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신종철 기자]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지 1년이 되었다. 지난 한해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돌이켜 보면 암울함이 앞선다. 박근혜 정권이 시작된 첫 해의 인권상황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절망적이다. 어디에도 민주주의와 인권은 없었다”
이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박근혜 정권 1년에 대한 총평이다. 민변(회장 장주영)는 2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박근혜 정권을 평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작년 12월 “한국사회의 민주주의가 위태롭다”며 민변(회장 장주영)이 긴급 발족한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비상특별위원회’(위원장 최병모)는 이날 “박근혜 정권 1년 – 민주주의도 인권도 없다”라고 혹평하는 내용이 담긴 <박근혜 정권 1년 실정(失政)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강영구, 고윤덕, 권두섭, 김성진, 김자연, 김종보, 김준현, 김태욱, 박주민, 신훈민, 이광철, 이석범, 이정일, 조수진, 조현주, 하주희 변호사 등 16명(가나다순)의 변호사가 집필에 참여했다.
보고서는 박근혜 정권 1년 동안 일어났던 굵직한 사건들을 선정해 조목조목 진단하는 내용들로 채워졌다. 목차를 보면 제1부 민주주의의 몰락, 제2부 노동3권의 실종과 공안탄압, 공권력의 야만적 폭력, 그리고 권력에 무릎 꿇은 언론, 제3부 국민에 대한 기망 - 공야의 일방적 파기, 후퇴, 불이행 등으로 구성됐다.
▣ <박근혜 정권 1년 실정(失政) 보고서> 뭘 담았나.
민변이 발간한 <박근혜 정권 1년 실정(失政) 보고서>는 “국정원, 국군사이버사령부 등 정부기관이 조직적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지난 대통령 선거에 불법으로 개입했고, 이런 활동이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의 선거조직과 긴밀한 연관 속에 진행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촛불을 들었고, 검찰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하기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그러나 박근혜 정권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사태를 축소ㆍ은폐하고 검찰의 수사를 방해했다”며 “결국 부실한 수사와 공소유지로 말미암아 김용판에게 무죄가 선고됐고, 이는 부정선거 의혹을 덮으려는 박근혜 정권의 목표에 비추어 볼 때 필연적인 결과였다”고 주장했다.
또 “부정선거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조성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시대착오적인 공안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부정선거를 실행한 국정원은 NLL문제를 거론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의 대화록을 공개했고, 이석기 의원 등을 내란음모혐의로 수사해 구속기소했으며, 심지어는 통합진보당을 위헌정당으로 해산하겠다며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공안 분위기 속에서 국가보안법의 칼날은 멈추지 않았고, 외국공문서를 위조해 간첩이 아닌 사람(서울시 공무원 유우성씨)을 간첩으로 만들려고 했다”며 “국민들의 사상의 자유ㆍ표현의 자유는 극도로 위축됐고, 말 한 마디만 잘못해도 끌려갈 것 같은 과거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고 크게 우려했다.
▣ “박근혜 정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 심각하게 침해”
보도서는 또 “박근혜 정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도서는 “합법화 14년이 지난 전교조에 ‘노조 아님’을 통보하는 행태는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을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것으로, 노동조합이 해고된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이상 노동조합이 아닌데, 정부는 조합원 6만여명 중 0.015%인 9명의 해직자가 있다는 이유로 전교조가 노조가 아니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며 “또한 정부는 전국공무원노조의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반려하면서 여전히 공무원의 노동3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리고 철도민영화를 막기 위한 철도노조의 정당한 파업에 대해서도 불법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하여 민주노총본부가 있는 건물을 침탈했으며, 나아가 대법원 판례 기준을 위반하면서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노조지도부를 구속했다”며 “뿐만 아니라 162억원이란 사상 최대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해 노동자들의 목을 죄고 있다”고 질타했다.
보고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은 날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며 “현대자동차의 사내하청 불법파견 문제,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문제, 삼성전자 백혈병 피해자의 문제, 아직도 해결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권리가 어떻게 침해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열거했다.
또 “수많은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고용 불안정으로 고통 받고 있으며, 불법적인 하도급 구조 속에서 노동자의 절규는 계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라는 허구적 노동정책을 선전하기만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사태에 대한 국정조사 공약은 대통령 당선 후 파기됐고 취임 후 1년이 지나는 동안 어떤 언급도 없었다”고 밝혔다.
