6194명이나 합격시킴으로써, 제1차 객관식 시험과 제2차 논술이라는 어려운 시험을 거쳐 합격한 순수 시험출신의 행정사들은 합격의 기쁨도 누려보지 못하고 진로에 대한 좌절감에 빠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렇게 행정사 시험 제도를 형해화함으로써 대다수 시험응시자들은 응시여부에 대해 혼돈을 겪고 있으며 시험에 응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전 의지마저 상실시키고 있다”며 “이것은 6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행정사의 현실을 타파하고 행정사의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전면개정된 현행법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공인행정사회는 “이런 현상은 제1회 시험뿐만 아니라 향후 시험에도 계속될 예정이며, 장차 배출될 전부면제에 해당하는 행정사가 1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통계도 있다”며 “일정근무 경력 이상이면 어떤 일을 했건, 무슨 분야에서 공직생활을 했건 불문하고 행정사 자격증을 부여함으로써 행정사 제도를 확립해서 행정과 관련된 편익을 국민에게 제공하고 행정제도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입법취지에도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공인행정사회는 “▲안전행정부 장관이 시험장에서 시험도 치르지 않은 6만6194명의 면제자 출신에게 ‘행정사 시험합격증’을 교부한 점 ▲시험 위탁기관인 산업인력관리공단이 시험에 응시할 필요가 없는 면제자 출신에게 법적 근거 없이 시험 응시료를 받아 거액의 수익을 거둬들인 점 등은 위법성이 크다고 판단, 행정심판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인행정사회 유종수 회장은 “첫 시험의 전부 면제자 숫자는 일반인 출신 합격자가 223년 동안 배출돼야 나오는 숫자”라며 “무슨 분야에서 공직생활을 했건 불문하고 행정사 자격증을 부여하는 현행 제도는 행정사 시험에 응시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도전 의미마저 상실시키는 것은 물론, 국민의 신뢰를 짓밟고 공무원의 은퇴 후 생활까지 보장하는 전형적인 특혜”라고 주장했다.
한편 공인행정사회는 행정심판 청구와는 별도로 이번 건에 대해 헌법소원도 청구할 예정이다.
공인행정사회 “안전행정부, 경력공무원 무시험 행정사 합격은 무효”
2013년 면제자 6만6194명 합격…논술시험 등 일반인합격자 296명보다 232배 많아 기사입력:2014-03-07 15: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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