▣ “밀양 송전탑…경찰은 노인들에게 무뢰배와 다름없는 폭력 자행”
이와 함께 보고서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공사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계속 강행됐고, 아름다운 강정마을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군사기지로 변모하고 있다”며 “4대강 사업이 대형 토건자본의 담합과 환경파괴로 얼룩져있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졌지만, 어느 누구도 4대강 사업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있고,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에도 불구하고 핵발전소와 초대형 송전탑 건설이 강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더해 박근혜 정권은 본인의 공약을 파기한 채 원자력발전소 부품 비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전은 도외시한 채 세계적 흐름에 역행해 원자력발전소를 확대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보고서는 “밀양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아무런 사회적 합의도 없이 강행되는 송전탑 공사에 목숨을 걸고 반대하고 있고, 두 분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지만 경찰은 무뢰배와 다름없는 폭력을 자행하고 있다”며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가 차려진 대한문 앞에는 청와대 다음으로 많은 경찰병력이 투입돼 집회를 봉쇄하기 위해 급조한 화단을 24시간 경비했고, 경찰의 야만적인 폭력은 대한문 앞에서도 반복됐다”고 규탄했다.
▣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의 파기ㆍ후퇴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의 파기ㆍ후퇴에 대해서 날카롭게 지적했다.
보고서는 “남양유업 사태에서 시작된 이른바 ‘갑을관계’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고,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경제민주화를 요구했고, 박근혜 정권은 스스로 ‘경제민주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경제민주화정책은 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고 질타하며 “이에 따라 재벌ㆍ대기업에게 집중된 경제적 권력은 더욱 공고해졌고, 노동자와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또 “고용이 불안하고 자영업이 몰락함에도 국민들의 안전한 삶을 뒷받침할 사회안전망은 기대할 수 없고, 박근혜 정권은 65세 이상 모든 노인들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지급하겠다는 등 각종 복지공약을 내세웠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상당수의 복지공약을 공식적으로 폐기했다”며 “박근혜 정권의 득표는 국민들을 기망해 얻은 대가였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민주주의와 인권이 가파르게 후퇴하는 상황에서도 시민들의 투쟁은 계속”
이와 함께 보고서는 “박근혜 정권은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남북 간의 평화체제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는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핵심은 ‘신뢰’와 ‘안보와 교류협력 사이의 균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북한이 진정성 있는 신뢰를 보여주지 않으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임으로서 ‘신뢰’를 원칙이 아닌 조건으로 치환했고, ‘균형’정책을 유연하게 실행하지 못함에 따라 남북관계를 파탄시킨 이명박 정권의 대북정책을 재연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민변 보고서는 그러면서 “민주주의와 인권이 가파르게 후퇴하는 상황에서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투쟁은 지치지 않고 계속됐고, 수많은 시민들이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을 규탄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했고, 밀양, 강정마을, 울산 현대자동차를 향한 희망버스가 이어졌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이 더 좋은 세상으로 향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다짐과 희망을 담아 우리 모임은 이 암울한 시대를 끝내기 위한 10가지 사항을 요구한다. 밤은 깊고 갈 길은 멀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려는 우리들의 노력은 이 어둠이 걷힐 때까지 변함없이 계속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박근혜 정권에 대한 민변 10대 요구사항
이날 <박근혜 정권 1년 실정(失政) 보고서> 서문과 10대 요구사항은 민변 비상특위 부원장을 맡고 있는 이석범 변호사가 낭독했다.
1. 국정원, 국군사이버사령부 등 정부기관이 조직적으로 지난 대선에 개입한 사실에 대해 특별검사를 도입하여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
2. 국정원의 국내수사권을 폐지하고, 국정원이 다시는 정치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구축하며, 무고한 사람을 간첩으로 조작하려고 했던 관련자들에 대해 특별검사를 도입하여 철저히 수사하고 엄중한 책임을 추궁하라.
3.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하여 공정한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게 하고, 경찰의 야만적 폭력을 즉각 중단시키며, 국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자들에 대하여 엄중한 책임을 추궁하라.
4. 비정상적 종북몰이를 즉각 중단하고, NLL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유출한 자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추궁하라.
5. 대규모 국책사업에 관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책의 결정과 집행과정에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라.
6.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기 위한 경제민주화ㆍ복지 공약을 충실히 이행하라.
7. 공공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즉각 중단하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혁하며, 국민의 기본권과 공공성을 훼손하는 공공기관 민영화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
8. 사회적 양극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비정규직, 위장도급으로 대표되는 불법파견과 간접고용, 그리고 정리해고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노조결성을 방해하는 단결권 침해와 파업에 대한 공권력의 탄압을 중단하며, 사용자에 의한 손배가압류와 차별을 금지하고 노조파괴전략 등 부당노동행위를 엄벌하여 노동3권을 온전히 보장하라.
9. 오로지 소수정당을 탄압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기된 정당해산심판청구를 취하하는 등 반헌법적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10. 안보와 남북교류를 균형있게 운영하여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라.
민변 “박근혜 정권 1년, 민주주의도 인권도 없다” 혹평
“밤은 깊고 갈 길은 멀지만 민주주의와 인권 지키려는 노력은 어둠이 걷힐 때까지 계속” 기사입력:2014-02-26 17: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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